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노 시대 이것이 알고싶다
20여년 전 TV 종류라곤 2∼3가지밖에 없던 한국에서 살다가 처음 미국 TV 스토어에 들렀을 때 수십 가지나 되는 TV 브랜드를 보고 ‘미국생활이 쉽지 않을 것’임을 예감한 적이 있다. 전세계 유명 브랜드는 말할 것도 없고 생전 보지도 듣지도 못한 메이커들의 제품 앞에 무엇을 선택해야 할지 몰라 망설이다가 끝내는 골치가 아프기까지 했다. 테크놀러지의 발달은 소비자에게 다양한 선택권을 부여하는 동시에 많은 의문점을 제기하고 있다. 신제품이 나왔다고 하는데 사야하는 것인지 아니면 더 진보된 제품이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지, 기다린다면 언제까지 기다리는 것이 적정 타임인지… 현대생활은 돈만 있다고 다 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정보만 있다고 해서 다 되는 것도 아니다. 정보를 활용하고 실천하고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는 능력까지 갖춰야 테크놀러지의 발달을 누리면서 살 수 있다. 일반 소비자들이 미처 따라잡지도 못하게 나날이 쏜살같이 변해가고 있는 테크노 시대, 소비자들의 일반적인 궁금증을 전문가들로부터 들어보자.
셀폰 + PDA ‘스마트 폰’사야 하나
TV영화 녹화 어떤 DVD포맷 좋은가
아이들에게 ‘디카’사줘야 하나
DSL과 케이블중 뭘 택할까
불건전한 온라인서 자녀보호는?
아이들의 비디오게임만 해도 그렇다. 게임 큐브와 플레이 스테이션 2가 처음 나오던 몇해 전 미전국 아이들은 산타가 가져다줄 선물 목록에 자그마치 500여달러나 하는 이들 게임기를 꼭 포함시키곤 했다.
성탄절 며칠 전 인근 베스트 바이와 서킷 시티를 다 뒤졌지만 이들 게임기는 이미 동이 났고 인터넷을 뒤지자니 배달시간이 넉넉하지 않아 “불경기라고 난리이더니 돈은 나만 없는 걸까”라며 푸념했던 기억이 있다.
몇해가 지난 요즘 이들 게임기는 100여달러로 값이 내려갔다. 문제는 게임 소프트웨어 한 개에 50여달러나 하는데 신제품이 하루가 멀다하고 쏟아져 아이들은 누가 새 게임을 마스터했는지 내기라도 하듯이 게임을 10개 혹은 20개씩 가지고 있다.
부모들은 돈도 돈이지만 무엇이 과연 아이들에게 ‘그나마 바람직한 게임’인지 선택권을 놓고 머리를 동여매고 숙제라도 해야할 판이다.
1. 셀폰과 PDA를 따로 가지고 다녀야 하는지 아니면 둘이 합쳐진 ‘스마트 폰’을 사야 하는지?
소프트웨어 창투회사인 그루퍼 네트웍사의 대표 조시 페이저는 한 개로 두 가지 기능을 하는 제품이 나와 있는데 무엇 하러 두 가지를 가지고 다니느냐고 반문한다. 운전하면서 PDA로 주소록을 보면서 한쪽 손으로는 전화번호를 펀치하는 것이 번거롭다는 것이다.
형편이 된다면 ‘트레오 600’이나 ‘블랙베리 6230’ 등 스마트폰으로 대체하는 것이 현명하다.
어떤 스마트폰은 아직 풀 키보드가 없어 조금 기다리는 것이 좋은 경우도 있다. 단 스마트폰을 사용하려면 무선전화 회사들이 월 250∼550달러씩을 부과하므로 비용면에서 형편이 되는지를 먼저 견주어 봐야 한다.
2. 집에서 TV 영화를 기록하려고 하는데 어떤 DVD 포맷이 좋은가 ?
DVD+RW, DVD+R, DVD-RW, DVD-R등 여러 부호로 표기된 디스크가 나와 있다. 플러스(+)로 표식된 것은 델, 소니, 기타사 제품이고 대시(-)로 표식된 것은 도시바, 애플사 버너들이다.
RW는 비디오를 녹음했다가 지우고 다시 녹음하기를 1,000번까지 할 수 있는 것이고 R은 녹화만 되는 것이다. 따라서 한번 녹화한 후 영구 보관할 소비자라면 저렴한 R 디스크를 매입하는 것이 유리하지만 기존 것을 지우고 다시 녹음하기를 반복할 소비자라면 값을 더 주더라도 RW를 매입하도록.
3. 아이들에게 언제부터 컴퓨터 사용을 허락해야 하는가?
2세 이전에는 2차원보다는 3차원에서 사물을 보고 익히는 것이 좋다. 따라서 2세 이전에는 컴퓨터뿐만 아니라 TV, 비디오게임 등도 규제해야 한다는 것이 아동전문가들의 견해다.
2세 이후부터는 부모와 함께 컴퓨터 앞에 앉아서 사물을 인지시키되 하루 2시간 이상은 넘지 않아야 한다.
컴퓨터가 베이비시터 역할을 하게 해선 안 된다.
4. 아이들에게 디지털 카메라를 사줘야 하는가?
꼭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일반 카메라에 비해 편리하므로 사주면 좋다.
일반 카메라는 필름전체를 프린트해야 하지만 디지털 카메라는 컴퓨터 화면으로 먼저 확인하고 이미지 샷이 좋은 것만 골라서 프린트할 수 있어 인화지 값을 절약할 수 있다. 또 꼭 인화하지 않고도 개인용 컴퓨터를 통해 친구에게 전자 메일로 영상을 보내고 웹페이지에 올릴 수도 있다. 샤핑 때는 메가픽셀에 중점을 두도록. 메가픽셀은 이미지를 형성하는 점을 일컫는 것으로 높을수록 이미지가 선명하게 프린트된다. 요즘은 100달러 미만으로도 아이들을 위한 좋은 디지털 카메라를 구할 수 있다.
5. DSL과 케이블 중에 어느 것이 더 좋은가?
속도냐 비용이냐의 이슈에 따라 선택이 달라진다. 케이블은 다운로드 때 보통 1초당 3메가바이트 속도를 유지한다.
다이얼 업 모뎀보다 53배나 빠르고 DSL보다는 2∼3배 빠르다. 속도상으로만 보면 아직은 케이블을 능가할 기술이 없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DSL보다 매월 10달러 가량 수수료가 높다.
6. 데스크 탑 개인용 컴퓨터를 랩탑으로 대체해야 하는가?
그렇지 않다. 랩탑이 휴대용이라 간편하기는 하지만 아직까지 데스크 탑 PC에 비해 단점이 많다. PC가 더 저렴하고 파워풀하다. 특히 게임을 하거나 그래픽이 많이 나오는 작업을 할 때는 PC가 훨씬 유리하다. 비행기안에서도 비즈니스나 퍼스트 클래스가 아니면 랩탑 사용이 불가능하고 도난 위험도 랩탑이 훨씬 높다.
7. e-베이 경매에서 한번도 이긴 적이 없다. e-베이 경매에서 이기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매입하고자 하는 물건의 상한선을 입찰가격으로 제시하면 유리하다. 경매가 끝나기 직전에 입찰가격을 제시하게 서비스해 주는 소프트웨어를 이용해도 승산이 있다. 잘 알려진 서비스업체는 Aucion sniper.com이나 eSnipe.com 등이며 경매품목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25센트∼10달러까지 수수료를 내야 한다.
8. 자녀들을 불건전한 온라인으로부터 보호하려면 어떤 방법이 있는가?
아메리카 온라인, 어스링크사 또는 컴캐스트를 인터넷 서비스 프로바이더로 이용하고 있으면 이미 페어런트 컨트롤을 통해서 자녀들이 불필요한 온라인에 접속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만약 다른 서버를 이용하고 있다면 NetNanny나 CyberPatrol 프로그램을 사용해야 한다. 이런 프로그램은 개당 약 40달러씩이다.
9. 고화질 TV를 사야 하는가 아니면 더 기다려야 하는가?
지금은 HDTV가 1,500∼3,000달러씩 하지만 연간 가격이 25∼30%씩 떨어지고 있다.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라면 기다리는 것이 유리하다. 그러나 지금도 스포츠 채널, 디스커버리 채널, 쇼타임과 HBO 등에서 고화질 프로그램을 많이 방영하고 있다.
<정석창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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