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파워 하우스’중국
중국과 인도와의 경쟁으로 전세계 비즈니스 판도가 바뀌고 있다. 5년도 미처 안된 세월동안 중국은 전세계에서 가장 주도적인 물자 공급처로 급부상했다. 컴퓨터 키보드에서 자전거에 이르기까지, 브라에서부터 넥타이에 이르기까지 전세계로 퍼져 나가고 있는 물량의 절반 이상이 중국산이다. 인도는 중국보다는 펀치력이 약한 편이지만 정보과학 서비스 분야로 야심차게 약진하고 있다. 전세계 경제의 ‘파워 하우스’로 등장한 중국와 인도로 인해 5대양 6대주의 비즈니스 세계에 강진이 일고 있는 것이다. 지구상의 비즈니스들이 이 틈바구니에서 살아남기 위해 어떤 전략을 펼치고 있는지 살펴보자.
저임금 풍부한 노동력 매력
세계 대기업 공장지 탈바꿈
남가주 부에나팍에 대형 일식집을 오픈한 박모사장은 수십년된 피자집을 인수, 안팎을 일식집으로 대대적으로 리모델링을 했는데 드는 비용이 불과 20만달러에 불과했다.
하이엔드 고급 식탁과 가구들로 가득 채우고 실내외 장식도 격조 있게 꾸몄기 때문에 전문가가 봐도 리모델링 비용이 그 배는 들었을 것이라고 추산되는 분위기였다.
평소 사업관계로 중국과 인도를 드나들던 박 사장은 모든 가구와 자재를 그 곳에서 직접 골라 배로 운송해 왔기 때문에 리모델링 비용을 반으로 줄일 수 있었다. 이처럼 중국산과 인도산이 미국시장에 넘쳐난다는 것은 어제오늘의 이야기는 아니다. 그러나 그 강도와 범위가 5년 전과는 판이하게 다르게 점점 커지고 있다.
■오늘날 중국과 인도를 모른다면 비즈니스를 논하지 말라.
소비의 종주국인 미국에 수입되는 물건의 55%가 중국산이다. 어떻게 갑자기 그렇게 될 수가 있는가? 중국 자체로는 그만한 능력이 없다. 그러나 전세계 내로라 하는 모든 기업이 그곳에 공장을 세우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그곳에 가면 저임금의 맨파워가 넘쳐나기 때문에 전세계 기업들은 자국에서 원가절감을 위해 경영감축과 인원감축 등 별의별 수단을 다 써보다가 이제는 중국으로 몰려들고 있는 것이다. 즉 자국에 투자되고 있는 외국자본으로 지금 중국은 승천하는 용처럼 급부상하고 있다.
처음에는 대만, 한국, 일본이 이를 주도했다. 미국의 ‘물자 조달청’ 역할을 하면서 잘 나가던 이들 나라들이 자국에서 인건비가 올라가자 이를 줄여보기 위해 1980년대에 중국에다가 생산공장을 세우기 시작했다.
미국의 대형 투자가가 들어가기 시작한 것은 1985년께였으나 1990년대 말까지만 해도 그 행적은 미미했다. 그러나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마이크로소프트, 델 같은 미국 기업의 대표주자이자 다국적 기업들이 대거 중국으로 진출하면서 중국은 갑자기 전세계 이름 있는 대기업들의 공장지로 탈바꿈하고 있다.
이 붐으로 중국은 전세계로의 수출이 4년만에 125%가 증가했고 2000∼2003년에 6만개의 새 외국기업 공장이 중국에 들어섰다. 지난해에만도 중국은 535억달러의 외국자본이 들어온 데 비해 미국은 400억달러가 들어왔을 뿐이다.
노키아, 모터롤라, 폭스바겐, 제너럴모터스, 포드, BMW 같은 굴뚝 산업들이 중국으로 몰려들면서 미국, 유럽, 아시아의 블루칼러들은 일자리를 잃고 있다. 2000년부터 일본, 한국, 대만, 싱가포르, 홍콩에서 미국으로 들어오는 물량은 대폭 감소한 반면 이들 국가들이 채워주던 물량보다 더 많은 양이 중국, 일개국으로부터 들어오고 있다.
2002년 이후 중국에서 미국으로 들어오는 자동차 부품, 텔리비전 케이스, 전자부품 등은 배로 증가했으며 이 여파로 2000년 이후 미국의 제조업체 일자리 200만개가 없어졌고 최근 미국의 고용이 증가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제조업체 일자리 창출은 수평선을 그리고 있을 뿐이다.
중국이 굴뚝산업으로 전세계 비즈니스 업계에 강펀치를 날리고 있다면 인도는 정보 과학기술과 서비스산업으로 잽을 날리고 있다.
스탠포드 대학의 라피크 도사니 교수에 따르면 인도는 2006년까지 50만명 이상이 회계, 장부정리, 세금보고, 보험 클레임 같은 백오피스 직업(back-office job)에 종사하게 될 전망이다. 이의 대부분이 미국 기업들이 사업을 해나가는데 필요한 서비스업이다.
최근 4년새 6만개 기업진출
수출 껑충… 미수입품 55%차지
■중국과 인도가 전세계 비즈니스에 끼치는 영향
각국의 대기업들이 중국에 현지 공장을 세우고 싼 부품과 물건을 잔뜩 들여오기 때문에 자국의 인건비로 물건을 만들어야 하는 중소기업들은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거나 업계에서 도태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전세계적으로 볼 때 중국의 노동력은 그곳에 진출해 있는 각국 기업들의 생산원가를 절감시켜 주며 동시에 세계인들이 저렴한 가격에 물건을 사고 파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동시에 중국인들은 이 틈새를 이용, 재빠르게 노동집약적 일에서 기술 집약적인 일을 배워가고 있다.
예를 들면 1999년 이후 미국이 중국으로부터 수입해온 인형의 물량은 1% 하락했지만 중국산 텔리비전 세트는 470%가 증가했고 전자 칫솔은 무려 7,000% 이상 늘어났다.
이처럼 언젠가는 중국인들도 노동품을 파는 시대를 뒤안길로 하고 기술과 보다 정교한 물건을 생산해 내는 날이 올 것이고 이렇게 되면 이들이 만든 물건들도 비싸지는 날이 올 것이다.
또 중국과 인도가 저임금과 맨파워로 수출과 외화 획득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을지 몰라도 결국 이로 인해 돈을 벌어들이고 있는 기업들은 미국과 유럽 및 그곳에 진출해 있는 다국적 기업들이다.
실례로 정보과학을 이용, 비즈니스의 서비스업을 하고 있는 IBM 글로벌 서비스사가 전세계로부터 벌어들이는 총 수입은 연간 420억달러인데 이는 인도의 모든 정보과학(IT) 업체가 벌어들이고 있는 총액보다 더 많은 수치이다.
미국과 유럽, 아시아의 다국적 기업들은 중국과 인도의 노동력을 이용해 결국 비즈니스 업계에서 승자의 위치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이다.
<정석창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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