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니 리 (한미정치발전연구소장)
12월 10일, 세계 인권의 날을 전후하여 서울에서 열린 북한인권국제대회를 보며 한반도에서 일어나고 있는 북한의 인권문제에 당사자인 남,북한 그리고 중요 대상국가인 미국과의 관계를 점검해 보지 않을 수 없다.
상,하 의회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된 미국의 북한 인권법이 대북 말살정책이라는 북한의 맹렬한 비난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북한 민권 특사까지 임명하여 북한인권문제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더우기 유엔에서 북한인권법의 통과로 국제사회의 명분과 힘을 얻은 미국은 핵문제 타결책
의 일환으로 어느 시점에서부터인가 인권문제에 더욱 촉각을 세우게 되었다.
한반도 비핵화로 과연 국제사회의 평화를 끌어낼 수 있는가.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4개국은 여전히 지구촌 헤게모니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강대국들이다. 이들 틈바구니에서 한반도 비핵화 문제는 국제평화와 안전이라는 명분을 내세운 강대국들의 논리이다. 한반도가 핵을 보유할 경
우 우선적으로 일본이 위협을 느낄 것이고 중국과 러시아 또한 불편하게 될 것이다.미국은 한반도가 핵을 보유했을 때 중국의 세력 확장을 견제하는 바람막이 역할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나 한국이 세계경제 10위권에 접어들며 IT 강국으로 떠오르자 급성장하는 한반도의 국가 경쟁력이 불안한 것이다. 또한 동북아에서 러시아, 중국, 일본을 아우르며 통일이 성공적
으로 수행되었을 때 한반도의 국가경쟁력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는 사실을 누구보다 먼저 인식하고 있다. 경제력은 남한이 월등하나 군사, 무기력은 북한이 상당한 내구력을 갖고 있다. 이 둘이 합쳐졌을 때 한국은 동북아에서 작은 나라지만 핵을 보유하며 일본을 제치고 세계경제의
중요국가로 격상될 것이다.
미국의 외교정책을 분석해 보면 미국은 한반도 통일에 적극적이지 않을 뿐만 아니라 한국의 지나친 성장을 제재하는 차원에서 북한의 핵과 무기 개발을 한반도 비핵화라는 명분으로 뿌리 뽑겠다는 전략이 내재되어 있다. 더우기 군사력 개발에 국가 에너지를 소모할 뿐 아니라 열악한
국가경쟁력을 갖는 북한에 인권문제는 절대적인 호재로 작용하는 것이다. 인권문제를 잘 요리하면 힘들이지 않고도 핵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논리이다.
미국 외교정책의 기본은 자국의 국익을 우선하며 전세계를 헤게모니 분할의 차원에서 관리하고 통제하는 초국가적 노선을 견지하는 것이다. 미국은 유엔처럼 제3국에 발생되는 전쟁이나 열악한 인권상황, 독재문제 등에 이익이 없는 순수한 동기로 간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미국이 북한 인권문제에 본격적으로 나선 복선을 파악해야 한반도의 인권문제도 풀릴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이 제공하는 인도적인 차원의 지원이나 관심, 배려 그리고 법적 장치들이 과연 북한 인권문제를 얼마만큼 해결해 줄 수 있겠는가.
그러므로 북한은 남한과의 협력하에 사회변화를 이루어 나가야 한다. 북한은 중국처럼 시장경제 시스템을 점진적으로 받아들여 자유시장경제체제로 전환해 나가야 한다. 또한 북한사회를 개방시켜 서방세계의 경제적 지원을 북한주민의 생존권과 인권 회복에 절대적 요소로 활용해야 한다. 북한이 내부의 변혁을 통해 갱생의 길로 접어든다면 북한은 동등한 외교관계를 수립하는 주권국가로 인정받을 것이고 남한과 원활한 경협과 교류로 경제문제를 해결하게 될 것이다.북한사회가 개방되면 많은 선진국들의 투자자들이 몰릴 것이고 남북 경협을 통해 북한 경제가 더욱 활성화 되면 무기수출에 의존하는 현 무역구조와는 판이하게 다른 경제 시스템을 갖추게 될 것이다. 북한의 경제가 살아나면 당연히 인권문제도 해결될 것이고 탈북자의 행렬도 줄어들 것이다.
자유시장 경제제도를 받아들이면서 체제를 변혁해 나가면 공산주의 체제를 유지하면서도 민주주의 가치나 이념들을 받아들이게 돼 정치범 수용소 같은 시대의 낡은 유물도 사라지게 될 것이다.북한이 잘 돼야 남한에도 좋고 남북이 하나되는 통일의 길도 더욱 빨라진다. 인권문제를 북한
에 들이대는 미국에 더 이상 의존하지 말고 남북은 주체의식을 갖고 공동의 보조를 맞추며 국내문제들을 해결해 나가야 할 것이다. 그럴 때만이 미국도 핵문제, 인권문제로 자국의 외교력을 소모하지 않게 될 것이며 한미관계, 북미관계도 남북관계와 더불어 대등한 단계로 발전될 것이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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