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상담
열악한 환경에서도 가능성을 보이는 학생들에 기회
지금 한국은 고교 등급제 시행과 내신 성적 부풀리기를 둘러싼 논란으로 온 나라가 몸살을 앓고 있다.
교육부에서는 고교 등급제는 말도 안되는 소리라며 강경한 입장이고 본고사 역시도 더 많은 혼란이 예상된다며 고교, 학부모, 대학이 나서서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고 설득하지만 교직원 노조들의 반대와 부모들의 불만은 여전한데 모두가 만족할 만한 뚜렷한 대안은 없는 듯 하다.
미국 역시도 이민자들이 봇물을 이루던 90년대에는 소수계 우대제(affirmative action)라는 제도로 인해 많은 이민자들이 교육의 혜택을 누리며 명문대를 들어갈 기회를 가졌으며 그 제도가 더 이상 실효를 거두지 못하자 UC에서는 입학 정책을 다소 수정한 포괄적 입학 사정책을 내놓아 몇년 전부터 그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또한 2006년도 부터는 SAT시험을 수정 보완하여 SAT II 에만 있었던 작문을 SAT I 에도 추가하여 대학이 학생들을 평가하는 기준을 좀더 객관화할 수 있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대학이 학생의 SAT I 작문을 직접 받아 볼 수 있고 또 그것이 참고가 된다고 하니 UC 입학시 요구하는 개인 에세이(personal statement)가 예전처럼 학원이나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는 것이 별 도움이 않된다는 얘기다. 왜냐면 SAT I의 작문과 개인 에세이의 작문을 비교하여 학생들의 작문 실력을 대학이 직접 확인하겠다는 의지이다.
제한된 시간에 보는 SAT I 작문이 미리 준비해서 쓴 개인 에세이처럼 완벽하지는 않을 거라는 상황을 충분히 감안해서 학생들의 작문 실력을 참고한다는 얘기이다. 그러니 개인 에세이 역시도 자신의 진솔한 생각이나 경험등 자신이 원서에서 보여주지 못했던 자신의 좋은 점들을 부각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미국 대학 입학 요건은 한국과는 달리 학교 내신 성적과 SAT I, II 뿐 아니라 과외 활동, 학교내 활동, 추천서, 각종 수상 내용, 봉사 활동, 개인 에세이 등인데 이 모든 것들이 대학 입학 요건의 한 부분일 뿐, 이중 어느 특정 부분이 대학 입학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다. 심지어 명문 사립대의 경우는 이것도 모자라 직접 인터뷰를 통해 서류상에서 보여지지 않는 또 다른 학생의 모습을 확인하기까지 한다.
2년 전에 졸업한 한 히스패닉 학생은 11학년때 전학을 왔다. 교육 환경이나 가정 형편으로 치자면 열악하기 그지없고 문 밖을 나가면 마약을 파는 지역이고 갱들의 총소리가 들리는 지역에 살면서 부모들이 일하느라 과외 활동은 꿈도 꿀 수 없는 상황이었다.
추천서를 부탁하기에 나는 내가 본 그 학생이 주어진 환경 속에서 최선을 다하며 자신의 처한 환경을 극복하며 살아가는 그의 진지한 모습과 앞으로 더 잘할 수 있는 가능성을 서술했다. 그는 LA 인근 명문 사립대에 장학금을 받으며 수많은 경쟁자를 물리치고 당당하게 입학했다.
합격 이유는 이렇게 열악한 환경속에 있는 가능성이 있는 학생이 좋은 교수와 좋은 교육 환경을 만나면 더 잘할 수 있을거라는 대학측의 확신때문이었다.
이미 좋은 교육 환경과 높은 교육을 받은 부모 밑에서 양질의 교육을 받아 잘 할 수밖에 없는 환경속에서 자란 학생도 있지만 열악한 환경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그의 무궁한 가능성을 보여주는 학생 역시도 입학시 그런 개인적인 상황이 충분히 고려가 된다는 것이다.
이렇듯 미국의 대학은 각개인의 특수한 상황과 개인의 특성을 충분히 고려하여 지역과 소득의 격차로 인해 생기는 불균형을 막을 수 있고 굳이 본고사를 치루지 않아도 수많은 현실적으로 타당한 제도 속에서 우수한 인재를 가려낼 수 있는 것이 미국 대학의 교육 제도이다.
그렇다면 우리 부모들도 자녀에게 적당한 기대감을 가지고 자녀의 능력에 맞는 방법으로 교육시키는 부모들의 소신있는 태도가 필요하다. 균형과 조화로 글로발 시대에 걸맞는 자녀로 키우기 위해 눈 딱감고 누구의 눈치도 체면도 보지 말고 자녀의 건강한 미래를 위하여 소신껏 양육 시켜야 할 일이다.
지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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