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대학마다 가을학기 개강을 앞두고 8월 중순부터 등록생들의 기숙사 입소가 이어지고 있다. 처음 시작하는 캠퍼스 생활에 대한 기대로 대학 새내기들은 한껏 맘이 부풀어 있을 때지만 시작부터 알찬 장기계획을 세우는 것이 성공적인 대학 생활을 위한 첫 걸음이 될 수 있다.
미국 대학생들은 엄청난 학업량으로 인해 학업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과목별로 학습 진도를 따라잡는 것에서부터 주어진 과제물 처리와 앞으로 어떤 전공을 선택할 것인지, 장래 직업 선택, 학생들과의 교우관계 및 교수들과의 학문적·인간적 관계 형성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대학생활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한 번에 퇴치할 묘약은 물론 없다. 다만 앞으로 받게 될 스트레스를 모두가 겪는 과정의 하나라고 생각하고 스트레스 자체에 너무 스트레스를 받지 말아야 한다. 특히 스트레스의 원인을 빨리 파악해야 한다. 교우들 또는 교수들과의 관계 때문인지, 특정 과목의 부진한 성적 때문인지 등 원인을 찾아내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작은 것부터 실천 방안을 하나씩 행동에 옮긴다.
리포트 쓰는데 문제가 있다면 작문센터를 찾아 무료 지도를 받거나 교수를 찾아 주제나 전개방향을 논의하는 것도 좋다. 전공과목 선택에 애를 먹고 있다면 원하는 전공학과를 3~4개 선택해 앞으로 수강해야 하는 전공별 과목 목록을 작성, 비교해 보는 것도 좋은 평가 자료가 될 수 있다. 대학생활 도중 체중이 급격히 증가하는 학생들이 의외로 많다. 체중 때문에 스트레스 받는다면 밖으로 나가 학교 운동장을 한 바퀴 뛰는 것도 좋은 실천 방법이다.
너무 학업에만 몰두해도 능률이 오르지 않을 때가 있다. 이럴 경우 친구들과 점심을 먹으며 여유 있게 수다 떨고 새로운 CD를 구입해 음악에 빠져들거나 또는 바쁘게 오고갔던 캠퍼스 곳곳을 천천히 둘러보는 것도 심신의 안정과 분위기 전환을 위해 도움이 될 수 있다. 더불어 대학생활 기간 동안에는 보다 많은 사람들과 긴밀한 인간관계를 맺도록 적극적으로 다가서는 것이 필요하다. 이때 형성된 인맥은 장래 사회 진출 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무엇보다 학생의 기본 소임인 공부에 소홀해서는 안된다. 능동적인 학업 태도를 갖고 대학생활 중 학업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와 자신감을 갖고 다양한 학생클럽 활동과 체험에도 적극 참여하는 것이 좋다. 성공적인 대학생활을 위해 앞으로 4년간 학업 할 수강신청 계획표 작성에 온 힘을 쏟았다면 역으로 입학 전 한두 해 공백기를 가져 보는 것도 의외의 효과를 볼 수 있다. 대학 생활은 남들보다 한두 해 늦어질지 몰라도 결과적으로는 남들보다 앞서 나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는 계기로 삼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영국에서는 대학 새내기의 11%가 입학 전 휴식기를 갖고 다양한 삶의 체험을 위한 도전
의 시기로 활용하고 있다. 반면, 미국에서는 아직 영국처럼 많은 비율은 아니지만 최근 들어 부쩍 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대학 합격이라는 목표를 향해 지난 12년간 달려왔으나 막상 합격 후 목표감 상실에서 오는 허탈감도 만회하고 그간 지쳤던 몸과 마음에 활력을 불어넣는 유익한 기회로 활용되고 있는 것이다. 준비 없이 숨가쁘게 서둘러 대학생활을 시작하는 것보다는 1년쯤 시간을 갖고 장래 학업 및 사회진출 계획을 설계하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대학 입학 사정관들도 이 같은 아이디어에 적극 찬성하고 있고 하버드와 시카고 대학 등 이미 일부 대학에서는 합격자들이 휴식기 동안 타 대학 진학을 꾀하지 않는다는 조건 아래 입학 시기 연장을 허용해주고 있다.
기업체에서도 학생들의 학업 성적 못지 않게 색다른 인생 체험을 지닌 신입사원 채용에 점차 비중을 늘려가고 있어 앞으로 입학 전 휴식기를 갖는 학생들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입학 전 휴식기를 갖기 원할 경우 물론 아무것도 하지 않고 시간을 허비한다면 아무 쓸모없다. 하지만 이 기간동안 무엇을 어떻게 하며 시간을 보내느냐에 따라 앞으로 대학생활은 물론 사회생활에서의 성공 여부가 달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학업 휴식기 동안 학생들은 제3세계 국가에 파견돼 구제활동이나 영어교육 등 자원봉사 활동을 펼치거나 오지에서의 농장생활, 기업에서 인턴으로 활동하는 등 다양한 삶의 변화를 추구할 수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학비까지 벌 수 있다.
아메리콥스는 학생들에게 생활비 지원을 보장하는 동시에 자원봉사 활동 참가 후 학교에 복학할 때 학비지원 형태로 장학금을 수여한다.
자신감을 쌓고 확실한 자아관을 설립할 수 있는 대학 입학 전 휴식기는 여러 장점을 갖고 있어 권장되지만 그렇다고 모두에게 적합한 것은 아니다.
일반적으로는 대학으로부터 합격 통보를 받은 뒤 휴학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아예 대학 입학 지원 시기를 늦춰 휴식기를 갖는 학생들도 있다. 이 경우 대학에는 보다 차별화 된 지원자로 두각을 나타낼 수 있는 장점도 있겠지만 또 한편으로는 합격 여부에 대한 불안감과 대입 지원 절차의 복잡함 등을 감안할 때 고교 졸업 전에 남들과 같은 시기에 대입 지원을 준비할 것이 권장된다. 대학생들이 휴학기간을 알차게 보낼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웹사이트로는 www.gapyear.com, www.yearoutgroup.org, www.takingoff.net, www.americorps.org 등이 대표적이다.
<이정은 기자> julianne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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