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자가 말하는 학습습관 지도 및 체험자 소견
요즘 학원에선…
공부는 어떻게 하는 것이 효율적인가. 많은 한인 학부모와 학생들이 구체적인 학습방법을 놓고 고민하고 있다. 특히 시간이 남아도는 방학이 되면 어떻게 하면 이 시간을 잘 활용할까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같은 고민을 반영하듯 요즘은‘학습방법’을 배우러 학원에 가는 학생도 많다. 학원에서 영어 수학뿐 아니라 이제 ‘공부기술’도 배우는 것이다. LA등 4곳에 학원이 있는 로이스 교육원(원장 장수경)만 해도 일대일 상담식으로 진행되는‘학습기술 코스’(Study Skills Course) 수강생이 초등학생에서 고교생까지 30여명에 이른다. 이 교육원 브렌다 가메즈 카운슬러를 만나 “다이어트든, 공부습관이든 모든 훈련은 일찍 시작할수록 몸에 배는데 치르는 희생도 적게 마련”이라는 그의 설명과 함께 ‘맞춤형 학습지도’의 체험자 소견도 들어봤다.
방학을 맞아 자신에게 맞는 학습습관이나 시간관리 방법을 배우려 전문가를 찾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 제니퍼 김(오른쪽·브라보메디칼매그닛 11학년))양이 로이스교육원 브렌다 가메즈 카운슬러로부터 시간관리 체크리스트 작성법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신효섭 기자>
하루일과 10분단위로 작성
시간 관리요령 등 일대일 상담식 훈련
“결국 ‘누가 내 인생의 주인이 되느냐’죠. 주인자리를 ‘시간’에 빼앗기느냐, 아니면 내 시간을 내가 주관하느냐의 문제”라고 말하는 한인 여대생 새라(18세·샌타바바라)양.
초등학교 3학년 때 개인 사설 카운슬러로부터 훈련받은 시간관리및 학습기술이 “오늘 만족스런 하루하루를 지낼 수 있도록 해준 원천이 됐다”고 말한다.
매일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 지각하기 일쑤, 특별한 프로그램이 재미있어서라기보다 “그저 우유부단한 성격 때문에 늦은 시간까지 TV를 끄지 못해 숙제할 시간에 쫓기다 보니 성적은 바닥을 기는 악순환이 이어졌다”는 새라는 “처음 상담 한 두 달 동안은 카운슬러의 참견이 귀찮기만 하더니 언제부턴가 달라지는 나 자신을 느낄 수 있었다”고 한다.
“처음엔 매일 일과를 10분 단위로 적어 일주일치를 검사 받아야 했는데, 그러다 보니 제가 생각하기에도 TV보는 시간이 너무 길어 염치가 없더군요. TV보고도 숙제했다, 책 읽었다고 거짓으로 적어갔지요.”
냉장고·TV등에 일과표 부착
하지만 한 달째 접어들자 어떻게 눈치챘는지 카운슬러가 집으로 전화하거나 가족들을 통해 일정을 확인하면서 온 가족이 눈치채지 않게 새라를 도와주기 시작한 것.
“생전 그런 일 없던 언니가 제 공부에 방해된다며 TV를 꺼달라고 하거나, 엄마가 매주 도서관에 함께 데려 가셔서 좋아하는 책을 빌려 올 수 있도록 해 조금씩 독서에 취미를 갖도록 하는 식”이었다.
이렇게 1년간 매주 카운슬러를 만나 상담을 하면서 “집중이 잘 되는 시간이 저녁 식사 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고 그때부터 초등학교 졸업 때까지 저녁식사 전 그날의 숙제를 끝마치는 버릇을 갖게 됐다”고 전했다.
또 “물론 학습 양이 많아진 중학교부터는 자연히 학습시간을 더 늘리고 카운슬러의 권유대로 방문과 냉장고, TV앞 등 곳곳에 스케줄 표를 붙여놓고 시간을 관리하다보니 고교시절에도 학교공부나 과외활동을 힘들지 않게 지낼 수 있었던 것 같다”는 새라는 지난가을 UC 샌타바바라에 입학해 현재 “원하는 해양학 공부에 심취해 있다”고 전했다.
주로 6~10학년생… 초등생도 증가세
책가방이든, 옷장 서랍이든 정리라고는 도무지 몰랐던 제프리(15세·노스리지 거주)군.
평소 숙제는 커녕, 불규칙한 등·하교 시간에 아무 때나 자고 일어나고, 식사시간도 일정치 않던 제프리는 “생업에 정신없이 바쁘신 부모님과 그래서 주로 혼자 있게 되는 주변환경이 오히려 편안했다”고 한다.
상담 4주만에 규칙적생활
하지만 막상 고교진학 후 함께 놀던 친구들이 학원이다, 자원봉사다 하며 학교생활에 충실하기 시작하면서 “혼자만 뒤처지는 것 같아 덜컥 겁이 나더라”는 제프리군은 그래서 부모님과 상의 끝에 친지 소개로 올 여름방학에 맞춰 “대학진학상담학원의 맞춤형 학습기술 카운슬러를 만나 상담을 받아 온 지 4주째”. 지난 한 달간 어렴풋하던 자신의 목표를 정리하거나 새로 설정하고, 달성을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과 카운슬러가 권하는 일들을 일목요연하게 적어 시도해 봤다.
5주 째로 접어드는 7월 둘째 주, 눈에 띄는 변화로 “낮잠 안자고, 저녁 잠자리에 들고 깨는 시간과 식사시간이 일정해 진 점과 지난 학기 노트를 모두 과목별로 정리했다는 것 정도”라고 전했다.
“지금도 공부하려 책상 앞에만 앉으면 좀이 쑤셔 한 시간도 버티지 못하지만 이번 방학동안 나 자신이 공부에 가장 효율을 올릴 수 있는 시간대를 파악하고 나 자신에게 효과적인 노트필기법을 배우는 것만으로도 큰 성과를 얻은 것으로 생각한다”고 만족해했다.
보통 6주, 12시간이 기본
지난 12년간 남가주의 여러 인종 학생들을 상대로 맞춤형 학습스킬 지도를 해왔다는 가메즈 카운슬러는 “의외로 많은 학생들이 공부를 잘 하고 싶은 자신의 갈망에도 불구하고 잘못된 습관으로 고생을 하고 있다”며 “시간관리는 짧은 시간에 더 많은 일을 하도록 함으로써 인생의 성공을 보장해 주는 요술방망이도 아니고, 인생에서 휴식마저 빼앗아가 비인간화하는 구속의 도구도 아니다”고 말했다.
또 “시간관리란 특별한 테크닉이 아니라 각자 인생을 자신이 원하는 대로 여유 있게 살게 도와주는 삶의 방식으로 경험에 비춰볼 때 어릴수록 자신의 방식을 찾는 시간이나 몸에 배는 기간도 단축되고 부모님과 충돌하는 등 과정의 어려움도 덜 겪게 된다”고 전했다.
개인 학습습관 지도는 “보통 6주(총 12시간) 코스가 기본이며 6∼10학년이 많지만 초등학생도 점차 늘고 있다고 전했다.
학습습관 들이기 맞춤형 지도에 대한 브렌다 가메즈 카운슬러의 설명을 항목별로 정리해 본다. 그녀는 이 프로그램을 시간 관리, 노트 필기법, 단·중·장기 학습목표, 롤 모델 생각해 정리, 플래시 카드 활용을 비롯한 실질적인 학습방법 모색 등 6가지 주제로 나눠 진행하고 있다.
①초기평가-학교성적과 일상생활, 학습환경 등을 알아보는 초기진단. 첫 시간에 완전히 알 수 는 없지만 지속적 대화를 통해 처한 환경의 특징이 어떤 영향을 주는지 파악하는 절차다.
②목표설정-앞으로 2∼3주(단기), 3∼6개월(중기), 1∼2년(장기) 안에 달성하고자 하는 각 목표를 정리 또는 설정토록 한다. 예를 들어 ‘매일 일정한 독서시간 갖기’는 단기, ‘다음학기 핵심과목에서 스트레이트 A학점 받기’는 중기목표에 해당되며 ‘희망대학에 진학해 성공적으로 마치고 원하는 분야에서 일하는 것’ 등은 장기목표라 할 수 있다.
③롤 모델 선정-학생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3명을 선정토록 한다. 각각 ‘어떤 점이 영향을 줬으며 목표 달성을 위해 그 사람으로부터 어떤 도움을 받을 수 있을 지’를 편지형식으로 적도록 한다. 편지는 원할 경우 직접 전달하거나 원치 않으면 그냥 보관하도록 한다. 이 같은 방법은 학생들로 하여금 긍정적이고 가시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달성코자 노력하는데 지속적인 격려가 되므로 매우 유용하다.
④시간관리-개인에 따라 30분 또는 1시간 간격으로 하루 일과를 적도록 한다. 평가목적이 아니라 공부와 휴식을 포함한 일상생활을 최대한 편안히 하면서 동시에 효율을 극대화하는 방법을 모색하기 위한 것임을 주지시킨다. 따라서 정확하고 정직하게 기록할 것을 강조한다.
단, 대부분 청소년들은 타인의 지시와 참견에 거부감을 느끼게 마련. 시간대와 할 일을 지정해 주는 주입식을 피하고 자율적으로 할 수 있도록 격려하면서 길잡이가 되도록 해야 한다.
⑤노트필기법-코넬노트 필기법 등 개인에게 효과적인 필기법을 연습을 통해 찾아 준다. 좋은 학습습관은 시간관리에서, 또 시간관리는 정리습관에서 비롯되는 것임에도 불구, 대부분 어린 학생들은 책가방에서 책상과 방 정리에 이르기까지 모두 부모님이 해주는 실정. 일목요연한 노트 필기 기술을 익히는 것은 곧 자기 물건을 챙기고 정리하는 습관을 들이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
⑥플래시카드-학기 중 시험을 앞두고 있다면, 출제 예상문제를 뽑아 적고 뒷면엔 답을 적어 플래시 카드를 만든다. 이를 활용해 간단한 퀴즈를 내고 답을 맞히면 학용품이나 캔디 등 작은 보너스를 주는 등 개인에 따라 학습 동기를 북돋우는 방법을 택해 보상해 주는 것도 매우 좋은 방법으로 나중엔 혼자 스스로 활용할 수 있다.
<김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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