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든 사회, 우리의 잘못입니다”
사기. 매춘, 마약…. 언제부터였나. 어둠의 언어들이 일상을 지배하게 된 게. ‘모델 마이너리티’ 한인이란 찬사가 사라졌다. ‘한인타운은 무법지대다’-. 타운의 밤 문화, 퇴폐의 물결이 넘실대는 그 현장 르포와 함께 뉴욕타임스가 내린 결론이다. 또 분열이다. 결국은 분규로 이어지면서 곳곳에서 파열음이다. 단체가 깨진다. 교육계가 양분됐다. 교회가 갈라선다. 그 아픔 때문인가. 신음이, 탄식의 소리가 들린다. 땅 속으로 잦아드는 소리다. 탄식은 계속된다. 마침내 공명현상을 일으켰나 보다. ‘이대로는 안 된다’-. 소리 없는 거대한 외침이 울려 펴져서다. 교계의 어른들을 만났다. 그 답을 구해서다. ‘저희들의 잘못입니다’-. 하나 같은 목소리다. 사회를 이야기했다. 그런데 교회 이야기가 됐다. 먼저 목회자가 회개해야 한다는 것이다. 교회가 적극 나서야 한다는 거다. 이를 위해 교회의 ‘하나됨‘이 시급하다고 했다. 그 때가 됐다는 것이다. 시대의 예언으로 들린다. 전 교회가, 전 시민에게, 전 복음을 전하는 LA 성시화대회가 바로 그 출발점이 될 것이라는 예감과 함께….
▲참석자 :임동선 목사
박희민 목사
송정명 목사
김경수 장로
(LA 홀리클럽 회장)
▲사 회 :옥세철 논설위원
▲일 시 : 2005년 8월 24일
▲장 소 :평안교회 목양실
도덕불감증시대… 교회부터 자성해야
‘하나 됨’의 연합, 시민운동으로 전환
-사회자: 한인사회가 이대로 가서는 안 된다는 외침이 여러 곳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오늘 날 한인사회가 맞은 가장 심각한 문제는 어떤 것인지 먼저 이야기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임동선 목사: 청소년에서 가정, 상도덕에 이르기까지 문제가 많습니다. 가정이 흔들리고 있어요, 이혼율이 높고, 청소년 문제가 심각하다는 게 증거입니다. 영주권 없는 사람들을 착취하고 있습니다. 가짜 상품이 판치고, 단체들은 단합을 못하고 있어요.
▲박희민 목사: 도덕불감증에라도 걸린 것 같습니다. 한인사회의 게토화 현상도 심각합니다. 1세 중심이 되다 보니 주류사회는 물론이고 흑인, 히스패닉 등 이웃을 섬길 줄 모릅니다. ‘어글리 코리안’ 이미지가 고착되고 있습니다.
▲송정명 목사: 1903년 첫 이민 후 한인사회는 한국학교를 열고 교회를 세우고 조국의 독립운동을 돕는 일에 주력했지요. 한인교회는 오늘날 3,400여개에 이르고 있습니다만 사명을 감당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김경수 장로: 가치관의 전도, 혼란이 당면한 문제로 보입니다. 교회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오직 돈만 바라보고, 인기만 추구하는 경향입니다.
-사회자: 한인사회와 교회는 불가분의 관계에 있습니다. 관련해 일부에서는 교회의 위기도 지적되고 있습니다.
▲임동선 목사: ‘수신제가치국평천하’란 말이 있지요. 자신의 발견, 충성, 공헌 이 세 가지가 특히 중요합니다. 부모가 바로 서야 됩니다. 신앙이 좋은 부모의 자식은 탈선이 적습니다. 바른 가치관을 심어주어야지요.
▲박희민 목사: 많은 문제의 책임이 교회에 있습니다. 물량주의, 세속주의가 교회로 들어왔습니다. 믿지 않는 사람이나, 믿는 사람이나 이혼율이 같아요.
-사회자: 교회 위기와 관련해 지적되는 것 중의 하나가 사람들을 너무 교회 속으로만 모으려고 한다는 것입니다.
▲박희민 목사: 그렇습니다. 너무 개교회주의에 빠져 있지요. 연합집회가 잘 안돼요. 교회가 개인 구원을 너무 강조하다 보니까 사회를 섬기는 일에 등한하게 됐습니다. 자성해야지요. 신앙과 생활의 밸런스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저희 목회자들의 잘못입니다.
▲송정명 목사: ‘말씀의 생활화’가 안된 탓이라고 보아요. 강단 메시지가 너무 신자들의 비위만 맞추는 경향입니다. 교회 안에서 권징제도가 없어졌습니다. 교인 숫자만 세기에 바빠졌습니다. 또 하나됨이 없습니다. 2세들은 개교회, 개교단주의를 벗어나 교회가 하나 되는 운동을 전개해야 합니다.
▲임동선 목사: 우리가 잘못 가르쳤습니다. 1.5세. 2세에게 하나됨의 운동을 신앙의 유산으로 이어주어야 한다는 송 목사님의 말씀에 동감합니다.
▲김경수 장로: 목사님들이 말씀을 잘 전한다고 봅니다. 말씀의 육화가 그런데 잘 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순종은 없이 듣기만 하는게 문제이지요.
-사회자:오는10월7일부터 3일간 LA 성시화대회가 열립니다. 이 운동이 왜 이 시점에 필요한지, 어떻게 시작됐는지 말씀을 해주시지요.
▲김경수 장로: 한인사회에는 밝은 면이 물론 많지요. 어두운 면도 많습니다. 언젠가 일간지 사설을 보니까 이제는 교회가 나설 때라고 썼습니다. 그렇습니다. 이제는 교회가 나서서 섬겨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 전개한 복음주의 운동입니다.
-사회자: 이를 위해 2년6개월 전부터 ‘홀리 클럽’이 결성돼 기도를 해왔다고 들었습니다. 남철우 목사님이 운영하는 미주기독교방송 공개홀에 모여 수요기도 모임을 한 번도 거르지 않고 해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김경수 장로: 평신도 중심의 기도회지만 목회자들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내가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 하라’는 말씀이 모토입니다. LA 땅을 바라볼 때 그렇지만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느낌만 들었습니다. 직장과 사업체 복음화를 위한 직장인 예배도 드려왔습니다. 그러다가 성시화대회를 계획하게 된 것입니다.
-사회자:성시화 운동은 어떤 운동이 되어야 할까요, 그 의미와 방향성을 말씀해 주시지요.
▲송정명 목사: 이 운동의 기원은 칼빈의 제네바 성시화 운동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LA 성시화를 앞둔 당면과제는 전 교회가 함께 앞장서야 한다는 것입니다. 교회 지도자들이 외면해선 안 됩니다.
▲박희민 목사: LA 성시화 대회는 시대적 요청이라고 생각됩니다. 이것이 교회가 사는 길이고, 한인사회가 사는 길이고 또 코리안-아메리칸이 미국사회에 거룩한 영향력을 끼치는 운동이기 때문입니다.
▲임동선 목사: 먼저 개인의 부흥이 있어야 합니다. 바울 한 사람이 변해 세계가 변했습니다. 루터 한 사람 때문에 구라파가, 웨슬리 한 사람 때문에 영국이 변했습니다. 빌리 그레이엄 한 사람 때문에 지구촌에 희망이 생겼습니다. 먼저 목사가 변해야 합니다. 장로가, 제직이 변해야 합니다. 교회가 살아야 사회가 살고, 나라가 삽니다.
▲박희민 목사: 전 교회가, 전 시민에게 전 복음을 전해 전인적 구원을 얻게 하는 운동입니다. 회개와 영적 각성을 통해 하나님의 정의를 삶 속에 구현시키자는 거지요.
▲김경수 장로: 우리가 변하지 않은 것은 예수의 생명이 우리 안에 들어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예수 전도운동을 기본부터 다시 시작하는 겁니다.
▲임동선 목사: 양보다 질입니다. 기드온의 300명 용사 이야기를 잘 아시지요. 예수님의 열두 제자가 세계를 바꿔놓았지요. 소수라도 하나가 돼 운동을 전개해 나가면 됩니다.
▲박희민 목사: 그렇습니다. 위대한 신앙운동은 소수가 모여 기도하는 데에서부터 시작됐습니다. 이번 성시화 대회가 LA에서 열린다는 건 특별한 의미가 있다는 생각입니다. CCC 운동을 비롯한 많은 영적 대각성 운동이 LA에서 시작됐습니다. 거기다가 LA는 디아스포라 코리안이 가장 많이 모인 곳입니다. 우리 한민족을 통해 제2의 청교도적 신앙운동이 일어나게 하시겠다는 하나님의 뜻이 있다고 봅니다.
▲송정명 목사: 170여 민족그룹이 이 땅에서 살고 있습니다. 이같이 많은 민족 중 한민족을 들어 쓰셔서 영적 대각성 운동을 점화하는 역할을 맡기셨습니다. 미주의 한인은 그래도 기도하는 민족이고 깨어 있는 백성임을 미국사회에 보여주어야 합니다.
-사회자: 교회 연합행사는 자칫 일회성 이벤트로 끝날 때가 많습니다. 이번 성시화대회도 그런 게 아닌지 일부 회의의 시각도 있습니다.
▲임동선 목사: 이번 대회는 영적 부흥의 재출발 지점이 되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모든 교회 목사님들이 적극 참여해야 합니다. 함께 교회의 연합운동을 계속 촉진해야 됩니다.
▲박희민 목사: 우선 많이 모여야 시너지 효과가 납니다. 한국에서 엑스플로 대회가 열린 후 연 평균 8%에 불과했던 교회가 35% 이상 성장했지요. 대회 이후에도 계속 교회 부흥과 사회 정화운동을 펼쳐나가야 합니다.
▲송정명 목사: 올해는 광복 6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이런 특별한 해에 이런 운동이 펼쳐진다는 데에서 특별한 섭리를 느낍니다. 가정이, 직장이, 또 사회가 거룩하게 되는 이 운동이 성시화대회 후에도 계속 이어지도록 후속 프로그램을 계속 추진하고 있습니다.
▲임동선 목사: 이번 대회는 전체 교계의, 전체 한인사회의, 나가서 전체 우리 민족이 맞이한 문제의 일단을 드러냄으로써 우리 모두를 새롭게 하는 대회입니다. 영적 대각성의 계기입니다. 이는 모든 목회자들이 단합할 때 성사될 수 있습니다.
▲송정명 목사: 한인 교회가 하나됨의 역사가 일어나는 날입니다.
▲김경수 장로: 정직한 한인, 믿음의 한인상을 정립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믿습니다. 스스로가 제사장이란 의식과 함께 평신도가 주축이 되어 시민운동으로 주류사회까지 이 운동이 확산되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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