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한국 종합 교육관 운영을 놓고 이사회가 양분되는 등 한국 정부와 한미 교육 재단 이사회간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양측 대표의 입을 통해 왜 이 지경에 이르렀는지 들어본다. <편집자 주>
한국 정부 주도권 장악 의도
지금까지 교육관 프로그램과 재정을 도맡아 일해온 이사들은 한인 2세 교육을 위해 바쁜 자기 시간을 쪼개 무보수로 일해 온 자원 봉사자들이다. 이종석 전임 교육원장은 이를 이해하고 한인 이사들의 의견을 존중해 줬는데 어느 날 갑자기 새로 부임해 온 정태헌 원장은 이를 무시하고 모든 것을 독단으로 결정하려 한다.
물론 교육관은 2세 뿌리 교육을 위한 기관이지만 1세들의 미국 정착을 돕는 것도 이에 못지 않게 중요한 일이다. 또 이는 건물 관리 등 재원 마련을 위해서도 필요하다. 한국 정부는 지금까지 프로그램 운영을 위한 자금을 한 푼도 내지 않았다. 그러다가 최근 부동산 값이 올라 건물가가 1,000만 달러를 호가하게 되자 뒤늦게 주인 행세를 하겠다고 나오는 것을 보니 저의가 의심스럽다.
정부 당국은 자신이 300만 달러를 내고 미주 한인들이 낸 돈은 120만 달러밖에 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빈자의 일등’이란 말처럼 돈의 액수가 아니라 한 사람 한 사람의 정성이 모아진 성금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한인 2세 교육 문제와 관련해 한국 정부가 콩 놔라 팥 놔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교육관은 어디까지나 한인들에 의해 주도적으로 운영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교육원 측은 내가 운영 자금을 불투명하게 관리해왔고 자리에 연연하는 것 같이 말하고 있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 어떻게 운영 기금을 모아 지출했는지는 모두 보고했으며 이는 정 교육원장도 잘 알고 있다.
이사장직에는 아무 욕심이 없으며 이번을 마지막으로 물러나려 했으나 지금처럼 잘못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하는 식으로는 그만 두고 싶지 않다. 이번 문제가 원만히 마무리 돼 교육관이 바른 방향으로 가게 만든 후 기꺼이 자리를 떠날 것이다.
백기덕
한미교육재단
이사장
2세 뿌리 교육의 본산 돼야
한국 종합 교육관은 2세들의 뿌리 교육을 목적으로 한국 정부가 300만 달러, LA 한인 등이 120만 달러를 모금해 세워진 교육기관이다.
그러나 백기덕 이사장이 맡아 운영해온 지난 8년 간을 돌아보면 2세들을 위한 것보다는 컴퓨터와 영어 등 성인 교육에 치중돼 왔다.
물론 이런 것도 필요하겠으나 교육관 본래 목적은 주말 한글 학교에서 가르칠 수 없는 전통 한복, 예절, 놀이, 음악 다도와 같은 한국 문화를 2세들에게 가르치자는 것이었다. 이들이 한복을 입고 북이나 징, 꽹과리를 치며 조상들의 전통 문화를 익히게 하기 위해 해외 최대 한인 거주지인 LA에 시범적으로 한국 정부가 예산을 배정해 이뤄진 것이다.
그러나 LA로 발령 받아와 지난 10개월 간 교육관 운영을 지켜보니 민족 교육보다는 간호사, 뱅크 텔러, 호텔업 종사자 양성을 통해 연방 및 주 정부 그랜트를 받아내겠다는 등 설립 취지와는 맞지 않는 방향으로 나가고 있었다.
더군다나 백 이사장은 자기와 의견이 다른 사람은 이사진에서 배척하고 재단 예산을 공개하지 않는 등 공정, 합리, 투명성 원리에 어긋나는 운영을 하고 있었다. 감사가 교육부 장관에 보고하기 위한 보고서를 작성하려 했으나 백 이사장의 비협조로 성사되지 못했다. 지난 6월로 임기가 끝나 물러가야 할 사람이 아직도 이사장직을 고집하며 별도의 이사회까지 구성해 나간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이사 임명권은 정관 상 한국의 교육부 장관이 가지고 있으며 따라서 스스로 떨어져 나가 따로 살림을 차리는 것은 불법이며 그 자격을 인정할 수 없다. 하루 빨리 이성을 되찾고 정관에 따라 합법적으로 구성된 이사회를 인정, 교육관 정상화에 힘을 모으기를 기대한다.
정태헌
LA 한국
교육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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