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고살사에 라입즙을 짜 넣고 있는 요리 전문가 이예숙씨.
이예숙씨의 간단한 손님 초대 요리
갈비·잡채 대신
퓨전 감각을 살려
근사한 아메리칸식
풀코스 메뉴를
계절의 여왕 5월이 한창이다.
5월 하면 머릿속을 채우는 건 대략 두 가지.
첫째는 야들야들했던 연둣빛 봄 이파리가 어느새 진초록 여름 이파리로 변해간다는 것. 한결 풍성해진 초록나무를 보고 있노라면 벌써 초여름 기운이 슬슬 느껴진다.
또 한가지는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등 유난히 가족 행사가 많은 달이라는 것. 특히 이런저런 행사가 많으면 괜히 바빠지는 건 주부들의 마음이다.
선물 준비야 간단하지만, 집에서 가족 모임이라도 갖게 되면 그때부터 괜스레 마음이 부산해지기까지 한다. 아무리 조촐하고 간단히 차려낸다고 해도 직접 음식을 만들어 손님을 초대하는 일은 영원히 부담스러운 숙제 같은 일이니까. 하지만 어차피 해야 할 숙제라면 빨리, 제대로 해치우는 것도 마음의 부담을 털어 버릴 수 있는 현명한 방법이다.
통상 갈비와 잡채로 일관하던 식상한 초대요리 대신 ‘이번만큼은 뭐 좀 근사한 것 없을까’ 하는 의욕이 불끈 생긴다면, 지금까지와 다른 색다른 맛을 준비해보자.
수프와 샐러드, 애피타이저와 메인요리, 디저트까지 큰 맘 먹고 풀코스로 준비해 보면 어떨까. 코스 요리가 너무 어려워 보인다면 밥하고, 국 끓이고, 김치 썰어 담고, 밑반찬 챙기고, 갈비 굽고, 잡채 볶고 하는 것에 비하면 생각만큼 그다지 어려운 일도 아니다.
사람들과 어울리기 좋아해 종종 손님들을 초대해 즐거운 시간을 갖는다는 요리 전문가 이예숙씨가 초여름 날씨에 어울리는 상큼한 아메리칸 식 풀코스 메뉴 몇 가지를 제안했다.
차려 놓으면 근사하지만 준비하고 만들기에 그다지 어렵지 않은 것이 그녀가 제안한 손님 초대 요리의 특징. 간단하면서도 뭔가 있어 보인다고나 할까.
우선, 오리엔탈 퓨전 감각이 그대로 담긴 무 수프에 새콤달콤한 딸기 드레싱 샐러드로 입맛을 돋운다.
‘무로 수프를?’ 할 수도 있겠지만, 포테이토 수프의 고소한 맛에 무의 시원한 맛이 더해진 맛이 난다. 정통 아메리칸식 수프보다 가벼운 맛이라 느끼하지 않아 나이 드신 어른들도 좋아할 듯.
빨간 빛깔이 식욕을 자극하는 딸기 드레싱 샐러드는 시중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스프링 믹스 샐러드에 아삭한 로메인 상추를 손으로 뚝뚝 뜯어 섞고 좋아하는 과일 한 두 개 썰어 올리면 간단히 완성된다.
본격적으로 입과 배를 즐겁게 해줄 애피타이저와 메인 요리는 베이컨을 돌돌 말은 새우와 망고살사를 곁들인 흰살 생선구이. 베이컨 말이 새우는 손으로 집어먹기도 편하고 맛도 좋아 아이들이 특히 좋아하는데, 약간 짭조름하게 양념이 배도록 조리면 평소 밥반찬으로도 손색이 없다.
망고살사를 곁들인 흰살 생선구이는 평범한 흰살 생선에 망고 살사 하나 곁들여 초여름의 상큼함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근사한 계절 요리.
다음 코스로 초여름의 강렬한 햇살에 어울리는 시원한 멜론 셔벗과 달콤한 마델리니로 마무리하면 손님 초대를 위한 코스 메뉴로 완벽하다. 여기에 향 좋은 커피 한 잔 곁들이면 근사한 레스토랑 식사가 부럽지 않다.
일단 손님 초대 일정이 정해졌다면 샐러드 드레싱이나 망고살사와 같이 냉장고에 넣어둘 것들은 미리 만들어 두면 손님 접대하기가 한결 수월해진다. 또한 일일이 한사람씩 서브하기가 번거로우면 뷔페식으로 차려놓고 자유롭게 음식을 즐기도록 하는 것도 손님과 함께 안주인도 즐거운 모임을 즐길 수 있는 아이디어다. 또 한가지, 소개한 메뉴가 한번도 해보지 않은 것들이라면 따로따로 라도 한번씩 해본 다음 손님 초대 메뉴에 넣는 게 안전할 듯.
“미리 한번 만들어 볼까”
★무 수프
▲재료: 무 300g, 양파 1개 200g, 버터 2큰술, 우유 1컵, 생크림 1/2컵, 농도 조절용 밥 2큰술, 후춧가루 약간, 파슬리 약간, 수프용 육수(치킨 브로스 2컵, 물 1컵, 소금 1작은술, 설탕 1작은술)
▲만들기: 무는 얇게 나박 썰기하고 양파는 잘게 다진다. 팬에 버터 2큰술을 넣고 양파가 투명해질 때까지 볶다가 썰어둔 무를 넣고 볶는다.
무가 어느 정도 익으면 만들어둔 수프용 육수를 붓고 분량의 밥을 넣은 다음 15분 정도 끓인다. 핸드 블렌더를 이용해 무를 간 다음 무가 완전히 익을 때까지 좀 더 끓인다.
무가 완전히 익으면 우유를 넣고 끓기 시작하면 생크림을 넣고 잠깐 더 끓인 후 불을 끄고 후춧가루를 뿌려준다. 완성된 무 수프를 볼에 담고 파슬리 다진 것(혹은 검은깨나 김가루)을 위에 뿌려낸다.
★망고살사를 곁들인 생선구이
아삭아삭 씹히는 망고살사와 부드러운 흰살 생선이 어우러져 색다른 맛의 생선 요리.
▲재료: 흰살 생선 필레 4-6조각, 생선 밑간(소금, 후춧가루, 레몬즙 적당량, 밀가루 적당량), 망고 살사(망고 2개, 양파 1/2~1컵, 홍피망 1/4컵. 토마토 3개, 실란트로 2큰술, 할로피뇨 1~2개, 라임 2개, 오렌지 1/2개, 소금, 후춧가루 적당량)
▲만들기: 망고는 깨끗이 씻어 굵게 깍둑썰기하고 양파와 붉은 피망은 잘게 네모로 썬다. 토마토는 씨를 빼고 잘게 네모로 썰고, 실란트로와 할로피뇨 고추도 잘게 다진다. 잘게 썬 과일과 야채를 큰 볼에 담고 소금으로 간 한 다음 후춧가루를 뿌려 고루 섞는다. 라임과 오렌지를 반으로 잘라 즙을 낸 후 과일야채에 고루 뿌린 다음 냉장고에 20-30분 넣어둔다.
생선의 물기를 페이퍼 타월로 두드려 닦아낸 후 소금, 후춧가루, 레몬즙으로 밑간해 10분정도 두었다가 밀가루를 살짝 묻힌다.
프라이팬을 달궈 올리브오일이나 버터를 두르고 준비해둔 생선을 앞뒤로 노릇하게 굽는다. 접시에 생선을 담고 냉장고에 넣어둔 망고 살사를 생선 위에 올려 낸다.
★마델리니
▲재료: 버터 1/2컵, 상온의 달걀 3개, 소금 1/4~1/2 작은술, 설탕 3/4컵, 바닐라 엑스트랙 1작은술, 밀가루 1컵, 베이킹 파우더 1/2작은술, 레몬 껍질 간 것(zest) 1개 분량.
▲만들기: 작은 소스팬에 버터를 넣고 약불에서 서서히 녹인 후 미지근한 온도로 식힌다. 혹은 중탕하여 버터를 녹인다.
밀가루를 체에 쳐 내려두고 오븐을 350-375도로 예열한다. 믹싱 볼에 분량의 달걀과 소금을 넣고 하이 스피드로 1분 동안 젓다가 바닐라 엑스트랙을 넣고 다시 저어준 후 설탕을 조금씩 넣어가며 5분 동안 저어준다. 체에 친 밀가루를 3-4회에 나누어 넣어 주걱으로 가볍게 섞어주고 녹인 버터도 조금씩 나누어 넣은 후 준비한 레몬껍질도 넣어 재빨리 섞어준다. 마델리니 팬 구석구석 오일 스프레이를 뿌리고 반죽은 2/3씩 넣은 후 팬 아래 쿠킹 시트를 깔고 가장 자리가 약간 노릇해질 때까지 10-15분 정도 굽는다.
오븐에서 꺼낸 다음 쿠킹 랙에 하나씩 올려 식힌 후 완전히 식은 다음 밀폐 용기에 담아 두었다가 먹기 직전 파우더 슈거를 뿌려낸다.
★베이컨으로 만 새우
▲재료: 냉동 생새우 큰 것 16-20마리, 베이컨 8장-10장, 이쑤시개 16-20개, 소스(바비큐 소스 1/4컵, 꿀 1 1/2~2큰술)
▲만들기: 새우는 해동하고 베이컨은 반으로 잘라 놓는다. 바비큐 소스와 꿀을 섞어 소스를 만든다. 새우를 베이컨으로 하나씩 말아 이쑤시개로 고정해 놓는다.
팬을 달궈 베이컨 말이 새우를 넣고 앞뒤로 살짝 지지다가 소스를 넣고 윤기나게 조린다.
★멜론 셔벗
멜론 셔벗 위에 멜론을 동동 띄워 내면 그 맛이 더 상큼해진다.
▲재료: 잘 익은 허니듀 멜론 1개, 캔털로프 멜론 1/2개, 위핑 크림 1/2컵, 레몬즙 1큰술, 설탕 2큰술, 소금 약간
▲만들기: 허니듀 멜론은 껍질을 벗겨 큼직하게 썬다. 믹서에 썰어둔 멜론 500g과 분량의 휘핑 크림, 레몬즙, 설탕, 소금을 넣고 함께 곱게 간다. 갈아둔 멜론을 커다란 통에 담아 냉장고에 넣어 두었다가 서브하기 두 시간 전쯤 냉동실에 넣고 살짝 얼린다. 수박 화채용 스쿱으로 허니듀 멜론과 캔털로프 멜론을 동그란 모양으로 떠 작은 그릇에 담아 냉장고에 보관한다. 갈아서 얼려둔 멜론 셔벗을 작은 볼에 담고 허니듀 멜론과 캔털로프 멜론을 멜론 셔벗 위에 띄워 차갑게 서브한다.
★딸기 드레싱 샐러드
▲재료: 양상추, 스프링 믹스, 치커리 등 야채 적당량, 딸기, 키위, 오렌지, 드레싱(카놀라 오일 3큰술, 갈아놓은 딸기 3큰술, 설탕 1 1/2~2큰술, 레몬즙 1큰술, 샴페인 식초 2큰술, 소금 약간)
▲만들기: 작은 볼에 먼저 카놀라 오일을 붓고 재빨리 저어준 후 딸기 간 것, 설탕, 레몬즙, 샴페인 식초를 넣고 다시 잘 저어 드레싱을 만든다. 치커리와 양상추는 한입 크기로 뜯어 얼음물에 담갔다 물기를 뺀다. 딸기는 씻어 슬라이스하고 키위도 껍질을 벗기고 길이로 반을 가른 후 한입 크기로 슬라이스 한다.
오렌지는 알맹이가 드러나게 칼로 겉껍질과 속껍질을 도려내고 한 입 크기로 썬다. 샐러드 볼에 야채와 과일을 색이 어우러지게 담고 드레싱을 뿌린다.
<글·사진 성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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