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식당‘R23’
의자는 건축가, 접시등 그릇은 도예가 작품
신선한 스시·사시미 까다로운 입맛도 만족
스시바에서는 신선한 스시와 사시미를 즐길 수 있다.
R23의 명성은 이미 많은 이들에게 알려져 있다. 리틀 도쿄에서 몇 블럭 내의 거리에 있는 일본 식당, R23는 여러 면에서 다른 레스토랑들과 차별된다. 우선 인테리어를 살펴보자. 예술가의 리빙 로프트와 광고 회사들이 밀집해 있는 지역에 위치하다 보니 그들의 까다로운 취향을 만족시킬 만큼 고감도로 꾸며져 있다. 웨어하우스처럼 높은 천장과 마루 바닥, 밖이 내다보이는 유리창이 조화된 실내는 무척 시원스러우면서 도회적인 느낌을 연출한다.
나무가 아닌, 골판지로 만든 의자 역시 독특하고 현대적이다. 우스워 보일지 모르지만 이것 역시 예술작품. 월트 디즈니 홀의 건축가 프랭크 게리가 디자인한 것이다. 피카소의 작품을 연상케 하는 시호 아마노라는 예술가의 대형 유화 역시 멋스럽다. 또 하나 예술은 스시와 사시미를 담아오는 접시. 길다란 널판 모양의 이 접시는 위에 담긴 사시미를 먹는 예술로 승화시킨다. 정종 병과 잔, 접시와 오목한 대접 등 모든 것이 갖고 싶을 만큼, 뮤지엄에 진열해 놓아도 빠지지 않을 만큼 아름답다. 형식이 내용을 결정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느끼게 하는 이 그릇들은 모두 도자기 예술가로 활동하고 있는 미주노씨의 작품들이라고.
음식 담는 접시는 아티스트의 작품.
R23를 최근 운영하고 있는 제이크 S.씨는 일본에서 태어나 수산대학 어업과를 졸업하고 스페인의 유명한 해안 도시 라스팔마스에서 신학을 공부한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 LA에서는 해산물 유통업에서도 오래 일했다. 그야말로 해산물 전문 일본 레스토랑을 위해 오랜 세월을 준비해 온 듯한 인생 여정을 살아왔다.
스페인에서 생활하는 동안 알게 된 와인 맛에 반해 그는 R23의 와인 리스트를 대폭 보강했다. 가격에 대비 고품질의 와인과 포트 등 디저트 와인에 이르기까지 프랑스 식당만큼 만족스러운 와인들은 식사를 더욱 즐겁게 한다.
전채인 게살 샐러드(Dungeness Crab Salad)는 진짜 게살을 발라내 야채와 함께 드레싱으로 무쳐낸 것이 날아갈 듯 가벼운 맛이다. 소프트 셸 크랩 튀김(Fried Soft Shell Crab)은 껍질이 부드러운 어린 게를 튀겨 낸 것이 바삭하고 고소하다.
신선한 해산물을 쓰고 있다는 것을 증명이나 하듯, 껍질 째 내오는 생굴 역시 입안 가득 느껴지는 우유 빛 부드러운 촉감이 바다의 추억을 일깨워준다.
카비에르를 얹은 하마치 카파치오.
주전자서 티처럼 따라 마시는 버섯 수프.
최고급 철갑상어 알을 얹은 방어 카파치오(Yellowtail Carpaccio)는 유주 소스의 맛이 새콤하다. 양념에 재놓았다가 구운 바다농어(Grilled Sea Bass)는 입안으로 녹아든다. 아스파라거스와 시타키 버섯 구이(Shitake Mushroom with Asparagus)는 무엇 하나 버릴 것 없는 건강식, 티 주전자에 내오는 버섯 수프(Dobin)는 어디서도 맛보지 못한 미묘한 풍미가 미각을 사로잡는다. 예쁜 조가비에 얹은 패주 그라탕(Grilled Scallops on the Shell)은 프랑스 고급 식당에서 먹는 전채 같다.
일본식 파를 가운데 넣은 거위구이.
메인 디시로는 일본식 파로 속을 채운 거위 구이(Grilled Stuffed Duck)와 폰주 소스와 함께 내오는 육회(Beef Sashimi)가 일본의 전통적인 맛을 간직하면서도 차림새는 프랑스 요리처럼 이국적이다.
일본 스타일의 해물찌개(Japanese Style Bouillabaise)는 프랑스식의 해물 요리를 일본식으로 미소 된장을 넣고 만든 것인데 깨끗하고 부담이 없으며 해물 본래의 향을 느낄 수 있는 담백함은 여운을 남겨주는 섬세한 맛을 느끼게 한다.
푸짐한 런치용 콤보 스페셜.
토쿄의 최고급 오쿠라 호텔 레스토랑에서 일하던 토비타 상은 결코 지나치지 않으면서 부족하지 않은 참 맛을 만들어낼 줄 안다. 스시와 사시미의 신선도야 두말하면 잔소리. 런치 때는 덴뿌라와 사시미 등 여러 가지 요리를 빼곡 담은 스페셜 콤보도 저렴한 가격에 맛볼 수 있다.
생일과 기념일 등 뜻 깊은 날, 개별적인 모임을 위한 분위기 그만인 공간도 여럿 마련하고 있다.
Tips
▲종류: 현대적 감각의 일본식.
▲오픈 시간: 런치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11시30분-2시, 디너는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5시30분-10시.
▲가격: 런치는 9-15달러, 디너 전채는 3-12달러. 메인 디시는 12-28달러. 스시와 생선회는 3-9달러 내외. 주방장 스페셜은 직접 가격 문의 요망.
▲주차: 런치 때는 몰 아래쪽에서 발레 파킹을 하고 저녁때는 바로 앞에서 해준다. 요금 3달러.
▲주소: 923 E. 3rd St. # 109, Los Angeles, CA 90013. 리틀 도쿄, Alameda St.에서 3가를 만나 동쪽으로 가다보면 Garey St.를 지나 이름도 없는 철도 길이 나오는데 여기에서 좌회전하면 된다.
▲예약 전화 :(213) 687-7178.
<박지윤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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