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의 마지막 일요일이 지나고 나면 마치 하루의 길이가 반으로 준 느낌이다. 해가 짧아져 오후 4시면 어둑어둑해져서다. 태양을 찬미했던 고대 이집트인과 로마인들을 공감하게 되는 것은 그만큼 겨울철 태양빛이 아쉽기 때문일 터이다. 일사량이 부족해지면 우리의 몸은 어떤 음식을 더 필요로 할까. 비타민 D는 칼슘의 소화와 흡수를 위해 꼭 필요하며 성장과 튼튼한 뼈의 유지를 위해서도 필수적인 영양소다. 비타민 D의 별명은 ‘햇빛 비타민.’ 우리 몸은 태양빛을 쪼이면 자연적으로 비타민 D를 생산해내기 때문에 이런 별명이 붙었다.
칼슘의 소화·흡수 돕고 성장과 뼈를 튼튼하게
하루 200~600 IU 필요 주 2~3회 5~15분 햇빛을
두부·우유·오렌지 주스·시리얼등 강화식품
주 2-3회 정도 매일 5-15분, 피부색이 짙을 경우 약 30분가량 얼굴과 손을 노출하는 것만으로도 자생적으로 비타민 D를 생산해 내기에는 충분하다. 비타민 D는 지용성이라 피하지방 속에 저장되는데 우리 몸은 3-10월 사이에 충분한 비타민 D를 만들어 몸속에 비축했다가 겨울철에 쓸 수 있도록 조금씩 내보내고 있다.
그렇다면 뭐가 문제일까. 몸이 다 알아서 하는데. 문제는 요즘 현대인들이 충분한 비타민 D를 생산해내지 못하는 라이프스타일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태양에의 직접 노출은 피부 미용 때문이 아니더라도 피부암에 대한 우려로 권장할 만한 게 못된다. 얼굴과 손은 선블럭 로션으로 가리고 선블럭 처리가 된 옷으로 온 몸을 가리는데 어떻게 충분한 태양빛을 받겠는가.
거기다 자동차의 창문도 까맣게 틴트를 쳐 태양에의 노출은 현격히 줄어들었다. 서머타임이 해제되고 나면 아침 일찍 출근했다 퇴근하는 회사원들은 하루 종일 해바라기 할 기회를 갖지 못한다. 서머타임 이후 우리의 식탁에 비타민 D를 함유하고 있는 식품을 올려야 하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태양빛을 자주 쪼이지 못할 때는 비타민을 복용하거나 비타민 D 강화식품을 먹어줘야 한다.
그렇다면 우리 몸은 비타민 D를 얼마나 필요로 하는 걸까. 과학자들은 하루 권장 비타민 D의 양을 IU로 표시하는데 0-50세는 하루 200 IU, 51-70세는 400 IU, 71세 이상은 600 IU를 권장하고 있다.
나이가 들수록 필요량보다 조금 더 섭취해줘야 하는 이유는 흡수 능력도 좋지 않고 햇빛에의 노출 기회는 그만큼 더 줄어들기 때문이다. 집에서 하루 종일 머물고 있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비타민 D 결핍 증상을 보일 만큼 위험 수준. 70세 이상 연장자는 꼭 신경 써서 비타민 D를 섭취해줘야 한다. 영양학자들은 경우에 따라 800 IU까지도 허용하고 있다. 대부분의 멀티비타민은 비타민 D 권장치인 400 IU의 비타민 D를 함유하고 있다.
자연적으로 비타민 D를 함유하고 있는 식품은 얼마 되지 않고 그나마도 고지방 식품들이 많아 다른 성인병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 기름기 많은 생선과 알 종류에는 비타민 D가 풍부하다. 청어, 훈제 청어알, 연어, 광어, 대구 간, 메기, 고등어, 굴, 정어리, 참치, 새우 등 생선과 해산물이 단연 자연 비타민 D 함유량에 있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일조량이 부족한 동부 유럽과 스칸디나비아 반도에서는 청어 절임을 즐겨 먹는다. 물론 바다에서 청어가 많이 잡힌 탓도 있었겠지만 이는 부족한 비타민 D를 섭취하기 위한 몸의 자연스런 적응이 아니었을까. 요즘 미국에서는 이 청어요리가 아주 인기다. 크림소스와 양파를 곁들인 전통적인 방식의 청어 절임은 크래커에 발라먹으면 아주 맛있다.
달걀과 시타키 버섯 또한 자연적인 비타민 D 함유 식품이다. 두부, 우유, 양젖 우유, 오렌지 주스, 푸딩, 시리얼, 마가린, 그리고 베이비 푸드는 비타민 D 강화식품들이다. 요거트나 치즈는 대개 비타민 D 강화우유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제외됐지만 최근 들어 비타민 D 강화제품을 선보이는 브랜드도 등장하기 시작했다.
채식주의자들은 자연 식품으로 섭취할 만한 비타민 D 강화식품이 그리 많지 않아 종합 비타민을 복용하는 수밖에 없다. 몸이 필요로 하는 비타민 D 섭취를 위해 무엇보다 좋은 방법은 해가 짧아졌다 하더라도 시간을 떼어내 일광욕을 하는 것. 패티오에서의 점심 식사도 좋을 터이고 샌드위치 백을 가지고 가까운 공원에 나가 런치를 즐긴다면 비타민 D 결핍 증후군에 대한 고민은 사라질 것이다.
<박지윤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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