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유럽이 숨죽이고 바라보고 있다. 결코 남의 일 같지 않아서다. 몇 주째인가. 방화와 약탈이 계속 확산되고 있는 게. 결국은 이웃한 기독교인, 유대인들에 대한 이슬라미스트(Islamist)의 지하드인가.
나폴레옹이 이끌었기 때문에 프랑스군이 러시아를 침공한 것이 아니다. 50만에 이르는 대군이지만 대부분은 약탈의 기회나 노리는 무국적의 무뢰배들이었다. 이들의 압력에 나폴레옹은 러시아를 침공한 것이다.
2010년께 그 숫자는 2,500여만에 이를 것이다. 분노와 좌절감 속에 카이로, 다마스쿠스 등 아랍의 거리를 배회하는 젊은 실업자 군상 말이다. 이들은 결국 자신들을 이끌 나폴레옹을 찾을 것이다. 그 결과는 뭘까. 이번에는 프랑스 땅에서 알제리 전쟁이 발발하는 거다.
요르단에서 또 자살폭탄 공격이 이루어졌다. 런던에서 테러가 발생한 게 언제였나. 마드리드에서는…. 테러 공포가 새삼 되살아나면서 온갖 악몽의 시나리오가 제시되고 있다.
해마다 200여만의 이민자가 유입된다. 거의 다가 회교권에서다. 그렇지 않으면 유럽 인구는 벌써 감소했을 것이다. 미래는 더 암담하다. 한 세대 후, 그러니까 2050년께 순수 유럽 인구는 1억에서 1억5,000여만이 줄 것이다. 그 자리를 누가 채우나. 회교권 이민자들이다.
문제는 그들이 통합을 거부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별도의 세계화를 꿈꾼다. 알라의 가르침만 철두철미하게 따르는 세계 공동체 건립이다. 바로 오사마 빈 라덴이 꿈꾸는 이상향으로, 이 시대착오적인 망상을 현실화하기 위해 자살공격을 불사하고 있다.
강성한 경쟁 국가는 더 이상 안보위협이 아니다. 허약한 국가, 실패한 체제가 오히려 안보에 위협이 된다. 한 무명의 국제 전략가가 내 건 이론이다.
이 강성한 국가들, 다시 말해 세계화의 흐름에 동참해 번영을 구가하고 있는 국가들을 핵심(Core) 국가로 명명했다. 이 나라들은 시장경제, 민주주의, 인권 등 세계화의 가치를 적극 수용하고 있다. 북미와 유럽, 인도, 동아시아 지역 대부분이 이 핵심국가 지역이다.
세계화를 거부하는 일단의 국가들이 있다. 부족주의(Tribalism)를 고수하는 국가들로, 틈새(Gap) 국가로 부른다. 북아프리카에서 중동, 중앙아시아로 이어지는 회교권의 대부분과 아프리카와 라틴 아메리카 일부가 이 비통합의 갭 지역으로 분류된다.
폭정에, 빈곤과 상처에, 질병에 찌들어 있다. 테러와 인류학살 같은 병리가 창궐하고 있다. 한 마디로 실패한 체제들이다. 이 지역은 ‘세계화의 오존구멍’이다. 온갖 전염성 질병의 온상지와 같다. 냉전이후 시대의 최대 안보위협은 다름 아닌 이곳에서 비롯된다.
몽상으로 들렸다. 9.11 사태 이후 그러나 이 이론은 새삼 주목을 받게 됐다. 미국은 이들 갭 지역 국가들과 담을 쌓고 지낼 수 없음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이 새 이론의 주창자는 이제는 유명해진 토머스 바넷이다.
그 이론에서 더 나아가 유럽의 이슬람화가 일부에서 점쳐진다. 앞서 얘기된 대로 극도의 혼미상황을 보이고 있는 인구동향이 그 전망의 출발점이다.
5년 후면 아랍의 실업자 수는 2,500만에 이른다. 이 실업자 군단이 갈 곳은 어디인가. 젊은 노동력이 절실히 필요한 유럽일 수밖에 없다. 그 대이동을 그런데 비관론자들은 불안한 시각으로 응시하고 있는 것이다.
실패한 체제, 병든 국가는 강성한 국가의 바운더리 안에도 존재한다. 프랑스에만 이런 지역은 이미 300여곳에 이른다. 말하자면 무법지대다. 통하는 건 오직 회교의 가르침이다.
21세기가 끝나기 전에 유럽은 이슬람화 될 것이다. 현재 2,000여만을 헤아리는 유럽 내 회교도 인구의 증가율, 포스트모더니즘의 유럽적 정서 등을 감안해 한 저명한 이슬람 전문가가 내린 결론이다.
이런 상황에서 수천만의 아랍 실업자 군단의 이동이 이루어진다. 어떤 결과가 올까. 핵심(Core) 지역 안에서 비통합의 갭 지역 확산현상이다. 한 국가 안에 다른 국가의 영역이 확산된다는 뜻이다. 관련해 제기되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전쟁이다.
그 전쟁은 유럽 땅에서 치러지는 전쟁이다. 그리고 전쟁의 추이에 따라 유럽의 이슬람화는 훨씬 앞당겨질 수도 있다. 프랑스의 소요사태는 그러므로 유럽 지하드의 서곡에 지나지 않을지도 모른다. 전 유럽이 숨죽이고 바라보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는 것이다.
미국은 보다 장기적 관점에서 상황을 본다. 유럽이 갭 지역화 된다. 서방문명의 한 기둥이 무너지는 것이다. 바로 세계안보와 직결된다. 이런 시각으로 유럽을 보고 있다는 것이다.
지나친 비관은 아닐까, 어쨌든 뭔가 어두운 그림자가 서서히 드려지는 느낌이다.
옥 세 철
<논설위원>
sechok@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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