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5년 8월 15일 미국은 드디어 일본을 항복시키고 한국에 광복을 안겨 주었다. 그러나 소련은 일본의 항복할 날짜까지 알면서 일본에게 선전포고를 하고는 일본이 아닌 한국의 청진항에 상륙하여 38선을 긋고 남북을 분단시켰다. 그로부터 59년이 지나도록 남북한은 통일의 기약 없이 휴전선에 서로 군대를 대치하고 있다.
역사의 사실들은 오래될수록 희미해지거나 왜곡될 수 있다. 옛일을 잊어가는 젊은 세대를 위해 한마디하고 싶다. 광복 직전 있었던 일이다. 면사무소 소재지에 하나밖에 없는 소학교 4학년 때 이와시다(일본인) 담임 선생이 17살의 흰 바지저고리를 입은 김학수라는 학생을 끌어내어 엎어 치기로 몇 번을 메치고 급기야 목을 졸라 실신시킨 일이 있다. 이유는 한국말을 했다는 것이었다.
이처럼 우리 세대는 우리말과 문화를 말살하고 창씨 개명과 신사참배, 왜곡된 역사 등 당치도 않은 교육을 받았다. 나는 평고보 졸업반에 군용 비행장을 닦는 근로 보국대에 참가하여 일을 하다가 해방을 맞았다.
농촌에서는 공출이라는 이름으로 식량을 약탈당하고 숟가락을 비롯한 쇠붙이 수집, 징용, 징집, 학병, 소년항공병, 위안부 등 일본은 내선일체(內鮮一體)라는 구호를 외치며 온갖 만행을 저질렀다.
해방이 되자 조만식 선생이 북조선 건국 준비위원장, 그리고 김일성이 부위원장이었는데 그 해 12월 28일에 모스크바 3상 회담에서 미, 영, 소는 조선의 자주독립을 지향한 한민족의 열망을 무시하고 신탁통치를 하기로 결정했다. 대부분의 국민과 남한이 이를 세차게 반대했지만 북한의 지도자들은 반대하는 조만식 선생을 감금하고 이를 지지했다.
해방의 기쁨도 잠시, 반탁운동으로 수많은 젊은이들이 시베리아로 유형을 갔고 행방불명되는 친구가 부지기수고 자유가 없는, 늘 감사를 받는 불안이 계속되어 나는 김일성 대학 기숙사를 탈출하여 자유를 찾아 월남하여 이산가족이 되었다.
북한은 소련의 지원을 받으며 1950년 6월 25일 남침을 감행했다. 이에 미군이 즉각 개입하여 많은 군인이 전사했고 부산을 제외한 남한을 거의 다 점령당했다. 그러나 유엔군이 참전하여 맥아더 장군은 인천 상륙을 성공시켜 9월 28일 마침내 서울을 탈환했다.
그 뒤 국군과 유엔군이 압록강까지 북진하자 중공은 인해전술로 북한을 도왔다. 이리하여 3년1개월의 전쟁은 멎었고 한반도 전체의 공산화도 막았다.
한국은 미국과 체결한 방위조약의 보호 하에 평화와 번영, 그리고 자유민주주의를 발전시켜 왔다. 그러나 위정자들은 반공을 핑계삼아 장기 집권과 군사독재 등으로 국민을 탄압하여 조국을 떠나 이민 가는 사람이 많았다.
내가 미국으로 이민 온 것은 6.25전쟁 당시 카추샤 책임자로 미군과 같이 3년5개월 간을 숙식을 같이 하며 참전했는데 중대장이 매일 3명의 사역병을 시켜 식당의 그릇을 닦게 하라는 차별대우를 했다. 이를 거부했더니 부대장에게 항명이라며 나에게 무장초병을 붙여서 감시했다.
이렇게 되니 카추샤 대원들이 무기를 반납하고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사실을 조사한 후 미8군에서 준장이, 육본에서 대령이, 그리고 범죄수사대에서 내 손을 들어주었다. 이 사건 이후 나는 평등과 정의, 인권을 존중하는 쾌거로 미국을 동경하게 됐다.
현재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한 상태에서 6자 회담이 진행중이다. 그 와중에 북한은 탈북 난민을 데려온 것을 “납치와 테러 행위”라 부르며 한국을 선제공격 하겠다고 아우성이다. 역사를 제대로 모르고 과거를 쉽게 잊어버리는 민족의 장래는 희망이 없다.
자주독립, 자주통일, 자주동맹, 자주국방도 좋지만 어느 나라도 혼자는 살지 못한다. 59년 전 한국을 일제의 압박에서 해방시켰으며 한국 전쟁에서 5만6,000명을 희생하며 한국을 지켰고 북한 인권법까지 만들어 북한 인권을 돕는 미국을 잊어서는 안 된다.
강경신/ 보스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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