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센서스에서 한인 2세 및 1.5세들끼리의 결혼은 남자 63.2%, 여자 40%로 나타났었다. 한인 차세대 여성 48%가 백인 남자와 결혼을 하여 타민족과의 결혼율이 어느 종족 그룹보다 가장 높았다. 2004년 아메리칸 커뮤니티 서베이에선 한인 2세와 1.5세들의 타민족과의 결혼율이 약간 줄어든 것으로 보도됐으나 이 두 통계자료는 표본 추출 방법과 사이즈가 다르므로 단순한 비교는 무리이다. 한편 2세 자녀들의 결혼에 대한 어머니들이 관심이 집단적 노력으로 움튼다는 보도가 있다.
결혼문제에는 결혼이 늦느냐, 못 하느냐, 안 하느냐, 타민족과 하느냐, 독신주의냐는 등이 있다. 결혼 성립을 설명할 사회과학의 종합 이론은 없지만 사회구조, 문화, 개인 수준에서 이론과 연구들이 있다. 사회 구조면에서 한인 2세 적령기 남녀가 적기 때문에 타민족과의 결혼이 발생한다는 일반적 설명이 가능하다. 2000년 센서스에 나타난 25~34세 한인 기혼 남녀수는 6만명 정도이다.
그러나 차세대 여자 3분의2가 미국 내의 타민족 남자를 맞고, 남자들은 동족 배우자를 더 맞는 특이한 현상은(모국에서의 결혼을 포함하여) 남성의 경우 문화 동질성보다 혈연이 더 중요하고 여성의 경우 혈연보다는 문화의 동질성이 더 강하게 작용한다고 풀이할 수 있다. 또한 고유 전통-관행에서 벗어나 인종, 종교, 관습을 개의치 않고 결혼을 하는 미국의 멜팅팟 이론이 우리 후세에게도 부분적으로 적용된다고 풀이할 수 있다.
사회구조나, 문화가 결정적 요인이기보다는 결혼 마켓에서 발휘되는 개인의 자질과 능력이 더 큰 변수이다. 결혼을 신분지위 향상이나 경제력 보장 수단으로 계산하는 개인 잠재력 변수의 영향은 현격히 줄어들었다. 그보다는 사랑의 개념으로 집약되는 사랑의 기예(art of loving)가 제일의 변수이다. 즉, 데이트를 주도하여 결혼으로 이끄는데 개인의 강한 자아관(self-image)과 자기주장 능력(assertiveness), 그리고 데이트 시작과 구혼 과정을 성사시키는 기예(courtship skill)가 필요하다는 연구들이 많다.
데이트와 청혼을 남성이 주도하는 미국 문화에서 한인 남자가 끌어주기를 기다리는 한인 여성들은 이니시어티브를 취하지 않는 한인 청년을 추월하여 데이트를 청하고 구애의 기예를 발휘하는 백인 또는 중국계 남자에게 사랑의 결혼을 한다. 상대가 누구든 사랑의 결혼을 못하거나 지연되는 자녀의 경우, 부모가 가정과 사회적 네트웍을 통한 자녀 양육에서 인성과 사랑의 기예를 제대로 조련하지 못한 때문일 것이라는 가설이 가능하다.
우리 세대는 타인에 의한 공공 교육을 통해 자녀들의 성취 잠재력 육성에 주력하면서 가정 내의 교육을 등한시한 경향이 있다. 특히 “나는 우리 부모 같은 배우자를 원하지 않는다”는 케이스는 부모의 역할 모델 부실의 영향이 크다. 아내와 자녀에게 자상하고 관대하며 참을성 있게 보살피는 남편, 성급하기보다 자신감 있게 긍정적으로 문제에 대응하는 아버지, 지혜와 우아함과 보살핌과 포용을 전시하는 어머니, 거울을 보며 남성을 끌어 이끄는 기예를 갖춘 아내, 그런 역할 표본을 우리 아들, 딸들에게 보여 주었어야 됐던 것이다. 커리어나 사업의 성취를 위해 바쁘고 성급하게 살아온 우리 1세의 다수가 자녀 양육에서 역할 수범에 턱걸이 합격 또는 낙제를 했다. 그 턱걸이 그룹에는 성년기의 딸 둘을 둔 나도 포함된다고 고해한다.
2세 결혼에 관한 나의 두 번째 가설은 한인 커뮤니티 네트웍 차원의 낙제론이다. 1세들은 커뮤니티 네트워킹에서 자기 집중(지위와 명예, 골프 모금), 과거적 가치관(동창회, 경로잔치)과 원격 가치(한반도 이슈, 해외선교) 등 추구에 몰두하면서 행동의 서클에 자녀 세대 이슈들을 포함시키는데 소홀했다.
자기 다음의 최근접 가치인 자녀 세대의 네트웍을 지어주고 그들에게 역할 모델을 보여주는 배려도 했어야 될 것이었다. 그나마 유의미한 네트웍인 교회들은 동족 청소년들간의 교제 대상을 찾을 인적 자원의 풀은 형성했지만 이성 교제의 가치관 및 문화형성에는 역기능을 했다. 특히 교회학교나 이중언어 회중에서 단순한 청교도 논리로 이성관계를 정죄하거나 긴밀한 관계의 진전을 저해한 영향이 크다.
한인 커뮤니티에서 2세 및 1.5세들간의 네트웍으로 교회 및 선교 단체 외에 활발한 것이 없는 현상은 결혼 문제 만 아니라 앞으로 20년후 미주 한인사회를 계승할 건실한 네트웍이 건설되지 못했다는 점에서 매우 심각한 도전이다.
차세대는 1세의 문화적 유산 대부분을 상속하기를 원하지 않는다는 증후도 보인다. 미주 한인사회에서 차세대의 가치, 기대, 요구, 잠재력과 현실 등에 대한 사회학적 연구와 ‘차세대 신학’을 정립할 시기가 저물어가고 있다.
이윤모
일리노이주 인권국
연구 개발실장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