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C의 하이즈만 트로피 후보인 러닝백 레지 부시.
BCS레이스 중간점검
UCLA “우리가 고춧가루 뿌릴까?”
과연 USC와 텍사스의 로즈보울 대충돌은 실현될 것인가.
대학풋볼 시즌이 중반을 넘어 후반으로 접어들면서 내셔널 챔피언십게임 출전팀을 가리는 BCS(보울챔피언십시리즈) 레이스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이번주 발표된 BCS랭킹에서 텍사스가 USC를 추월, 1위로 올라섰고 지난주 9위였던 UCLA는 3계단을 점프, 6위에 랭크됐다. 올 시즌 디비전 I-A에서 전승을 거둔 6개팀이 BCS랭킹 1-6위에 올라있어 다음 한달 반 남짓한 기간동안 타이틀전 진출티켓을 얻을 수 있는 탑2를 향한 이들 ‘식스팩’의 각축전이 볼만할 것으로 기대된다. 우승후보들의 잔여 스케줄을 기초로 BCS 레이스를 점쳐본다.
텍사스의 리더인 쿼터백 빈스 영.
◆USC-텍사스 “계속 이기기만 하면 OK”
남은 시즌동안 USC와 텍사스가 실족하지 않는다면 이들 두 팀이 타이틀을 걸고 내년 1월4일 로즈보울에서 격돌할 것이 100% 확실하다. 3위 버지니아텍이 전승으로 시즌을 마찰 수 있다면 이 시나리오에 대해 불만이 엄청나겠지만 지난해 역시 전승을 거두고도 3위에 그쳐 결승전을 구경만 해야했던 어번과 마찬가지로 별다른 호응을 얻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 USC와 텍사스가 잔여시즌을 상처없이 마칠 가능성은 매우 높다는 것이 일반적인 예측이다.
우선 BCS 1위인 텍사스(7승)의 경우 오클라호마 스테이트(3승4패), 베일러(4승3패)의 2연속 원정경기에 이어 캔사스(3승4패)와 홈경기를 치른 뒤 오랜 전통에 따라 땡스기빙데이 다음날 아치라이벌 텍사스 A&M(5승2패)에 원정, 정규시즌 최종전을 갖는다. 일단 오클라호마나 베일러, 캔사스는 텍사스의 적수가 아닌 것이 확실해 유일한 걸림돌은 다음달 25일 A&M 원정이 될 것이다. A&M은 객관적인 전력에서 텍사스보다 다소 떨어지는 것이 분명하나 텍사스를 앙숙으로 여기는 전통의 라이벌인데다 경기가 A&M 홈구장인 카일필드에서 펼쳐져 텍사스로서는 긴장을 늦출 수 없는 매치업이다. 이 경기에서 승리하면 빅-12 컨퍼런스 결승이라는 또 하나의 관문이 기다리고 있지만 예상되는 상대인 콜로라도(5승2패)가 이미 텍사스가 한 번 겨뤄 42-17로 승리했던 팀이어서 로즈보울행에 큰 장애물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2위 USC(7승)도 계속 이기기만 하면 로즈보울행 티켓을 보장받은 것이나 마찬가지지만 잔여스케줄은 텍사스에 비해 훨씬 험난해 보인다. 워싱턴 스테이트(3승4패), 스탠포드(4승2패)와의 홈 경기들은 까다로워도 충분히 승리를 예상할 수 있지만 캘리포니아(6승2패)와의 원정경기는 결코 안심할 수 없는 테스트이고 프레즈노 스테이트(5승1패)와의 홈경기 역시 ‘식은 죽 먹기’는 아니다. 그리고 그 모든 관문을 탈없이 넘어서면 12월3일 ‘LA 라이벌’ UCLA(7승)와의 ‘건곤일척 한판승부’가 기다리고 있다. 올해 갑자기 부쩍 큰 UCLA는 막강한 오펜스를 보유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디펜스가 취약한 USC로서는 내셔널 타이틀 3연패 꿈의 생존여부가 걸린 ‘겁나는’ 일전을 치러야 할 것이다.
◀러닝백 모리스 드루가 리드하는 UCLA는 USC에게 가장 위협적인 존재가 될 전망이다.
◆추격군 “누구든지 실족하길 기다린다”
3위 버지니아텍(7승)과 4위 조지아(7승), 5위 앨라배마(7승), 6위 UCLA(7승) 등 나머지 4개 전승팀은 남은 기간동안 전승을 거두더라도 USC와 텍사스의 실족이 없이는 로즈보울행이 거의 불가능하다. 따라서 우선은 자신들의 문제를 해결한 뒤 하늘의 도움을 기다리는 것이 이들의 과제다. 7위 마이애미(5승1패), 8위 LSU(5승1패), 9위 펜스테이트(7승1패), 10위 플로리다 스테이트(6승1패) 등 이미 1패를 안고있는 팀들은 모든 것이 완벽하게 맞아 떨어져야만 로즈보울의 꿈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마이클 빅(애틀랜타 팰콘스)의 동생 마커스 빅이 이끄는 버지니아텍은 당장 27일 AP랭킹 13위인 보스턴 칼리지(6승1패)와 홈 경기를 갖는 것에 이어 다음 주에는 마이애미(5승1패)와의 홈 경기가 기다리고 있고 라이벌 버지니아와의 까다로운 원정테스트도 남아있는 등 험난한 여정이 기다리고 있다. 또 이 과정을 다 살아남아도 ACC 결승이 남아있어 이것을 모두 전승으로 살아남기는 어려워 보인다. 조지아는 쿼터백 D. J. 샤클리의 무릎부상으로 초비상이 걸린 가운데 이번주말 샤클리없이 난적 플로리다(5승2패)와 격돌해야 하고 어번(5승2패), 조지아텍(4승2패)에 이어 SEC 결승까지 잔여스케줄이 잠재적인 지뢰로 가득해 역시 중도에 로즈보울 꿈을 접어야 할 것이다. 앨라배마 역시 LSU, 어번, SEC 결승으로 이어지는 3게임 스트레치를 무사 통과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결국 USC-텍사스 타이틀전 구도의 가장 위협적인 존재는 난데없이 튀어나온 UCLA가 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UCLA는 스탠포드, 애리조나와의 원정경기와 애리조나 스테이트 홈경기를 남겨놓고 있는데 모두 충분한 승산이 있는 경기여서 오는 12월3일 LA 콜로시엄에서 벌어지는 USC와의 경기에 10전 전승의 기록을 갖고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 무패의 USC와 UCLA가 내셔널 타이틀게임인 로즈보울 티켓을 걸고 맞붙는다면 이는 양교의 오랜 라이벌전 역사에서도 최대의 빅카드가 될 것이다. 특히 USC와 마찬가지로 UCLA도 디펜스는 강한 편이 못되지만 쿼터백 드루 올슨과 러닝백 모리스 드루가 이끄는 오펜스의 파괴력은 카슨 파머-레지 부시가 리드하는 가공할 화력의 USC 오펜스와 버금갈 정도여서 양교의 대결은 엄청난 난타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다.
한편 이미 1패를 안고 있는 팀들 가운데는 마이애미가 잔여경기에서 전승을 거두고 로즈보울 꿈을 이어갈 가능성이 있지만 확률은 그다지 높다고 할 수 없다.
<김동우 기자>
danny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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