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것으로 먹으면 체지방 분해시켜
불면증·히스테리 증상에 효능 탁월
장기 복용시 비장의 기능 해칠수도
이슬람 교도들은 금식을 끝내면서 제일 처음 대추를 먹는다. 이는 모하메드가, ‘누구든 금식을 하는 자는 대추를 먹음으로써 금식을 끝내라’고 한 가르침에 따른 것이다. 그런가 하면 한국의 속담에는 ‘양반 대추 한 개가 하루 아침 해장’이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대추가 몸에 좋다는 뜻일 것이다.
얼마 전 한국에서는 2005년 대입 수능시험이 있었는데, 쿠쿠홈시스의 한 밥솥 요리 전문가는 수험생들에게, 아침에는 비타민이 풍부하고 피와 머리를 맑게 해주는 야채죽을, 그리고 점심에는 대추가 들어간 약식을 먹일 것을 권하고 있다.
대추가 쌀에 부족한 철분과 칼슘, 섬유를 자연스럽게 보충해주며, 노화방지와 쇠약한 내장을 회복시키고 이뇨 효과도 있기 때문이다. 한약을 달일 때나 삼계탕 등 보신음식을 만들 때 으레 대추를 같이 넣는 것도 대추가 모든 약과 잘 어울려서 조화가 되기 때문이다. 대추는 약의 부작용을 막고 약 때문에 위가 상하지 않도록 도와준다.
옛부터 대추는 복숭아, 자두, 살구, 밤과 함께 오과라 해서 귀하게 대접을 받았다. 대추를 조, 또는 목밀이라고도 하는데, 타원형이나 달걀꼴의 열매가 9~10월에 익는다. 대부분 잘 익은 대추는 겉은 붉은 갈색이고, 과육은 흰색에서 엷은 황갈색으로 새콤달콤한 맛이다.
열매는 생식할 뿐 아니라 채취한 후 푹 말려 건과로서 과자, 요리 및 약용으로 쓰이고, 가공하여 대추술, 대추차, 대추 식초, 대추죽 등으로 활용한다. 대추나무를 재배하는데 적합한 곳은 연 평균 기온이 섭씨 8도 이상이고, 1월의 평균 기온이 영하 10도 이상, 연 최저 기온이 영하 28도 이상인 지역이다. 한국에서는 중부지방과 남부지방이 적지인데, 충청도의 보은대추, 경기도의 경대추, 논산의 연산대추, 밀양의 고례대추, 경상북도의 동곡대추 등이 유명하다.
대추는 식용으로 시루떡이나 약식 만들 때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재료이며, 제사상에는 반드시 올려야 하는 과일이다. 그 밖에 잘게 썬 것을 수정과나 식혜에 띄워 먹기도 하며 날 것을 그대로 먹기도 하고, 말려서 저장하여 먹기도 한다.
대추는 중국계 대추와 인도계 대추 등 전혀 다른 2종이 재배되고 있다. 중국계 대추는 한국을 비롯하여 일본, 중국 등 아시아 지역과 러시아 남부, 불가리아, 루마니아 등 유럽 및 캘리포니아를 중심으로 한 미중남부와 서부지방에서 재배되는 온대 낙엽과수이다.
대추나무는 다른 과종에 비해 경영비가 매우 적게 소요되는 수익성이 높은 과실이다. 가지 고르기, 가지치기 등 특별한 기술이나 노력이 따로 소요되지 않으며 열매 솎기나 봉지 씌우기를 할 필요도 없기 때문에 초보자도 쉽게 관리할 수 있다. 특히 기후에 대한 적응 범위가 넓고 토질을 별로 가리지 않으므로 산지를 이용한 대규모 재배가 가능하다.
대추는 약 40그램을 1인분이라고 할 때, 전체 열량은 120 칼로리이고, 지방, 콜레스테롤, 염분이 전혀 들어있지 않다. 탄수화물 31그램, 섬유질 3그램, 당분 28그램, 단백질 1그램 외에, 칼슘과 철분을 함께 섭취할 수 있다.
대추는 훌륭한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꼽히는데, 그 이유는 날대추를 먹을 경우 체지방을 분해시켜주기 때문이다. 평소 몸에 열이 많으면서 마른 체형의 사람들은 날대추를 먹을 경우 체지방이 지나치게 분해되어 여윌 수 있으므로 삼가야 한다.
대추의 효능 중에는 마음을 안정시키고 불면증을 치료하는 효능이 으뜸으로 꼽힌다. 갈락토스, 수크로오수, 맥아당 등 당이 많이 들어있기 때문에 단맛이 나는데, 이 단맛은 긴장을 풀어주어 흥분을 가라앉히고 신경을 완화시키는 작용을 한다. 밤에 잠을 잘 자지 못하거나 꿈을 많이 꾸는 경우와 갱년기 여성들이 짜증, 우울증, 변덕 등의 히스테리 증상을 보일 때도 대추가 더 없이 좋은 식품이다. 뿐만 아니라 부부화합의 묘약이라 불릴 만큼 원기를 돋우어주며, 혈액순환을 좋게 하여 피부를 윤택하게 하고, 오장육부와 12경맥을 골고루 원활하게 해주기 때문에 임산부에게도 좋고, 이뇨작용과 함께 심장, 혈관의 기능을 강화시키는 효능도 있다.
그러나 대추를 장기간 복용할 경우 오히려 체내에 습한 기운을 축적시켜 비장의 기능을 해칠 수도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하는데, 따라서 대추를 이용해 식품을 만들어 먹는 것이 건강에 더 도움이 된다고 할 수 있겠다. 특히 늘 기운이 없고 어지럽고 푸석푸석하며 혈색이 나쁜 사람들은 대추에 인삼을 넣고 푹 달여 마시면 아주 좋다. 이 대추인삼탕은 위장이 약해 소화불량으로 고생하는 경우에도 효과적이다.
<최선명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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