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탕과 온탕, 그리고 여성에게 특히 좋다는 한방탕(오른쪽)을 번갈아 사용하며 전신욕을 즐기면 신진대사가 촉진된다. (LA타임스 photo by Annie Wells)
LA 한인타운 여성전용 사우나들
스포츠 클럽 연계 체력단련도 겸해
“한인 여성들은 온탕에서 반신욕이나 전신욕으로 몸의 피로를 푼 후 원적외선이 나오는 황토방 또는 옥돌방에서 등을 깔고 누워 휴식 취하길 좋아하고, 반면에 타인종 여성들은 바디 스크럽(때 밀기)과 마사지를 받으러 사우나에 오죠”
타운에서 가장 다양한 인종들이 찾는 사우나, 물 좋은(?) 사우나로 통하는 센추리 스포츠클럽 & 데이스파(Century Sports Club & Dayspa)의 매니저 수 임씨가 말하는 한인 사우나의 진풍경이다.
냉탕과 열탕, 쑥탕 등을 뻔질나게 드나들며 피부가 탱탱해지는 느낌을 즐기는 사람, 스팀 사우나에서 한 잠 자고 개운한 표정으로 나와 때를 밀고 전신마사지를 받는 사람, 뜨끈한 온돌바닥에 등을 깔고 누워 찌뿌드드한 피로를 푸는 사람 등 요즘 여성들은 각기 다른 목적으로 사우나를 찾는다.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공통 의견은 사우나에서 서너 시간 푹 쉬고 나면 머리부터 발끝까지 생기가 돌아 피로 회복이 절로 된다는 것.
예전에는 한국에 나가면 우선 대중목욕탕부터 찾아 찌든 때를 한 꺼풀 벗겼다고 했지만 이젠 그것도 옛말이다. LA한인타운에는 여성전용 사우나가 제법 많다.
냉탕과 온탕, 그리고 여성에게 특히 좋다는 한방탕(오른쪽)을 번갈아 사용하며 전신욕을 즐기면 신진대사가 촉진된다.
(LA타임스 photo by Annie Wells)
한국사우나와 올림픽 스파, 댕기사우나, 가인사우나 등은 입욕탕과 스팀·드라이 사우나, 찜질방, 마사지실 등의 복합 시설이 두루 갖춰져 있고, 센추리 데이 스파와 아로마 스파, 네추라 스파 등은 스포츠클럽과 연계돼 건강과 미용, 체력단련, 그리고 휴식을 위한 다목적 공간의 기능을 하고 있다.
막상 한인타운 사우나에 가보면 추억 속 한국 대중탕의 풍경과는 사뭇 다름을 느끼게 된다. 우선 가족 단위보다는 친구 단위로 찾아오는 이들이 많다.
뜨거운 물에 들어가지 않겠다고 떼쓰는 아이를 억지로 끌고 들어가는 엄마의 모습이나 욕탕에서 소꿉장난하는 그릇으로 열심히 물을 퍼내는 꼬마들은 보이지 않는다.
대신에 물위로 얼굴만 내놓은 여성들과 대야로 물을 열심히 끼얹으며 때 밀기에 열중인 여성들을 가만히 쳐다보면 한인이 아닌 타인종의 얼굴이 듬성듬성 눈에 띈다.
또 다른 점이라면 한인 사우나는 한 구석에 비닐로 된 때밀이용 침대가 주르륵 놓여있는 마사지실이 꽤나 널찍하게 마련돼있다는 사실.
아무리 ‘목욕탕〓때밀기’라는 공식에서 자유로워졌다해도 목욕탕에 가면 누가 뭐라 해도 때를 밀어내야 몸과 마음이 후련해지고, 몸무게도 줄어든 느낌을 받는 여성들이 많다. 한국식 사우나의 매력은 역시 때밀기에 있는 것.
한인 사우나를 찾는 타인종에게 코리안 버프(Buff), 즉 때밀이 서비스는 한 번 받고 나면 잊을 수 없는 경험이라고 한다. 처음 한국식 사우나에 온 이들은, 수영복을 걸치고 땀을 흘린 후 샤워만 하는 미국 사우나와 달리 벌거벗은 채 활보를 하는 여성들에 시선이 멈추고, 기겁을 하며 홱 돌아 나간다. 그러나, 한두 번 한국식 목욕의 맛을 알게되면 아무렇지 않게 욕탕에 함께 들어가고 비닐 침대 위에 누워 남의 손에 몸을 맡긴 채 때마사지를 받게 된다.
마사지를 제대로, 오래 받고 싶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 사우나는 아로마 스파(Aroma Spa). 편의상 시간을 명시해놓긴 했어도 때마사지(Korean Buff & Massage)나 해초 마사지(Seaweed Massage, 보통 허브마사지로 통한다), 실키 마사지(Silky Massage) 등에 상관없이 한번 마사지를 받아본 사람은 꽤나 오랜 시간 누워있었음을 알게 된다.
아로마 스파(Aroma Spa)의 마사지팀 왕언니 낸시 김씨는 “줄때가 나오는 걸보고 미안해하는 여성들이 많지만 때가 잘 나오고 쉽게 나오는 피부가 건강한 피부”라며 “타월로 몇 번 때를 밀어보면 그 사람의 피부가 어떤지 금방 알게돼 ‘빡빡 문질러달라, 살살 밀어달라’고 요구하지 않아도 자연적으로 안다”고 말한다.
오랜만에 때를 밀게 되면 끝도 없이 때가 나오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처음으로 때밀이 서비스를 받아본 한 여성매거진의 뷰티컨설턴트가 자신의 몸에서 나오는 때를 ‘블랙 누들(black noodle)’이라고 표현한 걸 읽은 적이 있다. 타인종의 눈에나 한국 사람들의 눈에나 국수처럼 밀리는 때는 똑같은가 보다.
타인종 손님들이 많아지면서 몸이 너무나 뚱뚱해 비닐침대 두 개를 붙여야 겨우 누울 수 있는 거구의 여성이 찾아오는 경우도 있다. 이 때는 두 사람의 마사지 언니들이 달라붙어야 겨우 정해진 시간 내에 끝낼 수 있어 당연히 서비스료는 더블이다.
목욕탕에선 큰소리로 떠들지 않는 게 예의다. 내부가 막힌 공간이기 때문에 소리가 울려 작은 소리도 크게 웅웅거리어 탕 속에 몸을 담그고 피로를 푸는 사람에게는 여간 고역스런 일이 아니다. 그래서 마사지 언니들도 될 수 있으면 손님과의 대화를 삼가 하는데, 마사지를 받는 동안 아무 생각 없이 푹 쉬라는 의미다.
이처럼 조용한 가운데 마사지를 받다보면 손님들은 잠에 빠져드는 경우가 대부분. 심지어 전신마사지가 끝난 후 얼굴팩에 들어가는 순간, 짧은 시간임에도 코까지 골며 단잠에 빠져드는 손님들이 있다. 이 때 마사지 언니들은 자신의 날렵한 손놀림에 뿌듯함을 느낀다.
“때가 많이 나오는 사람이야 신나게 밀면 된다지만, 가끔 침대에 누워 처음부터 끝까지 돈자랑만 하는 손님을 접할 때면 뒷골이 뻐근해지기 일쑤죠. 벗으면 다 똑같은 데 무슨 위세를 떨어도 그렇게 떠는지...”
사우나에는 꼴불견인 여성들이 의외로 많은 것도 사실이다. 사우나 내부를 둘러보면, 한국어와 영어로 된 표지판을 부착해 금지 및 주의사항을 안내하고 있는데도, 별별 사람들이 다 눈에 띈다. 음식물 반입이 금지돼 있는데 스팀사우나에서 유유자적하게 오렌지를 까먹는 사람도 있고, 피부 보습을 한답시고 온 몸에 뭔가를 잔뜩 바른 후 몸을 헹구지도 않은 채 탕 안으로 들어가는 사람도 있다.
또, 아무리 공짜라도 수건이라는 수건은 죄다 가져다가 스팀 사우나 바닥에 깔고 한참을 누웠다가 허물(?) 벗은 듯 나가버리는 경우도 있고, 바로 눈앞에 수거통이 보이는데도 입었던 가운과 사용하던 수건을 바닥에 산처럼 쌓아놓기도 한다. 그래도 이 정도는 그럴 수 있다며 너그럽게 넘어갈 수 있다.
뭐니뭐니해도 마사지 언니들 사이에서 얄미움을 사는 손님은 역시 요구는 까다롭게 많으면서 팁에 인색한 사람이다. 때로는 몰라서인지 서비스가 만족스럽지 않아서인지 아예 팁 자체를 생략하는 손님도 있지만, 때로는 하루종일 마사지하느라 뻣뻣해진 손가락과 팔뚝의 피로가 싹 가실 만큼 마사지 요금보다 더 많은 팁을 놓고 가는 손님도 있다고 한다.
사우나 기본입장료는 15달러. 여기에 바디 스크럽(때밀기)을 할 경우 30∼35달러가 추가되고, 때밀기와 마사지는 70달러선(아로마 스파를 제외하고는 때마사지를 받을 경우 입장료가 포함된다). 마사지를 원할 경우 예약을 하고 가는 게 기다리는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사우나 묘미는 역시‘때밀기’
뜨끈한 물 속이 그리워지는 계절, 몸의 피로도 풀고 서늘한 바람에 거칠어진 피부 관리도 할 겸 센추리 데이스파를 찾은 두 여성이 담소를 나누고 있다.
온몸의 각질을 벗겨주는 때밀이 서비스는 한국식 사우나가 지니는 매력이다.
마사지후 코골고 자면 귀엽기나 하지
돈자랑 위세떨며 팁 짠 손님은 미운털
오렌지 까먹고 정리 안하는 얌체족도
대신에 물위로 얼굴만 내놓은 여성들과 대야로 물을 열심히 끼얹으며 때 밀기에 열중인 여성들을 가만히 쳐다보면 한인이 아닌 타인종의 얼굴이 듬성듬성 눈에 띈다.
또 다른 점이라면 한인 사우나는 한 구석에 비닐로 된 때밀이용 침대가 주르륵 놓여있는 마사지실이 꽤나 널찍하게 마련돼 있다는 사실.
아무리 ‘목욕탕〓때밀기’라는 공식에서 자유로워졌다해도 목욕탕에 가면 누가 뭐라 해도 때를 밀어내야 몸과 마음이 후련해지고, 몸무게도 줄어든 느낌을 받는 여성들이 많다. 한국식 사우나의 매력은 역시 때밀기에 있는 것.
한인 사우나를 찾는 타인종에게 코리안 버프(Buff), 즉 때밀이 서비스는 한 번 받고 나면 잊을 수 없는 경험이라고 한다.
처음 한국식 사우나에 온 이들은, 수영복을 걸치고 땀을 흘린 후 샤워만 하는 미국 사우나와 달리 벌거벗은 채 활보를 하는 여성들에 시선이 멈추고, 기겁을 하며 홱 돌아 나간다.
그러나, 한두 번 한국식 목욕의 맛을 알게되면 아무렇지 않게 욕탕에 함께 들어가고 비닐 침대 위에 누워 남의 손에 몸을 맡긴 채 때마사지를 받게 된다.
마사지를 제대로, 오래 받고 싶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 사우나는 아로마 스파(Aroma Spa).
편의상 시간을 명시해놓긴 했어도 때마사지(Korean Buff & Massage)나 해초 마사지(Seaweed Massage, 보통 허브마사지로 통한다), 실키 마사지(Silky Massage) 등에 상관없이 한번 마사지를 받아본 사람은 꽤나 오랜 시간 누워있었음을 알게 된다.
아로마 스파(Aroma Spa)의 마사지팀 왕언니 낸시 김씨는 “줄때가 나오는 걸보고 미안해하는 여성들이 많지만 때가 잘 나오고 쉽게 나오는 피부가 건강한 피부”라며 “타월로 몇 번 때를 밀어보면 그 사람의 피부가 어떤지 금방 알게돼 ‘빡빡 문질러달라, 살살 밀어달라’고 요구하지 않아도 자연적으로 안다”고 말한다.
오랜만에 때를 밀게 되면 끝도 없이 때가 나오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처음으로 때밀이 서비스를 받아본 한 여성매거진의 뷰티컨설턴트가 자신의 몸에서 나오는 때를 ‘블랙 누들(black noodle)’이라고 표현한 걸 읽은 적이 있다. 타인종의 눈에나 한국 사람들의 눈에나 국수처럼 밀리는 때는 똑같은가 보다.
타인종 손님들이 많아지면서 몸이 너무나 뚱뚱해 비닐침대 두 개를 붙여야 겨우 누울 수 있는 거구의 여성이 찾아오는 경우도 있다.
이 때는 두 사람의 마사지 언니들이 달라붙어야 겨우 정해진 시간 내에 끝낼 수 있어 당연히 서비스료는 더블이다.
목욕탕에선 큰소리로 떠들지 않는 게 예의다. 내부가 막힌 공간이기 때문에 소리가 울려 작은 소리도 크게 웅웅거리어 탕 속에 몸을 담그고 피로를 푸는 사람에게는 여간 고역스런 일이 아니다.
그래서 마사지 언니들도 될 수 있으면 손님과의 대화를 삼가 하는데, 마사지를 받는 동안 아무 생각 없이 푹 쉬라는 의미다.
이처럼 조용한 가운데 마사지를 받다보면 손님들은 잠에 빠져드는 경우가 대부분. 심지어 전신마사지가 끝난 후 얼굴팩에 들어가는 순간, 짧은 시간임에도 코까지 골며 단잠에 빠져드는 손님들이 있다. 이 때 마사지 언니들은 자신의 날렵한 손놀림에 뿌듯함을 느낀다.
“때가 많이 나오는 사람이야 신나게 밀면 된다지만, 가끔 침대에 누워 처음부터 끝까지 돈자랑만 하는 손님을 접할 때면 뒷골이 뻐근해지기 일쑤죠. 벗으면 다 똑같은 데 무슨 위세를 떨어도 그렇게 떠는지…”
사우나에는 꼴불견인 여성들이 의외로 많은 것도 사실이다. 사우나 내부를 둘러보면, 한국어와 영어로 된 표지판을 부착해 금지 및 주의사항을 안내하고 있는데도, 별별 사람들이 다 눈에 띈다.
음식물 반입이 금지돼 있는데 스팀사우나에서 유유자적하게 오렌지를 까먹는 사람도 있고, 피부 보습을 한답시고 온 몸에 뭔가를 잔뜩 바른 후 몸을 헹구지도 않은 채 탕 안으로 들어가는 사람도 있다.
또, 아무리 공짜라도 수건이라는 수건은 죄다 가져다가 스팀 사우나 바닥에 깔고 한참을 누웠다가 허물(?) 벗은 듯 나가버리는 경우도 있고, 바로 눈앞에 수거통이 보이는데도 입었던 가운과 사용하던 수건을 바닥에 산처럼 쌓아놓기도 한다.
그래도 이 정도는 그럴 수 있다며 너그럽게 넘어갈 수 있다.
뭐니뭐니해도 마사지 언니들 사이에서 얄미움을 사는 손님은 역시 요구는 까다롭게 많으면서 팁에 인색한 사람이다.
때로는 몰라서인지 서비스가 만족스럽지 않아서인지 아예 팁 자체를 생략하는 손님도 있지만, 때로는 하루종일 마사지하느라 뻣뻣해진 손가락과 팔뚝의 피로가 싹 가실 만큼 마사지 요금보다 더 많은 팁을 놓고 가는 손님도 있다고 한다.
사우나 기본입장료는 15달러. 여기에 바디 스크럽(때밀기)을 할 경우 30∼35달러가 추가되고, 때밀기와 마사지는 70달러선(아로마 스파를 제외하고는 때마사지를 받을 경우 입장료가 포함된다). 마사지를 원할 경우 예약을 하고 가는 게 기다리는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하은선 기자>
▲센츄리 데이스파 4120 W. Olympic Blvd., LA (323)954-1020
▲아로마 스파 3680 Wilshire Blvd. LA(213)387-2111
▲가인사우나 4003 Wilshire Blvd. LA (213)387-6112
▲댕기사우나 4245 W. 3rd St. LA (213)381-3780
▲올림픽스파 3915 W. Olympic Blvd., LA (323)857-0666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