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 로이스 연방하원의원
한반도 정세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북한 인권법이 최근 만장일치로 연방 상하원을 통과했다. 대통령의 서명 절차를 남겨두고 있으나 이는 요식 행위에 불과하다는 게 중론이다. 짐 리치 의원과 함께 하원에서 이 법안을 공동 발의한 에드 로이스 연방하원의원(공)을 통해 이 법안 취지와 향후 전망 등을 들어봤다. 풀러튼 일대를 지역구로 갖고 있는 로이스 의원은 6선 경력의 공화당 중진으로 대표적 친한파 정치인이다.
<민경훈 논설위원>
-북한 인권법 통과에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떻게 이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는가.
▲한국을 자주 여행하면서, 오렌지카운티 지역구민과 면담하면서 탈북자들을 직접 만나 북한 주민들이 겪고 있는 야만적 실상을 들었다. 자국민을 탄압하는 정부는 많지만 식량을 김정일에 대한 충성도에 따라 배급하는 것은 유별나다. 많은 시골 어린이들이 성장은 물론 학습 능력조차 약화돼 있다. 이 법은 비정부 기구를 통한 식량 배급은 물론 탈북자 지원을 목표로 한다. 북한 아동의 참상을 안 후부터 내 양심은 아무 것도 하지 않고 가만있는 것을 허용하지 않았다. 리치 의원과 이 법 통과에 앞장선 것은 그 때문이다.
-이 법이 북한이나 한미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리라 보는가.
▲이 법이 북한 상황을 개선하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연방 의회는 앞으로 이 문제에 침묵을 지키지 않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미국과 한국은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해 공조해야 한다.
-일부 한국 국회의원이 이것이 남북한 관계를 해칠 것이란 우려를 표명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며 이들의 태도가 법안 통과에 영향을 미쳤는가.
▲이들이 법안 취지를 곡해하고 있어 실망스럽다. 이 법의 목적은 김정일 체제에서 신음하는 북한 주민들의 고통을 덜어주자는 것이다. 이에는 한국민이나 미국민 모두가 동의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한미 의원교환 단장을 맡고 있는 내가 아는 한국 국회의원 대부분은 북한 인권 문제를 크게 걱정하고 있다. 이 법안이 상하 양원을 만장일치로 통과했음을 반대자들에게 상기시키고 싶다.
-수천 명의 미주 한인들이 이 법안이 상원을 통과하는 날 LA에서 북한 인권에 관한 집회를 가졌다. 이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미국 내 한인 커뮤니티는 이 법안 통과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한인 교회협의회(KCC)를 비롯한 한인 관계자들과 함께 일하며 법안 통과에 일조할 수 있었던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 KCC의 타이밍은 절묘했다. 많은 상하원 의원들이 한인 커뮤니티가 이 문제에 힘을 모아준 데 감동을 받았다.
-이 법안이 만장일치로 통과했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미국이 북한의 인권 침해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으며 이 문제에 관한 한 연방 의회는 단합돼 있음을 보여준다.
-부시 대통령과 케리 후보는 북한 핵 문제에 대해 다른 입장을 갖고 있다. 케리가 당선되면 대북 정책에 근본적인 변화가 있으리라 보는가.
▲지금 한반도는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부시 행정부가 추구해 온 다자 회담 방식이 북한에 더 압력을 가할 수 있기에 적절한 해법이라 본다. 케리 후보는 북한과 단독 회담을 추구하려는가 본데 그렇게 되면 다른 나라가 협상 테이블에 가져올 영향력을 잃게 될 것이다.
-한인 1세와 2세가 이 법안에 통과를 위해 이례적으로 힘을 합치고 전국 조직까지 만들었다. 이 현상을 어떻게 보는가.
▲미주 한인들이 북한 인권에 관심을 갖는 것은 옳은 일이다. 이 법안 통과는 한인 커뮤니티가 힘을 합칠 때 어떤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보여준다. KCC와 북한해방(LiNK)은 중대한 이슈가 있을 때 커뮤니티가 얼마나 쉽게 결속력을 발휘할 수 있는가를 말해주는 예다. 이들 단체의 결성으로 한인 커뮤니티는 한 차원 높은 영향력을 향한 발돋움을 했다. 연방 상하 의원들은 이들과 함께 일하게 되기를 희망한다.
-많은 한인들이 한국내 반미주의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 이것이 한미 관계를 해치리라 보는가. 지역구민 사이에 이로 인한 반한 감정은 없는가.
▲다행히도 아직까지는 없다. 주한 미군에 대한 태도가 한국민 사이에서 서로 다르다는 점은 이해할 수 있다. 미국민들도 외국 군대가 뉴욕 센트럴팍에 주둔하는 것을 반기지 않을 것이다. 서울 시민도 마찬가지다. 현재 진행중인 한미 관계의 변화가 이를 더 강화하는 쪽으로 나가기를 기원한다. 이를 위해 미군 수를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 그렇게 되면 한국 일각에서 일고 있는 미군 전면 철수 주장도 수그러들 것이다.
-미국에는 200만 이상의 한인이 있다. 미국인들이 갖고 있는 한인 이미지는 어떤 것인가.
▲가주 상원의원으로 있을 때부터 한인들과 일해왔다. 내 보좌관 2명도 한인이다. 그들은 열심히 일해 문화, 교육, 엔지니어링, 언론, 비즈니스, 법, 의학 등 모든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한인 가정의 높은 교육열로 명문대에 가는 자녀들이 많다. 젊은 한인들의 미래는 매우 밝다고 본다.
-북한 인권법이 발효되면 한반도에 어떤 사태가 벌어질 것으로 보는가.
▲이 법의 목적은 김정일 체제에서 신음하는 북한 주민을 돕는 것이다. 식량을 전국에 걸쳐 널리 배분하고 이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며 목숨을 걸고 중국으로 탈출하는 북한 주민을 지원하는 것이 이 법을 통해 우리가 이루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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