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한인 과학자 조셉 김 박사가 펜실베니아에 설립한 바이오 벤처 제약회사 VGX사가 C형 간염을 치료할 수 있는 알약을 개발해 임상실험중이란 뉴스가 큰 화제를 모았었다. VGX사가 개발한 신개념의 C형 간염치료제 VGX-820가 일반인들에게 상용화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환자의 30~40% 정도에만 적용할 수 있었던 기존 치료제와는 달리 C형 간염의 모든 유형에 작용할 수 있고, 부작용 우려가 적다는 점에서 큰 희소식이 되고 있다.
아직 예방백신이 없는 C형 간염은 간경변이나 간암의 주요 원인이어서 잘 다스려야 한다.
수혈·키스·칫솔 같이 써 감염… 만성 되면 간암으로 발전
술·담배끊고 운동·휴식 적당히… 채소·곡물위주 식사를
C형 간염은 B형 간염에 비해 한인들에게는 좀 낯설다.
하지만 B형 간염이 예방백신으로 줄어들고 있는 데 반해 C형 간염은 아직까지 예방백신이 없어 오히려 증가 추세다.
미국에서는 매년 1만명이 C형 간염 바이러스(hepatits C virus) 때문에 사망하며 2010년에는 그 숫자가 3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진호 내과전문의는 “미국 전체에서 C형 간염 보균자는 1.8~2%로 추산된다. 약 500만명이 앓고 있다는 얘기”라며 “국민 건강문제”라고 말했다. 이용태 내과전문의는 “만성화가 진행되면 완치가 어려워 피검사로 C형이 판명되면 환자에게 알리기가 힘겹다”고 토로했다.
C형은 간경변증이나 간암의 주요 원인이기 때문에 위험한 간질환으로 분류된다. 보통 만성간염에서 간경변증으로, 간경변증이 심해지면 간이 굳어져 간기능이 떨어지고 제 기능을 못해 간암으로 발전하게 되는데 C형 간염은 바로 간암으로 발전되기도 한다.
C형 간염으로 인해 만성 간염이 진행된 후 20~25%는 간경화가 올 수 있으며 그 중에서도 20~30%가 간암으로 진행될 수 있다. 이용태 내과의는 “C형 간염은 만성 간염이 되는 경우가 B 형 간염보다 높고 또한 간경화로 진행되는 경우도 B형보다 높은 편이다. 여러 연구 결과 80%가 간이 나빠지고 간경화 조짐이 보이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서진호 내과의는 “난치병이라기보다는 C형 간염이 위험한 이유는 C형 간염 바이러스가 몸 안에 들어오면 보균자의 85%나 만성 간염으로 발전하기 때문에 위험한 병으로 인식하는 것이 옳다”고 설명했다. 어려운 병이기도 하지만 생존율은 높은 편으로 미국에서는 HCV를 갖고 있는 사람 중 99%가 생존해 있다.
만성간염은 6개월 이상 바이러스를 보균하고 있는 상태다. 간염 바이러스에는 여러 종류가 있는데, 급성인 A형을 비롯해, 만성간염인 B와 C형, 또한 D, E, G형까지 존재한다.
C형 간염 바이러스가 규명된 것은 1989년. 불과 16년 전이다. 전에는 ‘Non A’(A형이 아닌), ‘Non B’(B형이 아닌)으로 취급됐었다. 서 내과의는 “바이러스가 몸 안에 들어오면 면역균이 바이러스를 잡으려고 한다. C형 간염 바이러스는 유전자가 RNA 바이러스로 알려져 있는데, 이 바이러스는 재빠르게 형태를 자꾸 바꾸기 때문에 면역균이 인식하지 못해 만성화가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내과의는 “C형 간염은 간단하게 얘기해서 B형 간염과 비슷하지만 B형보다는 조금 더 중한 질병”이라고 설명했다.
증상과 감염경로
증상은 특별한 뚜렷한 증상이 없고 그냥 피곤하거나 경우에 따라 눈과 피부에 황달이 생기기도 한다. 메스꺼운 증세나 입맛을 잃고 오른쪽 갈비뼈 아래가 조금 불편하거나 아플 수 있으며 근육 및 관절통이 생길 수도 있다. 하지만 만성간염의 진행은 굉장히 느린 편으로 이런 증상을 느끼기까지 감염 후 오랜 시간이 걸리기도 하며 감염 후 30년까지도 증세가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
C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 중 80%까지 증상을 못 느끼고 지내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간염 사실을 모른 채 수 십년 후, 피로감이 있어 병원을 찾거나 정기적인 건강검진에서 간기능 검사의 이상이 발견돼 정밀 검사를 해보고 확인되는 경우가 많다.
B형과 달리 음식을 통한 감염은 아닌 것으로 보고 있으며 오염된 피를 통한 전염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주로 마약 정맥 주사를 맞는 과정에서 주사기를 공용하거나 오염된 피를 수혈 받는 것이 주요 감염원인이다. 또한 비위생적인 바늘을 이용해 귀에 피어싱을 하거나 문신을 하는 경우, 피부 접촉을 통한 간염은 아니지만 섹스로도 감염될 수 있다.
감염자와 칫솔을 공유하는 경우 양치질을 할 때 출혈로 인해 감염될 수도 있다. 미국에서는 60~70년대 마약 사용이 빈번했던 히피문화 속에서 깨끗한 정맥주사 바늘을 사용하지 않고 공용했기 때문에 C형 간염이 높은 편이다.
또한 1992년 혈액 검사 전 수혈을 받은 경우가 해당되는데, 한국에서도 헌혈이 귀했던 60~70년대에는 미국에서 헌혈한 피를 수입한 것이 C형 간염의 원인으로 지적된다.
유전적인 질환은 아니지만 산모가 C형 간염 보균자인 경우 출산하면서 신생아에게 감염시킬 수 있는 확률은 B형 간염보다 높은 편이다. 태반이 떨어지면서 아기에게 피가 노출되면서 감염시킬 수 있다.
검사와 치료방법
검사는 일반적으로 피검사를 통해 알 수 있는데, 보통 바이러스 항체가 있다면 면역이 된 것으로 보지만 C형 간염은 항체가 있으면 바이러스 보균자로 판명한다. 또한 간기능 검사를 위한 복부 초음파검사를 하기도 하는데 초음파 검사는 간암의 여부를 진단한다. 간염 바이러스 보균자는 정기적인 간기능검사를 통해 간의 건강 상태를 체크하는게 좋다.
서 내과의는 “간경화 진행이 안된 경우 1년에 한번 정도 피검사와 초음파 검사를 해보는 것이 좋으며 간경화가 진행된 경우는 6개월에 한번 피검사와 초음파 검사를 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피검사를 통해 간 수치가 올라갔다면 간이 부은 상태를 말한다. C형 간염의 치료는 인터페론(interferon) 주사치료와 내복약 라이바바이론(Ribavirin)이 사용돼 왔다. 최근에는 업그레이드 된 인터페론 주사제가 나오기도 했으며 인터페론과 라이바바이론을 접목시킨 치료효과를 보다 높인 리베트론(Rebetron)이 나오기도 했다. 간수치를 정상으로 만드는 것을 치료라고 볼 수 있는데 리베트론 치료를 6개월에서 1년 정도 하면 올라간 간 수치가 50% 정도 다시 회복된다고 한다.
간경화가 심하게 진행되면 간이식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기존 치료제는 효과가 크지 않고 부작용이 심하고 약값도 비싸다. 또한 완치가 아니라 바이러스의 활동을 줄이기 위해 치료하게 되는 것으로 의사들도 적극적인 약물치료를 권하지 않는다. 하지만 간염검사때 간 기능이 급속도로 심해지거나 간경화 진행이 빠른 경우에는 전문의의 처방에 따라 적합한 치료가 요구되기도 한다.
예방으로는 여러 섹스 파트너와 안전하지 않은 섹스를 삼갈 것, 마약을 사용하지 말 것, 주사 바늘이나 침은 결코 함께 사용하지 말거나 오염된 기구는 사용하지 말것. 바디 피어싱이나 문신을 할 때도 사용하는 도구가 안전한지 점검해야 한다.
보균자 건강관리 어떻게
녹즙도 매일 마시면 간에 부담줄 수도
-가장 주의해야 될 것은 바로 알콜이다. C형 간염증세가 나왔다면 바로 금주해야 한다. C형 간염은 술을 안 마시는 사람보다 훨씬 더 간경화가 더 빨리 진행될 수 있다.
-금연한다. 담배에는 니코틴 등 여러 유해 물질이 있어 간암 등 간질환 발생률을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현재 복용중인 약이나 간을 상하게 할 수 있는 약은 피하거나 의사와 상의한다.
-운동을 적당히 하고 적당히 쉰다. 과일이나 야채, 곡물위주의 건강한 음식을 섭취한다.
-식사는 필수영양소를 충분히 섭취하고 하루 세끼 식사를 규칙적으로 한다. 식품첨가물이 많이 함유된 인스턴트 식품, 튀긴 음식, 태운 고기, 말린 생선 등은 간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쑥이나 미나리 등을 녹즙기에 짜서 매일 마시는 것도 오히려 간에 부담을 줄 수 있다.
-면도기나 칫솔을 함께 쓰지 않는다
-만성으로 진행되면 당뇨병이나 고혈압처럼 평생 관리한다는 마음으로 관리한다.
도움말 주신 분
서진호 내과 전문의
이용태 내과 전문의
정이온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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