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쳐온 길목마다 역사의 숨결이…
이번 여행중 가장 인상깊었던 랭캐스터의 아미쉬 마을에서 온가족이 기념촬영했다. 삶의 진정한 의미를 생각게 하는 곳이다.
장엄함과 아름다움이 기묘하게 조화된 나이애가라 폭포.
대자연이 숨쉬는 옐로스톤은 구석구석 아름답지 않은 곳이 없다.
전기·전화등 문명의 이기를 거부하는
필라델피아 아미쉬 주민들 모습서
물질만능 시대 참 삶의 의미 발견도
미국은 길 위에 세워진 나라다. 그리고 그 길에는 많은 사연들과 역사의 숨결들이 고스란히 자리 잡고 있다.
지난 한달 동안 미국의 24개 주를 거쳐, 총 7,700 마일을 달리는 동안 미국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개신교 신앙을 길에서 배울 수 있었다. 지나온 거리를 회상하면 벌써 기억에 아득하다. 그러나 이번 대륙 횡단을 통해 눈으로 직접 보면서 배우고 느낀 점들은 나와 우리 가족, 특별히 아이들에게 일생에 남을 교훈, 그리고 추억거리가 될 것이다.
사람이 태어나서 성장하고 가정을 이뤄 살다가 정해진 때가 돼 창조자 앞으로 돌아가는 인생 행로도 결국은 여행길이다. 때문에 집을 떠나는 여행은 그 여행의 길고 짧음을 불문하고 모두 삶의 축소판이다.
한달 동안 좁은 트레일러 안에서 아이들과 장인까지 6식구, 그리고 해피와 럭키, 강아지 2마리가 함께 지내다보니 정말 가족이 무엇인지 자동으로 깨달아진다. 여행기간만이라도 아이들에게 소리 한번 지르고 않고 정말 좋은 아빠만 되고 싶었다. 그렇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
피로가 쌓이면서 상대적으로 아이들에 대한 인내심은 줄어들게 되고, 몇 번은 큰 소리로야단을 친 것 같다. 그러고 나면 괜히 미안해 져서 안 사줘도 될 아이스크림까지 사주며 치사한 점수 만회 작전에 들어간다. 그저 사랑만 해주고 아이들은 예쁜 짓만 하면 얼마나 좋을까… 가족은 희로애락의 모든 감정들이 사랑이라는 필터 작용을 통해 아름답게 여과되는 ‘작은 천국’이라는 사실을 이번 여행동안 새삼스럽게 깨닫게 됐다.
필라델피아 랭캐스터에 있는 아미쉬 마을은 이번 여행 중 가장 많은 것을 생각게 한 곳이었다. 인간들은 지난 수 천년동안 문명을 일으키기 위해 피나는 노력과 여러 가지 발명을 계속해왔다. 그 결과 전기 에너지를 발견하고, 자동차를 타고 다니며, 컴퓨터 문화가 정착되면서 각종 삶의 편리함을 누리게 되었지만 그로 인해서 과연 삶의 질(quality)이 근본적으로 나아졌다고 말할 수 있을까.
아미쉬 사람들은 인간이 발명한 문명의 이기가 삶의 질을 오히려 떨어뜨린다고 믿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그들은 전기불도 없이, 말을 타고 주로 농사를 지으며 근면검소한 삶을 살려고 노력한다. 세상 교육은 15세까지만 배우면 충분하고 그 후부터는 농사일과 성경공부에만 전념한다.
매년 수백만명의 사람들이 랭캐스터를 방문한다. 그리고 랭캐스터에는 아미쉬 사람들의 삶을 간접경험할 수 있도록 꾸며놓은 전깃불도 없고, 전화, TV, 인터넷은 생각조차 할 수 없는 불편한 모텔들이 오히려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고도의 물질 문명, 하이테크(hitech)를 추구하는 삶을 살다보면 어느 순간엔가 사람들은 영혼과 감정의 소중함을 뒤돌아보게 되는 하이터치(hitouch)를 그리워할 수밖에 없다는 말에 공감하게 된다. 아미쉬들이 추구하는 삶을 바라보면서 인간은 결코 물질로는 만족한 삶을 살 수 없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된다. 사람에게 중요한 것은 물질이 아니라 영혼이다.
나이애가라 폭포와 옐로스톤 국립 공원은 이번 여행을 더욱 값진 여행으로 만들어준 멋진 기억의 장소였다. 나이애가라 폭포는 장엄함과 아름다움이 기묘하게 조화된 정말 세계적인 관광명소다. 배를 타고 폭포를 한번 돌아오는 ‘The Maid of Mist’ 코스는 나이애가라 폭포의 장엄함을 뼈 속까지 느끼게 해줬다. 마치 물 속에 들어와 있는 듯한 엄청난 물보라, 천둥소리와 같은 폭포수의 소리를 그렇게 가까운 거리에서 경험하면서 마치 이 땅에서 있지 않은 것 같은 착각마저 들었다.
옐로스톤 국립공원을 보기 위해서는 당초 계획보다 1천 마일을 더 운전해야했다. 그래서 망설이기도 했지만 막상 공원에 도착해서는 오기를 너무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옐로스톤 공원은 구석구석 아름답지 않은 부분이 없었고, 그 모든 것을 창조하고 관리하는 보이지 않는 거대한 손길이 반드시 있다는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게 하는 곳이었다. 옐로스톤 공원은 무신론자들이 설 곳이 없는 땅이었다.
여행에서 돌아와 피로가 채 풀리기도 전에 아이들은 벌써 내년 여름 여행계획을 세우자고 성화다. 물론 내년에도 이렇게 한달 동안이나 여행을 할 수 있는 여건이 주어질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그렇지만 만약 가족 여행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이번에는 캐나다를 관통해 알래스카를 한번 다녀오고 싶다. 미 대륙횡단을 했으니 언젠가는 대륙종단도 한번 해야되지 않을까 하는 계획을 해보는 것은 좀 지나친 기대인가.
이번에 이렇게 한 달간 여행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완전히 하나님이 주신 보너스였다. 특별히 여행을 위해 치밀한 계획을 세운 적도 없는데 모든 여건이 가능하게 되면서 더욱이 가장 작은 사이즈지만 트레일러까지 구입해서 대륙횡단을 나서게 된 것은 참으로 기적 같은 일이었다.
여행기간 보고 느낀 점들, 대륙횡단 정보, 그리고 열심히 찍은 2,000여장의 사진들을 모아 책을 출판할 준비를 하고 있다. 특별히 올 한해동안 테하차피 수양관에서 출판 사역에만 전념할 수 있는 시간을 허락해 주신 주님의 영광교회 신승훈 목사님과 성도들에게 감사 드리고, 또한 여행기간에 여행기를 연재할 수 있도록 귀한 지면을 할애해 주신 미주 한국일보에 감사 드린다.
<끝>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