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것 먹으면‘아픔 안녕’
요즘처럼 간간이 내리는 빗소리를 들으면 금방 프라이팬에 부쳐낸 따끈따끈한 부추전 생각이 나기도 하고, 매콤하면서도 특유의 향이 입맛을 돋우어주는 부추 김치나 부추 겉절이 하나만 있어도 어느 새 밥 한 공기를 뚝딱 비울 수 있다. 한국에서는 전국 어디서나 부추가 많이 자라기 때문에 지방마다 정구지, 소풀, 원담초, 기양초 등 여러 이름으로 불리며 누구나 즐겨 먹는 야채이다. 부추는 특히 한방에서 가장 따뜻한 성질을 가진 야채 중 하나로 꼽히기 때문에 찬 성질의 밀가루나 돼지고기 등과 잘 어울린다고 하여 부추전, 부추 돼지고기 만두 등을 만들어 먹는데 많이 쓰인다. 부추에는 여러 종류가 있는데, 우리 나라 전국 각지에서 나는 부추 외에도, 얕은 물에서 자라는 물부추, 한국 북부와 중부의 산지 모래, 자갈, 돌이 많은 곳에서 자라는 실부추, 황해도, 평안북도, 함경남북도 및 만주와 몽골에서 자라는 노랑부추, 산에서 자라서 이름지어진 두메부추 등이 있다.
시고 맵고 떫으나 독이 없어
성인병 예방·설사·소화 도와
부추는 다 컸을 때 키가 약 30~60cm에 이르며, 다년생 초본으로 녹색 잎은 줄 모양으로 길고 좁으며 연약하다. 잎 사이에서 길이 30~40cm 되는 꽃줄기가 자라서 그 끝에 꽃이 피는데, 보통 7~8월에 피고 색은 흰색이다. 부추는 잎이 연하기 때문에 금방 시드는 편인데, 부추가 시들었을 때는 찬물에 담가두면 다시 싱싱해진다.
부추의 맛은 시고 맵고 떫으며 독이 없다. 부추를 날 것으로 먹으면 아픔을 멎게 하고 독을 풀어준다는데, 따뜻한 성질의 부추를 익혀서 먹으면 위장을 튼튼하게 해주고 설사를 멈추게 한다. 부추의 효능으로는 우선 몸을 덥게 하는 보온 효과가 있어서 몸이 찬 사람에게 좋으며 위장이 튼튼해지고 감기에도 잘 걸리지 않는다고 한다. 부추를 상식하면 냉증이나 신경통에 효과가 있다고 하여 고대부터 약초로서 사용되어 왔다. 또한 부추에서 나는 독특한 냄새는 유황 화합물인 황화아릴이 주체이며 그 성분의 하나가 알리신인데, 이것이 비타민 B1의 흡수를 크게 도우며, 소화를 돕고 장을 튼튼하게 하며 강정 효과가 있다.
부추의 열매는 ‘구자’라고 하여 비뇨기계 질환의 약재로 쓰이며, 혈액정화, 강장, 강심제로도 쓰이고, 부추즙은 피를 맑게 하여 허약체질 개선, 미용, 성인병 예방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부추는 설사를 멈추게 하는데 가장 좋은 약으로도 꼽히는데, 음식물에 체해서 설사를 할 때는 부추된장국을 끓여 먹이면 효력이 있다고 한다. 이밖에 알려진 부추의 효능으로는 산후통, 치질, 혈변, 치통, 변비 및 구토증의 치료와 개선효과가 있다.
■ 민간 사용법
고대부터 약초로 사용되어 온 부추는 여러가지 민간요법으로도 사용이 되고 있다. 우선 목이 부어서 아프고 음식이 넘어가지 않을 때는 날부추를 찧어 약간 볶아 목 주위에 붙이고, 식으면 갈아주는 것을 반복하면 목 부은 것이 가라앉는다.
잠잘 때 땀이 많이 나는 사람은 부추 뿌리 49개를 물 2되를 부어 반으로 달여서 여러번 나누어 마시면 좋다고 하고, 귀에 벌레가 들어갔을 때나 귀에서 진물이 흘러나올 때 부추즙 몇 방울을 귀에 떨어뜨리면 벌레가 나오고 귀에서 진물이 멈춘다고 한다.
가장 흔히 사용되는 민간요법으로는 각종 식중독에 빨리 부추를 찧어 즙을 만들어 마심으로써 체한 것이 풀어지게 하는 것이다. 또 치질로 몹시 아플 때 부추잎과 뿌리 날것 1.2kg을 삶은 후 거기서 나오는 뜨거운 김을 쐬고 그 물로 여러번 씻는 것이 통증완화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충치로 인한 치통을 없애기 위해 옛날에는 부추를 기와 위에다 놓고 까맣게 구운 뒤 갈아서 가루로 만든 다음 이것을 참기름에 개어 충치 구멍에 넣었다고 한다.
매일 저녁 오줌을 싸는 야뇨증 환자에게는 매일 아침 식전과 취침 전에 담염수로 부추씨를 20알씩 3~5일간 복용하는 것이 효과가 있는데, 소아일 경우 양을 반으로 줄이고 증세가 심할 경우 양을 늘려서 복용하면 된다. 다음은 만성 설사를 멈추게 하는 데 효과가 탁월하다고 알려진 민간요법 부추찹쌀죽을 만드는 방법이다.
■ 부추 찹쌀죽
▲재료: 부추, 찹쌀, 소금, 물
▲만드는 법: 찹쌀을 깨끗이 씻어 물에 불렸다가 건져서 물을 붓고 끓인다. 어느 정도 끓으면 불을 약하게 하여 쌀알이 푹 퍼지도록 한다. 거의 끓었을 때에 부추를 썰어 넣고 다시 끓인다. 죽의 표면이 꺼풀이 지기 시작하면 소금으로 간을 맞춘 후 뜸을 들인다.
<최선명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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