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평(커네티컷대 명예교수,정치학박사)
8월 13일부터 제28회 올림픽이 아테네에서 막을 올렸다. 아테네는 올림픽이 기원전 776년에 시작된 곳이며 서양문명의 발상지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이번 올림픽에서도 남북한은 개회식과 폐회식에서 나란히 동시 입장을 한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남북한은 처음으로 이념과 체제를 초월하여 개 폐회식에 동시에 입장하여 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1970년대에 미국과 소련이 냉전을 종식시키고 핵전쟁을 피하며 세계평화를 위하여 해빙의 길을 걸을 수 있었던 것도 스포츠와 문화교류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지난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때 남북한이 개 폐회식에 동시 입장함으로서 남북 교류가 활성화 된 것과 같이 제 28회 올림픽에서도 새로 전개될 남북 교류와 협력을 전망해 보고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때까지 전개될 수 있는 남북간의 교류와 협력은 물론 남북통일의 가능성도 타진해 볼 필요가 있다.
남북한은 2000년 시드니 올림픽을 계기로 화해와 협력의 길을 터 놓았으며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2002년 일본 아오모리 동계 아시안 게임, 2003년 대구 유니버시아드대회를 통해 남북 사이의 화해와 협력의 모습을 전세계에 과시했다. 그리고 남북간의 장관급 회담은 14회 개최되었고, 남북 경제협력추진위원회는 개성공단을 조성하고, 서울과 신의주르 연결하는 경의선, 동해선 연결에도 합의했다. 또 분단 역사상 처음으로 남북 정상급 회담을 개최하고 휴전선에서의 상호간 비방을 중단하고 서해안에서 우발적인 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신호 교신에 합의함으로 남북간의 교류와 협력의 실질적인 합의를 도출해낸 것이다.
그러나 한반도를 둘러싸고 있는 국제역학관계는 남북간의 교류와 협력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2000년 대선에서 당선된 부시대통령은 북한을 이라크와 이란과 함께 3개 악의 축으로 낙인을 찍고 대북정책을 강압정책으로 선회했다. 부시정부는 클린턴행정부가 협상 끝에 북한과 합의한 제네바 합의서를 일방적으로 백지화하였다. 뿐만 아니라 북한에 대한 강경정책을 세워 북한정부의 교체와 북한체제의 붕괴를 정책 목표로 삼았다. 북한은 부시정부의 강압정책에 대응하기 위해 제네바합의 결과로 봉인된 원자로 연료봉 8,000개를 다시 재처리하기 시작하였으며 농축 우라늄을 재처리해서 핵무기 개발을 촉진시켰다.
이와 같이 미국의 대북 강압정책은 북한으로 하여금 핵무기 개발을 촉진시키게 했으며 북한으로 하여금 이라크전쟁과 같은 미국의 공격에 대비하게 만들어 놓은 것이다.한반도에서 핵무기전쟁이 일어나는 것을 바라지 않는 중국은 북한과 미국을 설득하여 북한의 핵문제를 해결하고 한반도의 평화 정착을 위한 6자 회담을 성사시켰다.
북한은 북미간의 양자협상을 주장했으나 미국이 바라는 6자회담 즉 중국, 일본, 미국, 한국, 북한을 포함하는 6자회담을 받아들이고 제 1차 6자 회담은 2003년 8월 27일에 개최되었다. 제 2차 회담은 2004년 2월에 개최되었으나 큰 성과는 이루지 못하고 다만 북한의 핵무기 개발에 대한 상호간의 의견만 교환할 수 있었다.
그 반면에 금년 6월 23~26일 베이징에서 개최된 제 3차 6자 회담에서는 북한의 핵무기에 대한 미국측의 견해와 북한측의 견해를 좁힐 수 있었다.북한의 수석대표 김계관은 미국이 북한에 대한 “적대정책”을 포기한다면 북한은 핵무기 개발을 투명하게 중단할 수 있다고 선언했다.
만약 미국이 북한에 대하여 “완전히 돌이킬 수 없는 검증 가능한 핵무기 개발을 폐기”(CIVD) 요구를 철회하고 북한이 요구하는 보상안을 받아들인다면 북한은 핵무기 개발을 완전히 동결할 용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부시정부에는 두 개의 의견이 대립하고 있다. 국무부는 북한과의 대화로 문제 해결을 바라고 있으나 체니부통령과 럼스펠드 국방장관은 좀 더 강경노선으로 북한에 대한 공격도 불사하겠다는 것이다. 북미관계는 차기 대통령이 북한정권의 안전을 보장하는 댓가로 북한의 핵 동결을 이루고 한반도의 평화 정착에 초점이 맞추어질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한국의 노대통령은 7월 31일 “정부는 앞으로도 대북 화해협력의 기조를 일관되게 유지해 나가며 이런 맥락에서도 철도, 도로연결공사 등 경협사업과 민간 교류는 합의된 대로 지속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남북교류와 북미관계는 함수관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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