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노킹 현상이 있는 차가 아니라면 가계에 주름살을 주는 프리미엄 개스를 넣을 필요가 전혀 없다고 조언한다.
자동차에 대해 소비자들이 알고 있는 상식중에 잘못된 사실들이 꽤 많다. 그중에는 그냥 무지로 끝나는 것도 있지만 빨리 사실을 정확히 알고 습관을 바꾸지 않는다면 오랜 세월에 걸쳐 지갑을 얇게 만드는 것들도 있다. 요즘 같은 고유가 시대에 치명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대표적인 두 가지 오해를 소개한다.
“옥탄가 높으면 차 성능 향상될것”은 착각
컨수머리포츠“연비 개선장치도 효과 없어”
■프리미엄 개스가 더 좋다?
주유소에서 애마에 급유를 할 때 애정을 발휘, 비싼 프리미엄을 선택하면 애마가 내 마음을 알고 적토마처럼 더 파워풀하게 도로를 달려줄까.
많은 사람들이 이따금씩 시간과 정력을 낭비해 가면서 논쟁을 벌이는 질문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예외적인 경우를 빼고는 일반적으로 그렇지 않다.
차에 기름을 넣기 위해 주유소에 갔을 때 운전자들은 캘리포니아서 보통 3개 레벨의 개솔린 중 하나를 선택하는데 옥탄가(옥탄가 91은 개솔린중에 옥탄 성분이 91% 들어있다는 뜻)가 가장 높은 프리미엄 개솔린과 가장 낮은 레귤러 개솔린간의 가격차는 지역과 주유소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20센트 가량이다.
여러 종류의 개솔린이 있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높은 옥탄가의 개솔린을 주유하면 마치 차가 더 잘 나가는 것처럼 믿기 십상이다. 또한 에너지 효율도 높아지고 엔진은 더 깨끗하게 유지되며 최대 출력을 낸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착각을 하는 것은 아주 흔한 일이다.
하지만 진실은 오늘날 생산되는 대다수의 차들은 적절하게 또 효율적으로 운행하는데 비싼 고옥탄가 개솔린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옥탄가 수치는 엔진의 노킹(knocking·미연소 개솔린이 일찍 폭발해 금속을 치는 소리가 나는 것)을 막아주는 정도를 표시하는 것으로 자신이 타고 다니는 차가 노킹 현상이 없는 데도 프리미엄 개솔린을 개솔린을 주유하다면 돈을 길에 버리는 것에 다를 바 없다.
따라서 자동차에 1주일에 1번씩 20갤런을 채우는 사람이 레귤러 대신 프리미엄을 선택한다면 한 번에 4달러씩 한 달에 16달러 이상을 허비하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제조사가 특별히 특정 종류를 지정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옥탄가 87의 무연(unleaded) 개솔린이면 충분하다”고 말한다. 또한 “옥탄가는 단지 노킹에 대한 저항력을 표시하는 수치에 불과하다는 점을 잊지 말라”고 강조한다.
“노킹이 없을 때는 가장 싼 개솔린을 넣고 다니다 노킹이 발생할 경우 한 단계 높은 개솔린을 사용하는 사람이 가장 현명한 소비자”라는 게 이들의 한결같은 조언이다.
전문가들은 “고옥탄가 개솔린이 연비를 높여 줄 것이라는 생각도 오해”라면서 “연비는 차량의 상태, 개솔린 내에 포함된 에너지의 양 등 복합적인 요소에 의해 옥탄가와는 전혀 무관하다”고 말한다. 개솔린 제조시 사용하는 여러 성분의 혼합비율이 제각각이기 때문에 다른 두 정유회사의 같은 옥탄가 개솔린도 에너지의 양이 다르다.
■특수장치 쓰면 연비 향상된다?
개솔린 가격이 여전히 고공 행진을 계속하고 있는 가운데 많은 운전자들이 에너지 효율을 높여준다고 선전하는 제품에 눈을 돌리고 있다.
퓨얼 지니(Fuel Genie), 플래티넘 개스 세이버(Platinum Gas Saver) 등의 제품들은 한결같이 자사 제품이 소비자들의 호주머니 사정을 좋게 해 줄 것이라고 선전한다.
하지만 컨수머 리포츠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이들 제품은 실효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 마디로 돈만 낭비하게 만든다는 것이 컨수머 리포츠의 평가다.
연방 환경청(EPA)은 지난 30년간 테스트를 진행해온 장치에 대한 점수를 웹사이트에 싣고 있는데 이 역시 리포츠와 비슷한 평을 내리고 있다.
바람개비를 연상케 하는 커브진 플래스틱 날개들로 이뤄진 퓨얼 지니(90달러)는 자동차의 공기가 들어가는 호스에 연결돼 엔진 파워를 개선시키고 연비를 좋게 해 준다고 주장하는 제품. 공기의 흐름이 더 원활해져 차의 더 나은 성능을 발휘한다는 논리다.
하지만 리포츠가 도요타 툰드라와 니산 스트라투스를 대상으로 직접 실험해 본 결과 성능이나 연비에 뚜렷한 변화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스테인리스 스틸로 만들어진, 유사한 원리로 작용한다는 제품들도 마찬가지다.
프래티넘 개스 세이버 역시 소비자들을 100달러 더 가난하게 만들 뿐이다. 튜브와 액체가 들어 있는 플래스틱 용기로 이뤄져 있는 제품으로 지난 2001년 2월 테스트에 이어 이번 실험에서도 실망스러운 결과를 나타냈다. 배큠 튜브를 공기가 들어가는 부분에 연결해 설치하면 액체내의 초소형 플래티넘 입자들이 라인을 따라 들어가 차가 개솔린을 더 효율적으로 연소하도록 돕는다는 것이 제조사측의 선전. 하지만 2대의 차량을 대상으로 실시한 실험에서 연비에 변화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결론은 한 탱크의 개솔린을 넣고 가장 높은 연비를 얻는 최선의 방법은 차 제조사에서 조언하는 서비스 스케줄을 잘 따르는 것이다.
<김장섭 기자>
peter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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