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욱(목회학박사)
가정이 행복하면 만사가 잘된다. 이 말을 한자로 하면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다. 그런데 문제는 있다. 가정이 잘돼야 만사가 잘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렇게 지키지 못하는 게 문제다. 어떻게 해야 가정을 잘되게 하는 걸까. 어떻게 해야 행복한 가정을 만들까. 세상에 수많은 일들이
있지만 가정을 행복하게 하는 일 만큼은 쉽지 않은 것 같다. 그렇지만 노력하면 되는 것도 가정의 행복인 것 같다.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많은 사람들이 가정에 관한 말들을 하고 있다. 그 말들은 하나같이 가정이 행복해야 함을 논하고 있다. 그렇다면 가정이 행복하다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 걸까. 가정과 행복 정의부터 내려야 할 것 같다. 가정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행복이 무엇인지도 모르면서 가
정의 행복을 말한다는 것 자체가 모순되기 때문이다.
가정이란 영어로는 홈(Home)을 말한다. 백과사전에 보니 가정은 “영위하는 장소(집)를 가정이라고 하는데, 특히 인간만을 가리키는 경우도 있다. 또 장소나 인간을 나타내는 것 이외에도 예를 들면 <명랑한 가정을 만든다>라는 말과 같이 인간에 의해서 형성되고 있는 생활 그 자체를
말하기도 한다”고 되어 있다.
또 국어사전을 보니 가정이란 “집안 살림을 꾸려 가는 일”이라 했고 “한 가족으로 이루어진
생활 공동체, 또는 그 생활의 터전”이라 되어 있다. 아주 간략하게나마 잘 정의되어 있음을 보
는데 여기서 가장 주의해 보아야 할 것은 ‘생활 공동체’라고 하는 말이다. 이 말은 한 사람
이 사는 곳은 가정이 될 수 없음을 뜻한다.
한 사람 이상, 즉 둘 이상의 가족이 공동생활을 하는 곳이 가정이다. 한 사람이 아닌 둘이란 부
부가 될 수 있고 부부와 자식들 혹은 부모와 형제들이 함께 사는 그런 곳도 가정이 될 수 있다. 오래전 한국에서는 할아버지 할머니, 부모, 자식 등 3대가 함께 살아가는 대가족들도 있었으나 지금은 그리 흔히 볼 수 없다. 지금은 핵가족이라 하여 부부만 혹은 자식도 하나만 낳아
가정을 꾸미고 살아가는 것을 많이 볼 수 있다.
이렇듯 한 가족으로 이루어진 공동체가 가정이니 가족 간 서로에게 불편을 주지 않고 지내며 서로 도와 살아야 하는 곳이 가정이다. 가정 홈(Home)은 집, 즉 하우스(House)하고는 개념이 틀리다. 집은 거처로서 잠을 자며 밥을 먹으며 텔레비전을 보는 등 장소로서의 개념이지만 홈
은 장소의 개념이 아니라 느낌의 개념으로 보아야 할 것 같다.
행복에 대한 정의도 알아보자. 행복을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니 두 가지로 나와 있다. 한 가지는 말을 그대로 풀어놓은 “복된 좋은 운수”라 되어 있고 또 하나는 “생활의 만족과 삶의 보람을 느끼는 흐믓한 상태”라 되어 있다. 또 백과사전을 보니 아주 간략하게 나와 있다. 행복
(Happiness)이란 “만족감”이란다.
개념에 대한 정의는 이 정도로 된 것 같으니 말을 종합해 풀어 보자. 행복한 가정이란 “만족과 삶의 보람을 느끼는 흐믓한 가족 생활 공동체”라 풀이해 보면 어떨까. 참 좋은 정의인 것 같으나 이렇게 되게 하기에는 가족들 간의 부단한 노력이 있어야 함은 물론이다. 노력이란 말로만 되는 것이 아니라 실천, 즉 행동이 따라야만 한다.
한자에 ‘군군신신부부자자(君君臣臣父父子子)’란 말이 있다. 이 말은 군, 즉 제왕은 제왕대로의 역할이 있어 그대로 해야 하고 신하는 신하대로의 역할이 있어 그대로 해야 하고 부모는 부모대로의 역할이 있어 그대로 해야 하고 자식은 자식대로의 역할이 있어 그대로 행해야 함을 뜻한다. 가정을 이루는 가족 간에도 적용되는 말이다.
가정이 행복해 지려면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자식들이 하나같이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역할에 만족스럽게 충실해야만 한다. 아버지는 아버지대로, 어머니는 어머니대로, 자식들을 자식대로 해야 할 일을 하며 서로 마찰을 빚지 말아야 한다. 아버지가 어머니 역할을 하려해도 곤란
하고 어머니가 아버지 역할을 하려해도 곤란하다. 그러나 경우에 따라서는 아버지가 어머니 역바느질도 할 수 있어야 하는 게 행복한 가정을 만드는 비결이 될 수 있음을 알아야겠다. 어머니도 마찬가지, 자식들도 마찬가지다. 가정이 행복하면 남편이 출세한다, 자식이 성공한다, 아내는 건강해진다. 가정의 달을 맞아 가정의 행복을 추구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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