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 입원한 환자를 방문할 때는 상대방의 심신이 정상적이 아니라는 점을 명심하고, 당사자나 주위 환자들에게 누를 끼치는 일이 없도록 각별한 노력을 하여야 합니다.
간호사를 위시한 관계 의료요원들에게는 합당한 예의를 갖추어야 하고, 병원 내에서는 주위의 분위기에 맞추어 조용하게 행동하는 것이 좋습니다. 바삐 움직이는 의료요원들에게 방해가 되어서도 안되고 특별한 친절을 기대하여서도 안됩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환자를 피로하게 만들거나, 노하게 하는 일이 없도록 각별한 주의를 하여야 합니다.
우선 방문시간을 짧게 잡으라는 것입니다. 15분을 넘기지 안는 것이 매너입니다. 환자나 동석한 가족이 좀더 있어주기를 간청해도 자리를 빨리 뜨는 것이 인사입니다. 문병 시에는 간단한 선물을 갖고 가는 것이 상식인데, 간단한 고맙다는 인사 이상의 사의의 표명은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음식을 선물로 갖고 가는 것은 삼가야 합니다. 병원에서 주는 식사 이외의 음식은 금지되어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입원 환자나 동석하고 있는 가족에게 병세에 관해서 너무 자세히 질문하는 것은 매너가 아닙니다. 환자를 피곤하게 만들고, 아픈 곳을 자극하는 결과를 가져오기 쉽기 때문입니다.
부정적인 화제나 환자에게 걱정거리가 될 이야기, 또는 마음을 상하게 하는 화제는 일체 꺼내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평소에 강한 사람이라도 입원을 하면 마음이 약해집니다. 환자하고는 토론을 하여서도 안됩니다. 평소에 즐기던 화제도 입원 중에는 부담이 될 수도 있고 조그마한 일에도 과민하게 반응을 할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즐거운 소식을 전하도록 노력해야 하고, 화제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어야 하며, 환자의 의견을 부정적으로 받아드리지 않도록 노력을 하여야 합니다. 모든 화제는 환자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는 것이어야만 의미가 있습니다.
문병 중에 다른 문병객이 들어서면 잠시 같이 잇다가 자리를 비켜주는 것이 인사입니다. 2명 이상 여러 명이 동시에 문병을 할 때는 가능한 한 모든 문병객이 같은 방향으로 자리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환자가 대화를 하면서 몸을 많이 움직이지 않게 하기 위해서 입니다.
문병 중에 담당의사의 회진이 있으면 일단 병실을 나와서 복도에서 기다리도록 하는 것이 인사입니다. 예정했던 문병시간이 거이 다 된 무렵에 회진이 있으면 그 기회에 자리를 뜨는 것이 좋습니다.
문병 선물로는 꽃이 제일 좋습니다. 정신과 전문의로 이름이 잇는 조지 제이콥슨이라는 의사는 ‘꽃은 좋은 약’이라고 하였고, “환자, 특히 입원환자는 부드럽고 사랑에 찬 손길에 잘 반응하는데, 꽃은 누구인가 그를 사랑한다는 상징이 되기 때문에 좋은 반응을 얻어 낼 수 있다”고 한 바 있습니다.
문병시의 꽃은 활짝 핀 것보다는 살짝 피려고 하는 꽃 봉우리를 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병실에서의 꽃 수명을 좀더 길게 해주기 위해서 입니다. 빨간 꽃은 화려하기는 하지만 ‘피’를 연상시킴으로 주의를 요하며, 백색이나 노란색은 조화를 연상시킴으로 삼가는 것이 좋습니다. 향기가 진한 꽃도 되도록이면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절화(bouquet)는 빨리 시들기 쉽기 때문에 손질도 간단하고 오래도록 즐길 수 있는 생화 화분을 택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꽃 대신 플랜트를 택해도 좋습니다. 환자의 병세, 취미 등을 고려해서 심중을 기해야 합니다.
절화인 경우는 가지 수에도 신경을 써야 합니다. 4개, 9개, 13개는 좋지 않게 생각되는 수이기 때문에 피하여야 합니다. 꽃가루가 날리는 꽃, 빨리 시드는 꽃도 피하여야 합니다.
절화를 지참할 경우는 다발로 그대로 갖고 가지 말고 반드시 적당한 꽃병에 꽂아서 갖고 가는 것이 인사입니다. 요새는 꽃가게에서 병원용으로 임시 쓸 수 있는 꽃병을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방문자의 이름이 적힌 Get Well Card를 첨부하는 것도 잊어서는 안되겠습니다.
문병객이 너무 많아도 환자가 제대로 안정을 취할 수 없기 때문에 친밀한 사이가 아닌데도 인사치레로 형식상 하여야 하는 문병은 삼가는 것이 좋습니다
전유경 <‘홈스위트홈 리빙’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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