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스토스템 대표 한 훈 박사
“버려진 태아 태반에서 추출 윤리문제 해결
골다공증·당뇨병·고혈압 치료효과 확인
서울탯줄은행 4만유닛 혈액보유 세계 최대”
난치병 치료의 희망이라는 ‘줄기세포’가 요즘 화두다. 미국에서 인간의 배아를 이용한 줄기세포 연구를 허용하느냐 마느냐가 이번 대선의 쟁점 중 하나로 논란이 됐었고 캘리포니아에서는 30억달러의 배아 줄기세포 연구 지원기금 조성안이 주민투표를 통과하면서 이와 관련한 생명공학 붐이 예견되고 있기도 하다.
올해초 한국인 황우석 교수가 세계 최초로 사람의 난자를 이용한 배아줄기세포 복제에 성공, 세계적 화제가 되면서 줄기세포라는 용어는 한인들에게도 그리 낯설지 않은 말이 됐다. 그러나 줄기세포를 이용한 난치병 치료 기술을 이미 임상에서 적용하고 있는 한인 생명공학 벤처기업이 있다는 사실은 그리 잘 알려져 있지 않다.
가톨릭 의대 교수 출신의 한 훈 박사(51·사진)가 대표로 있는 한국의 히스토스템(HistoStem)과 서울탯줄은행이 바로 그 곳으로 한 박사가 이끄는 연구진은 현재 화제와 논란의 중심이 되고 있는 배아줄기세포 연구와는 다른 방식, 즉 출산후 버려지는 태아의 태반(탯줄혈액)에서 줄기세포를 추출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임상에 적용, 성과를 올리고 있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줄기세포(stem cell)란 신체내에 모든 세포나 조직을 만들어낼 수 있는 기본 세포를 말한다. 인체를 구성하는 모든 세포로 분화가 가능하다는 만능적 특성 때문에 이를 치료에 적용하는 의학기술의 발전은 난치병 정복을 꿈꾸는 인류의 희망이 되고 있다. 예를 들어 퇴행성 뇌질환의 일종은 파킨슨병은 도파민이라는 물질을 생성하는 신경세포가 사멸됨으로써 유발되는 병인데 줄기세포로부터 이 도파민성 신경세포의 분화를 유도시켜 이를 이식하면 효과적인 치료가 가능할거라는 원리다.
그러나 배아 복제의 윤리성 문제 등으로 인간배아 줄기세포에 대한 연구 허용 여부 자체가 논란이 되고 있는 데서도 보듯 줄기세포를 이용한 난치병 치료는 아직까지 미래진행형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한 박사가 줄기세포를 통한 난치병 치유를 미래가 아닌 현재의 영역으로 끌어당길 수 있었던 핵심은 바로 탯줄혈역(제대혈) 줄기세포를 추출하고 분화시키는 기술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가톨릭의대에서 골수이식 등 백혈병 치료와 장기이식 분야 전문의로 활동하던 한 박사는 골수이식 치료를 보조할 수 있는 의학기술을 찾다가 탯줄혈액에서 바로 줄기세포를 추출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 3년이 넘는 연구와 100차례 이상의 실험 끝에 탯줄줄기세포 추출 및 배양에 성공했다고 한다.
한 박사가 설명하는 탯줄혈액 줄기세포 기술의 장점은 이렇다. 인간의 수정란이나 난자 등에서 얻어지는 ‘배아줄기세포’는 무한한 가능성이 있으나 분화 능력이 지나치게 뛰어나기 때문에 분화 과정에서 예기치 않은 발생이 일어나는 ‘기형종’이 나타날 가능성이 많고 또 면역학적 거부반응이 유발될 우려가 있으나 ‘탯줄혈액 줄기세포’는 이같은 염려가 없고 추출도 편리하다는 것. 또 인간의 배아를 복제하는데 따른 윤리문제가 따르는 배아줄기세포와는 달리 버려지는 태반으로부터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윤리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 박사는 탯줄혈액 줄기세포의 임상 치료 적용의 성공에 대한 신념을 우연한 기회에 확인할 수 있었다고 한다. 머리 이식을 받아야겠다며 찾아온 대머리 환자에게 유전자가 같은 탯줄혈액에서 분화시킨 줄기세포를 주사하자 한 달쯤 뒤에 머리가 나기 시작하는 결과를 봤고 이어 간경변 치료에도 적용해볼 수 있다는 생각에 간경변 환자의 장기 부위에 줄기세포 주사를 놓자 역시 한 달만에 크게 회복하는 효과를 봤다는 것.
현재 한 박사의 서울탯줄은행에서는 탯줄혈액 줄기세포 치료를 통해 골다공증과 당뇨병, 고혈압에는 이미 치료 효과를 확인했고 버거씨 질환과 간경변증, 대머리 등에는 65∼70%의 케이스에서 성공을 거두고 있으며 현재 다발성 경화증과 척수손상에 따른 마비증세, 그리고 무혈성 골괴사증, 루게릭병, 녹내장 환자 등에 이를 시술해 결과를 관찰중이라고 밝혔다. 한 박사는 지난달 뉴올리언스에서 열린 국제세포치료학회 주최 줄기세포 관련 학술대회에 참석, 버거씨질환, 골다공증, 간경변증에 대한 임상 적용 결과를 학계에 알리기도 했으며 앞으로 꾸준한 연구·실험을 통해 적용 단계를 넓혀갈 계획이다.
한 박사는 “21세기 의학의 미래는 탯줄혈액 줄기세포에 있다”며 “이를 통해 알츠하이머 등의 불치병 정복도 가능성이 있다는 게 신념”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히스토스템은 현재 미국의 유수 연구기관 및 병원들과 협정을 맺어 질환별로 연구 협력을 하고 임상치료 적용 결과 교류 등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최근 히스토스템 미국 법인도 따로 설립했다.
한 박사는 “서울탯줄은행은 현재 4만 유닛의 공여용 탯줄혈액을 보유하고 있어 세계 최대 규모이며 줄기세포의 추출 및 배양, 실제 환자에 적용하는 기술이 가장 앞서있다고 자부하고 있다”며 “앞으로 다른 국가의 탯줄은행과 제휴해 네트웍을 형성하는 한편 민족을 대표하는 탯줄은행으로 줄기세포 치료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생명공학 기업으로 우뚝 설 수 있도록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한 훈 박사 약력>
-가톨릭 의대 졸업
-가톨릭 의대 미생물학 전공 의학박사
-가톨릭 의대 교수(1988-2003)
-UCLA 의대 연구교수(1988-90)
-가톨릭 조혈모세포 증보은행 은행장(1994-2002)
-한국생체재료학회 부회장
-아시아 제대혈 연합회 한국대표
-(주)히스토스템/서울탯줄은행 대표
<글 김종하·사진 신효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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