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사회의 민주주의의 주요한 기준으로 인권이 자리 잡은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최근 국제사회에서의 각종 노력으로 인권 침해사례가 줄어들고 있지만 일부 국가에서는 오히려 줄지 않고 있다. 북한이 전세계에서 가장 인권침해가 심각한 나라라는 점은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이다. 북한 인권문제는 새로운 사실이 아니지만 북한체제가 한계상황에 달하여 더 심각하게 불거져 나오는 것이며 한국인들에게는 특히 심각한 문제이다.
최근 탈북자 문제들을 통해 북한 인권의 심각성이 알려지고 있으며 강철환씨의 10년간 수용소생활의 참혹성을 고발한 ‘평양의 수족관’은 부시 대통령을 감동시켰다고 한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최근 유엔의 북한 인권 결의안의 지지를 거부함으로 다시금 국제적 실망을 불러왔다.
북한의 광범위한 인권 유린행위는 북한체제의 구조적 속성에서 비롯된 것이다. 집단 강제노동이나 보호소 등의 강제적 사회 통제체제는 스탈린식 독재체제가 필연적으로 구가하는 체제유지 장치이다.
1990년대 중반에 북한은 기근과 식량부족으로 인한 연쇄적인 망명과 이탈자들이 속출하는 고장 난 체제로 널리 알려지게 되었고 전문가들은 임박한 붕괴를 우려하기도 하였다. 북한 인권은 탈북자사태와 더불어 더욱 악화되었고 이런 와중에 북한은 기아선상의 아이들의 실태를 공개하여 외화벌이에 활용하는 묘안을 짜냈다
따라서 현재 북한 정부는 먹을 것이 없어서 굶어죽는 사람이 속출하지만 이를 방치하고 있으며 북한의 군부나 당의 상층 지도부에 속하는 이들은 오히려 호화로운 생활을 하고 있다.
절박한 처지의 북한민중은 굶어 죽지 않기 위해 목숨을 걸고 중국과의 국경을 넘어 나서지만 이들의 신변은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중국 공안 당국의 가혹한 단속을 피하다 보면 이들의 각종 인권유린과 인권포기 사태는 오히려 북중국과 인근 만주지역에서는 일상적인 현상이다.
지난 십 수년간 북한의 인권침해 상황에 대한 수많은 공식 보고서가 나왔다.
최근에는 다른 수많은 국제적 인권단체들과 더불어 미드랜드 교회연합, 프리덤하우스 등의 단체 활동이 북한의 참상을 알리는데 적극적이어서 주목할 만 하다. 지난 7월 북한 구원운동이 개최한 북한 인권에 관한 국제학술회의에 북한인권법안의 주요 산파격인 마이클 호로위츠와 미드랜드의 데보라 파이크스 등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광복 60주년을 기념하여 8월11일 한국의 뉴라이트 운동계와 보수 시민단체들이 주관한 북한 인권 촉구 대회와 북한 인권 기록부, 인권 대사, 인권국 설치 등을 골자로 하는 ‘북한 인권법안’이 국회에 상정된 것은 국내의 흐름도 변화하고 있는 증거이다.
북한 민주화 네트웍, 자유주의 연대, 뉴라이트 싱크넷 등의 뉴라이트 운동 단체들과 수백 명의 대학생들이 대거 참여한 이번 북한 인권 개선 촉구대회에서 학계, 언론계, 시민운동계, 정당의 범보수적 인사들이 참석했다.
북한의 인권문제가 1990년대에 들어와서 더욱 악화된 것은 북한이 탈냉전기를 맞은 동구와 소련의 사례, 즉 개방화와 체제전환과는 정반대의 길인 핵무기를 통한 체제무장과 개인숭배 체제인 수령 절대주의 체제의 고수를 선택하였기 때문이다.
최근 강철환씨의 체험기나 북한수용소 공개처형 비디오에서 보듯이 지구상에서 가장 큰 고통을 겪고 있는 북한 동포들의 인권유린 사태에 침묵과 외면으로 일관하는 것만큼 비인도적, 비도덕적인 것은 없다.
현 정부의 북한 인권 상황에 대한 용인행위는 한국 민주주의에 대해서 뿐 아니라 지구상에서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해 일하는 모든 사람들에 대한 모독과 거부행위이다.
한국 정부의 친북 저자세 외교노선과 방조적 북한 인권정책은 국제사회에서 대한민국의 위신을 크게 떨어 뜨린다. 반면 한국내의 각종 시민단체와 비정부단체의 북한인권 고발 노력은 점점 더 고조되고 있는 점은 희망적인 변화이다.
미국이나 일본, 유럽 등의 국제인권단체들뿐 아니라 한국인과 한국단체들이 북한 인권 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적 연대구축과 압력조성에 이제 적극적인 역할을 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김용직
성신여대 정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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