도요타의 소형 포르테는 노인들이 사용하는 휠체어를 쉽게 올리고 내릴 수 있게 설계돼 있다.
시속 4마일 타오-라이트Ⅱ는 차 아닌 휠체어
도요타, 특별 개조용 ‘웰캡’모델 37종 선봬
4인승 미니밴 랙티스 조립라인서 첫 대량 생산
내년이면 GM을 제치고 세계 1위 자동차 회사에 오를 가능성이 높은 도요타. 도요타가 노년층과 젊은층을 겨냥하며 미래 자동차 시장을 준비하고 있다. 자동차뿐 아니라 자동차 속에 들어가는 편의 시설도 이들의 요구에 맞춘다는 게 도요타의 기본 전략이다.
우선 타오-라이트(TAO-Light)Ⅱ부터 살펴보자. 속도만 보면 느리다. 기껏해야 시속 4마일이다.
그러나 타오-라이트Ⅱ는 차가 아니다. 도요타의 계열사인 아이신 세이키가 자동차 부품으로 만든 휠체어다. 노년층과 이들을 돌보는 가족 시장을 겨냥해 도요타와 수백개 부품 공급업체가 내놓은 수많은 신제품의 하나다.
엔지니어들은 자동차 기술을 이용해 노인들을 위해 설계된 제품을 만들고 있다. 예를 들어 충격 흡수 시스템은 가정용 수압 엘리베이터로 바뀌고 있다. 도요타에 고무와 플래스틱을 공급하는 업체들은 노약자를 위한 정형 매트리스와 특별 운동 매트를 만들고 있다. 수십년 된 도요타의 조립식 주택 계열사인 도요타 홈은 휠체어 높이에 맞는 부엌용 캐비닛을 내놓고 있다.
도요타의 자동차도 마찬가지다. 일본에서 도요타는 37가지 다른 ‘웰캡’(Welcab)을 내놓고 있다. 웰캡은 가냘픈 승객도 쉽게 탈 수 있도록 회전 좌석과 휠체어 램프와 같은 옵션을 갖춘 특별 개조용 모델을 뜻한다.
이런 도요타의 노력은 ‘인구가 빠른 속도로 고령화되기 시작할 때 회사는 어떻게 매출을 증대시킬 수 있나?’라는 물음과 관련이 있다. 일본 정부 예상에 따르면, 일본인의 4분의 1은 2015년이면 65세 이상이 된다. 2050년이면 이 비율은 35%로 늘어난다. 일본 가정의 평균 자녀수는 줄고 있어 젊은이 숫자는 적어지고 있다.
소형 4인승 미니밴인 랙티스는 도요타가 조립 라인에서 바로 대량 생산하는 첫 노년층 겨냥 차량이다.
이런 트렌드는 일본에서만 나타나는 게 아니다. 유엔은 현재 4억7,200만명으로 집계되는 65세 이상 인구가 2015년에는 5억9,800만명, 2025년에는 8억2,300만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도요타는 이런 노령화 트렌드를 성장의 기회로 삼고 있는 데 만족하고 있다. 싹트고 있는 노년층 시장의 잠재력에 의문을 다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의료비와 복지 서비스로 나가는 지출이 2010년에는 6,500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2002년보다 25%가 증가한 것이다. 더군다나 노년층이 사용하는 휠체어와 안락 침대를 살 때는 인센티브까지 주어지고 있다.
도요타는 1990년대 초반부터 노년층을 염두에 두고 차를 디자인하기 시작했다. 도요타 오토 바디 컴퍼니는 미니밴의 뒤쪽에 있는 커튼을 여닫는 전기 모터를 개발하고 있다. 또한 노년층이 휠체어나 보행기에 앉아있더라도 차문을 쉽게 여닫게 모터를 개조하기도 했다.
아무리 최신 혁신 기술이라지만, 다양한 프로젝트는 여전히 도요타에게도 도박과 같다. 첫 번째 문제는 노년층에 맞춰 개조된 제품들은 청장년 고객의 등을 돌리게 할 위험이 있다.
GM과 포드도 역시 노년층을 염두에 두고 기준 모델의 디자인을 바꾸기 시작했다. 그러나 대개는 휠체어 접근이나 회전 좌석을 갖춘 차들은 중고차 시장에서 스페셜리스트들이 손을 봐야 한다. 닛산은 노년층 옵션을 갖춘 모델이 26개, 혼다는 10개를 갖고 있다. 물론 도요타의 37개 모델에는 견줄 수 없다.
도요타가 넘어야 할 또 다른 큰 산은 아직은 작기만 한 노년층 겨냥 상품들을 수익성을 갖춘 사업으로 변신시켜야 하는 과제다. 자동차의 핵심 영역에서 엔지니어들은 생산 과정을 정교하게 해서 아무리 작은 시장에서라도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비용을 절감하려고 한다. 노년층을 위해 설계된 자동차는 일본에서 한해에 4만대가 판매되고 있다. 물론 이 숫자는 10년 전 5,000대에 비하면 많이 는 것이지만, 매해 팔리는 590만대 신차에 비하면 극히 적은 비율이다.
그러나 도요타는 이런 선견지명을 잘 이용하고 있다. 80년대 이후 도요타는 웰캡을 노약자나 장애인 치료 시설에 공급하고 있다. 수년 동안 이런 차 시장은 틈새로만 여겨졌다. 그러나 2000년 이후 정부가 나서서 주택 요양을 권장하면서 도요타는 주류로 눈을 돌리고 있다. 현재는 미니밴뿐만 아니라 세단, 소형차,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을 포함한 웰캡 버전의 차량을 만들고 있다.
지금까지는 스페셜리스트들이 완성차를 가져다 휠체어를 위한 특별 좌석, 난간, 램프로 개장을 해서 웰캡 차를 만들어왔다. 이런 비효율적이면서 비싼 과정은 몇 대만 만드는 소규모 시장에서는 통했다. 그러나 대규모 시장을 꿈꾸고 있는 도요타는 올해부터 웰캡을 바로 조립 라인에서 생산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생산된 첫 차가 10월에 일본서 선보인 소형 4인승 미니밴인 랙티스다. 현재 랙티스는 60초에 한 대씩 생산되고 있다.
<정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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