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양국의 동맹관계가 어떻게 될지 그 앞날에 대한 불안이 고조되면서 워싱턴과 서울 양측에서 우려의 시각이 없지 않다. 하지만 한미 관계 50여년중 양국은 지금 그 어느 때보다도 많은 공통점을 갖고 있다. 예를 들면 개방 시장, 자유 무역, 법규 존중, 민주주의 원칙 등에 대한 공통의 가치관이다.
현재 양국간 가장 중요한 이슈중의 하나는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가능성이다. 현재 진행중인 FTA 검토 과정이 자동적으로 FTA 협상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이를 통해 상호 교역의 장애물들을 파악, 장차 무역 협정을 위한 기초를 다지게 될 것이다.
워싱턴과 서울은 이번 기회를 양국간에 존재하는 무역 이슈들을 광범위하게 검토하고 해법을 개발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FTA 성사 가능성 여부를 떠나서 교역관계에서 제기되는 도전들을 상호 수용하고 해결해나가는 자체가 미국과 한국에 보다 적극적이고 생산적인 미래를 열어 줄 것이다. 따라서 공식적 FTA 협상 가능성은 활발하게 타진되어야만 한다.
1953년 상호 안보협약 발효 이후 미국과 한국은 긴밀한 동맹관계를 유지해 왔으며 그것이 동북아 안정과 안보를 지탱하는 한 기둥 역할을 했다. 미국은 한국전쟁 이후 한국 경제 발전에 막중한 역할을 담당해왔다. 그러나 지난 20년간 상호 교역량이 엄청나게 늘어나면서 근년 상호 경제 관계는 점차 균형을 잡고 있다. 지난 2004년 양국간 총 교역량은 700억달러를 상회, 1990년 이후 120%가 증가했다.
한국은 세계 11위 경제 대국이고 미국은 한국의 수출 시장 중 2위를 차지한다. 반면 한국은 미국의 7번째 수출 시장이다. 2003년 기준, 한국은 미국의 다섯 번째 농산물 수출 시장이자 세번째 쇠고기 수출 시장이다. 아울러 근년 외국자본 직접투자 증가에 따라 지난 10년간 한국내 미국의 투자는 거의 300억달러에 달한다. 현재 한국에서 운영되는 미국 기업들은 3,000개가 넘는다. 미국의 최대 교역상대국 중의 하나로서 한국은 현재 상대적으로 자유롭게 미국 시장에 접근하는 반면 미국 수출은 한국에서 여전히 장벽들을 맞고 있다.
한미 FTA가 체결될 겨우 미국이 얻게 되는 가장 큰 혜택 중의 하나는 한국에 대한 수출 기회 증대이다. 2001년 발간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 보고서는 한미 FTA로 미국이 연간 대 한국 수출고를 거의 200억달러 증가시킬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한국의 대미 수출고는 100억달러 증가될 것으로 추정되었다. 2010년까지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를 열고 싶어하는 한국이 그 목표를 달성하려면 무역 협정은 불가피할 지도 모른다. 천연자원 없이 수출에 크게 의존하는 경제 구조상 한국은 수출을 매년 12%씩 올리지 않고는 그 목표를 현실화시킬 수가 없다.
한미간 FTA는 경제적 혜택을 넘어 양국간 관계를 보다 폭넓게 강화하면서 정치 및 안보 분야의 연대도 공고히 하게 될 것이다.
한미 FTA가 가져올 이득에 대해서는 광범위한 합의가 이루어져 있다. 미국과 한국의 기업들은 FTA에 대해 적극적이다. 하지만 워싱턴의 공식적 지지는 현재 잠잠해진 상태이다. 시장 개방과 관련, 한국 내에서 점증하는 민족주의적 반응에 워싱턴은 우려의 시선을 보이고 있다. 민족주의 자체를 반드시 부정적으로 볼 것은 없지만 한국에서는 그 톤이 외국에 대한 적대적 감정으로 연결되어 있어 걱정스러울 정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가까운 장래에 한국과의 자유무역 협정을 위한 협상을 고려해야만 한다. 한미 FTA를 위한 긍정적 모멘텀을 위해 미국은 먼저 해야할 일들이 있다.
첫째, 한국정부가 미국 쇠고기 수입과 스크린 쿼타등 이슈들에 부딪침으로써 한미 FTA에 진지하다는 정치적 의지를 보이도록 촉구해야 한다. 둘째, 양국 정책 수립자들과 기업들로부터 보다 강력하고 구체적인 지지를 얻어내도록 노력해야 한다. 셋째, 미국은 현재 진행중인 한국의 개혁을 격려해야 한다.
한국과 미국은 경제 관계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음으로써 얻을 것이 많다. FTA 추진 작업은 양국에 긍정적 대화의 장을 마련, 동맹관계를 강화하고, 궁극적으로 양국의 국가적 이익에 도움을 줄 것이다.
발비나 황
헤리티지 재단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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