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주환(뉴저지)
나는 웨스트포인트를 좋아한다. 한국에서 친구나 친지가 찾아오면 맨하탄 보다 웨스트포인트
안내하는 것을 더 즐겨한다. 뉴욕 근처에 사는 한국사람으로서 나만큼 웨스트포인트를 가 본
사람은 드물 것이다. 한국에서 손님이 왔다하면 우리 가족들은 으례 내가 웨스트포인트를 가는
줄 알고 있다.
웨스트포인트를 가면 먼저 박물관을 구경하는데 그 중에서 일본 천황의 항복문서를 보며 통쾌함을 느껴본다. 맨 아래층에 전시된 맨하탄 프로젝트(원자탄 제조 계획)의 단초를 제공한 아인슈타인 박사의 육필 편지와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투하된 원자폭탄 실물 크기의 모형을 보며 나는 조국 해방의 스릴을 마음껏 즐겨본다.웨스트포인트에는 미국 초대 대통령 조오지 워싱턴 동상과 웨스트포인트 출신으로 처음 미국 대통령이 된 아이젠하워 동상이 있지만 나는 한번도 그 앞에서 사진을 찍어본 적이 없고 항상
잠깐 쳐다만 보고 지나갔다. 그러나 맥아더장군 동상을 찾아가면 우선 동상을 배경으로 사진을 한두장 찍고 주변에 새겨져 있는 그 분의 어록을 읽어본다. <전쟁에서 승리에 대체되는 것은 없다>(In the war there is no substitute for a victory. 내가 웨스트포인트에 대한 사랑이 희미해(식어)지면 나는 항상 밤에(꿈속에) 혼자 이곳에 오곤 했었다. 그러면 웨스트포인트의 교훈(Duty, Honor, Country)이 언제나 내 귓가에 메아리 쳐서 웨스트포인트에 대한 나의 사랑을 항상 새롭게 했다.
그 다음에는 동상 뒷편에 있는 맥아더 기숙사 정문 벽 위에 새겨져 있는 인천 상륙작전을 기념하는 한반도 지도를 배경으로 사진을 한장 더 찍는다. 그 기숙사를 따라 조금 들어가면 맥아더 체육관이 있는데 그 정면에는 미국 양원 합동회의에서 행한 그의 퇴역 연설문 맨 끝부분이 동판에 새겨져 있다. <내 마지막 목숨이 다하는 순간에도 나는 군대, 군대, 군대만을 생각할 것이다. 노병은 결코 죽지 않고 다만 사라질 뿐이다(When I cross the river, my last conscious thought would be the corps, the corps, and the corps. The old soldiers never die. They just fade away” 그 나머지 웨스트포인트 구경은 시간에 맞춰 대강 마무리 한다.
맥아더장군의 고향은 Little Rock(아칸소주)이지만 어머니의 고향이 Norfolk이란다. 그래서 Norfolk(버지니아주)에는 맥아더 장군 기념관이 있다. 1980년도에는 그 건물이 좀 초라했었지만 이제는 아주 잘 가꾸어져서 훌륭한 관광지가 되었다.
나는 Norfolk이나 그 근처를 지나갈 때마다 맥아더장군에 대한 예의로서 잠깐이라도 그곳을 들려 간다. 그 곳을 둘러보면 이 세상을 가장 멋있게 살다 간 위대한 군인의 전형을 보는 것 같다.한번은 딸과 그곳을 구경한 후 그의 소감을 묻자 “전세계 여러 국가에서 맥아더장군한테 최고
급 훈장이나 굉장한 선물을 보냈는데 맥아더장군의 은혜를 가장 많이 받았다는 한국에서 보낸 훈장과 선물이 가장 초라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의 지적을 받고 다시 한 번 둘러봤는데 과연 우리나라 정부에서 보낸 훈장과 선물이 가장 초라했다.
최근 한국에서는 맥아더장군이 한반도 통일을 방해하고 수많은 양민을 학살한 원수라며 인천 자유공원에 세워져 있는 그 분의 동상 철거를 주장하는 일단의 붉은 깡패들이 있다. 그들은 6.25 기습 남침을 감행하여 수백만 동족들의 생명을 빼앗고 맥아더장군으로 하여금 인천 상륙작전을 감행할 명분을 제공한 김일성 괴수를 어버이 수령으로 받드는 50명 미만의 반공법 위반 전과자들이란다. 그들은 하루빨리 북한으로 넘어가 김일성 동상을 끌어안고 굶어 죽는게 더 영광일 것 같은데 그렇지 않은가?
그런데 더 큰 문제는 그 극소수 미치광이들의 광적 행동을 팔장만 끼고 방관하는 정부와 그들의 주장을 그대로 보도하는 일부 그릇된 언론인들에게 있다. 그들의 주장이나 행동은 정부에서 엄정하게 다스려야 하고 우리 언론에서는 보도할 가치 조차 없다. 더글라스 맥아더 장군은 우리 민족을 풍전등화의 위기에서 구하여 준 영원한 은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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