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영(논설위원)
많은 사람들은 인생의 성공이 매우 힘들다고 생각한다. 돈 버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라고 본다. 그러나 성공한 사람들을 보면 한결같이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고 한다. 대학을 수석으로 입학하는 학생들의 인터뷰만 보아도 대체로 너무 쉬웠다고 말한다. 그런 말을 듣는 사람은 ‘어떻게 저럴 수가 있을까’ 하고 의구심을 갖게 마련이다. 성공에는 분명 보이지 않는
원칙과 원리가 있을 것이다. 매년 쏟아져 나오는 수많은 성공학 책들만 보아도 그렇다.
관성의 법칙이라는 것이 있다. 그 것을 성공이란 공식에 넣어 본다면 성공의 원리원칙을 무시하고 평생을 지나오면 그런 무지에도 관성의 법칙이 어김없이 작용한다. 관성의 법칙은 세상의 모든 것에 적용되고, 그 것이 무지이든, 아집이든, 지혜이든 작용하게 된다. 어릴 때부터 지혜를 배우고 겸손을 배워 아는 사람에게는 그 관성의 법칙이 작용하면서 점차 사는
것이나 공부하는 것이나 돈을 버는 것이든 모두 쉬워지는 것이다. 그렇지 않은 사람은 어떤 것을 하든 힘이 들고 어려울 수밖에 없다.
마치 눈덩이가 언덕 위에서는 작지만 관성의 법칙으로 언덕을 내려오면서 속도가 붙어 언덕 밑에서는 커다란 바위만한 눈덩이가 되듯... 그래서 많은 중년기의 사람들은 이제는 더 이상 희망이 없다고들 말한다. 남은 시간이 얼마 없다는 자각의 무게도 무겁거니와 몸까지 말을 듣지 않으니 그런 생각을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일밖에. 관성의 법칙은 언제나 보면 항상 첫
발이 힘든 것이다.
그러나 숫자가 거듭되면서 점점 더 쉬워진다. 결국 성공의 법칙이란 가방 끈에 있지 않고 어릴 때 물려받은 것과도 무관한 것 같다. ‘개천에서 용 난다’는 말도 그래서 생긴 말이 아닐까. 일본의 한 유명한 변호사는 어릴 때 파
탄 난 가정에서 태어나 조폭 두목의 여자로까지 전락했다가 다시 재기한 케이스다. 이런 것
들을 보면 성공이란 결코 가방 끈의 길이도, 부모로부터 받은 유산의 양도 아님을 알게 된
다. 때로는 아주 작지만 당연하다 생각되면서 작은 것처럼 보이는 것에서 진리를 발견한다.
예를 들면 아기의 걸음마처럼 아주 간단하고 단순한 걸음에도 진리가 들어 있다.
왼발, 오른 발을 내딛는 걸음마는 어찌 보면 단순한 행위로 무심코 넘겨버릴 수 있지만 가
만히 살펴보면 성공의 어떤 원칙과도 연결된다. 운동을 통해 살을 빼보려고 해본 사람은 누
구나 아는 이야기지만 첫 날의 그 첫 거리를 향해 내딛는 첫 발이 얼마나 힘든지 잘 알 것
이다. 왼 발을 내딛든지, 오른 발을 먼저 내딛는 지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순서는 그야말
로 내가 편한대로 하면 되는 것이니까. 혹 왼발이 먼저 나갔다면 그 다음은 오른 발이 나갈
수밖에 없지 않은가.
왼 발이 연속 두 번 나가면 오른 발은 질질 끌리던지, 다리 가랑이가 다치든지 하게 마련이
다. 즉 왼발 후에는 자연스럽게 오른 발이 나가줄 수밖에 없는 것이 자명한 이치이다. 그리
고 오른 발의 경우 왼발에게 양보는 했지만 결국은 왼 발보다 거리가 더 멀리 나가게 되어있다. 성공한 사람들을 보면 바로 이런 원칙에서처럼 왼발이든 오른 발이든 일단 먼저 양보를 통해 상대방을 먼저 나가게 하더라는 것이다.
이유는 두 번째 내딛는 발이 너무나 자연스럽게 첫 번째 발을 도움 삼아 더 멀리 나가기 때문이라고 한다. 딱 두발, 즉 왼발, 오른 발 한번씩만 나가고 그대로 끝난다고 하면 불과 1미터도 나가기가 어렵다. 그러니 당연히 관성의 법칙처럼 서로가 자연스럽게 주거니 받거니
해가면서 서로를 더욱 멀리 나가게 해주고 하다보면 결국 순식간에 하루 천 보, 만 보를 가더라는 것이다.
그에 반해 어떤 사람들은 첫발을 내딛는데는 모든 신경을 쓰면서 누가 먼저 나가네 하며 자기가 먼저 가겠다고 아우성을 한다. 결과는 왼발과 오른 발이 동시에 나가니까 균형을 잃으면서 앞으로 고꾸라지고 만다. 한국도 그렇고, 이 곳 한인사회도 마찬가지로 이제는 더 이상 이런 억지 식의 걸음마로 너도 안되고 나도 안 되는 그런 한심한 일은 없어야겠다. 어느 때보다도 지금은 이 관성의 법칙이 요구되는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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