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가 수소 엔진으로 시험 운전하고 있는 H2R.
개솔린 가격이 갤런당 2달러를 넘어선 지 오래지만 조만간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이런 점에서 갈수록 많은 운전자들이 개솔린 대체 연료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현재 자동차의 주 동력원은 엔진 내부에서 폭발한 개솔린의 힘이다. 그러나 개솔린-전기 하이브리드부터 깨끗하게 연소되는 디젤, 곧 현실화될 수소 전력 차까지 다양한 개솔린 대체 연료가 지금처럼 논의된 적도 없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어느 한 기술이 다른 기술보다 월등히 낫다고 말할 수 없다. 각각이 저마다 장점이 있으면서도 한계와 극복해야 할 도전 과제도 안고 있다. 현재 기술의 발전 상황과 시장에 곧 나올 기술을 살펴본다.
디젤·수소·연료전지·하이브리드 등
■클린 디젤
오늘날의 디젤 엔진은 1970년대말 승용차에서 선보였던 작고 냄새나는 것과 비교되지 않는다. 현대 디젤은 유럽에서 현재 팔리는 차의 50%를 점유하고 있는데 더 깨끗하게 연소시키는 적합한 공기와 연료 비율을 혼합하는 발전된 전자 장치를 쓰고 있다. 개솔린 엔진보다 연비도 30%나 개선됐다.
디젤은 그러나 심각한 문제점도 안고 있다. 디젤 엔진은 스모그의 주범인 질소 산화물을 더 많이 배출하고, 개스 엔진보다 더 많은 그을림 분자를 토해낸다. 자동차 제조회사들은 이런 입자를 가두고 태워 없애는 필터를 개발하려고 노력하지만 필터도 완벽한 해결책은 아니다. 미 주유소의 3분의1만이 디젤을 팔고 있고, 일부 지역에서는 디젤이 개솔린보다 비싼 것도 흠이다.
어쨌거나 디젤은 점점 더 많은 지원을 받고 있다. GM이 일부 신형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에 6실린더 디젤 엔진을 장착하려 하고 있다. 포드 자동차는 환경보호국이 질소 산화물 배출을 줄이도록 개발한 디젤 기술을 상용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다임러 크라이슬러 AG는 머세데스 E-클래스와 지프 리버티에 디젤 버전을 추가했다. 올해 현재까지 크라이슬러는 디젤 지프 6,000대를 팔았다. 이는 이 회사 올해 전체 판매 목표이기도 하다.
도요타·GM·포드·BMW 등 개발 박차
■하이브리드
하이브리드 엔진은 한 순간에 사라질 광풍은 아니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5월 한달간 도요타는 하이브리드카 프리어스를 9,461대를 팔았다. 이는 일반 세단인 폰티액 G6, 크라이슬러의 퍼시피카 등의 판매량을 앞선 것이다. 프리어스뿐 아니다. 포드는 자사에서 만드는 이스케이프 소형 SUV에 모두 하이브리드 버전을 생산하고 있다. 렉서스의 하이브리드 모델인 RX 400h는 수요가 많아 리스팅 가격보다 2,000달러가 비싼 5만달러에 팔리고 있다. 그러나 모든 하이브리드가 다 연비가 좋은 건 아니다. 혼다의 하이브리드 어코드는 프리어스보다 크고 전기 동력은 덜 쓰지만, 매우 효율적인 4기통 개솔린 버전의 어코드보다 몇 마일밖에 더 못 간다.
연료비 절감으로 절약할 수 있는 액수가 하이브리드를 사면서 줘야 하는 프리미엄을 빨리 상쇄시키지 못 하는 것도 단점이다. 예를 들어 개솔린 가격이 갤런당 2.2달러라면, 어코드 하이브리드는 2만마일을 달릴 경우 6실린더 개솔린 모델과 비교해서 연료비로 300달러만 아낄 수 있다. 4실린더와 비교하면 절약액은 더 작아진다.
다임러 크라이슬러가 연료 전지 차로 개발중인 F-셀의 충전 모습.
■수소
2~3년 후에 BMW는 개솔린이나 수소 중에 하나를 연료로 선택할 수 있는 모델을 내놓을 계획이다. H2R로 명명된 이 시험차는 최고 시속이 186마일 나온다. 7시리즈 세단의 수소 버전은 2008년까지 선보일 예정이다.
수소 엔진이 근본적으로는 배기관 배출은 없애지만, 다른 문제도 안고 있다. 수소는 매우 타기 쉽다. 수소를 채울 수 있는 주유소도 미국에 거의 없는 실정이다. 수소가 싸지도 않다. 개솔린 1갤런과 맞먹는 에너지를 분출하는 수소 1킬로그램은 3달러 이상 나간다.
수소 연소 차량은 연료를 가득 넣은 상황에서도 개솔린 차량의 주행 거리 중 3분의 2만 움직인다. BMW의 시험차가 고속 주행에 성공했지만, 같은 속도가 개솔린과 수소를 모두 쓰는 차에서도 나타날지는 확실하지 않다.
■연료 전지
자동차 제조 회사들이 오랫동안 의지해온 기술이다. 연료 전지는 전기와 그 부산물인 물을 생산하는 수소와 화학 반응에 따라 움직인다. 충분한 연료 전지를 함께 넣으면 차에 힘을 줄만큼 충분한 전기가 생성된다. 거의 모든 차 회사들이 연료 전지 차량의 시범 운전을 끝냈다. 6월에는 다임러 크라이슬러가 워싱턴 DC에서 F-셀을 선보였다. 시속 60마일에 도달하는 데 10초가 걸렸지만 F-셀은 크루즈 속도에서 가장 잘 달렸다. 전기 모터는 토크(torque·비트는 힘)가 너무 많아 차에 기어가 하나 밖에 없어 변속이 안 된다.
다임러 크라이슬러는 연료 전지용 차량 여러 대를 시험해 왔다. 그러나 이 연료 전지 차가 쇼룸에 나올 때까지는 시간이 더 지나야 할 것 같다. F-셀과 같은 시범 모델은 한 대 만드는 데 100만달러 이상이 들고 주행 거리도 매우 제한적이다.
<정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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