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다의 배’(Buddha’s Belly)
도쿄의우동, 방콕의 수프, 사이공 포국수등
각나라 다양한 메뉴…독특한 맛 미각 홀려
보르도에서 80킬로 떨어진 자두원(Plum Village)은 틱낫한 스님을 주축으로 하는 아름다운 명상센터다. 한인사회에서도 설법한 적이 있는 그의 가르침은 ‘마음을 다해서(Mindfulness)’ 라는 한 마디로 요약될 수 있다.
걸을 때는 온전히 걷기만 하고 먹을 때는 그냥 먹기만 하라는 그 쉬운 걸 왜 우리는 못하는 건지. 우리는 먹을 때 말하고 지나가는 사람들 보고 신문을 읽으며 다른 생각을 한다.
헤르만 헷세의 작품 ‘싯달타’에 묘사된 고오타마 붓다의 공양 장면은 아름답다. “그가 새도 배부르지 않을 정도로 적게 먹고는 망고나무 그늘로 돌아가 명상에 들었다.” 작은 양의 음식을 대상과 일체가 되도록 마음을 다해 충분히 느끼며 먹었던 그는 어떤 배를 가졌을까.
부다의 배(Buddha’s Belly)라는 이름의 레스토랑이 처음 문을 열었던 2002년 12월, 분명 인도 음식 아니면 채식 전문 레스토랑일 거라는 짐작은 어긋난 것이었다. 주인 조나단 추(Jonathan Chu)는 아시아의 여러 나라를 여행하는 것은 물론 4년 여 세월을 그곳에서 지내기도 했던 지구촌 여행자. 여행길에 즐겨 먹었던 아시아 대륙의 이국적인 맛을 그의 미각 세포는 결코 잊지 않았다.
도쿄의 우동집에서 훌훌 먹었던 국수 가락, 방콕 시내의 향기 가득한 탐양쿵 수프, 사이공에서 먹었던 포 국수를 그는 부다즈 벨리에 한데 모아놓았다. 이곳에서의 식사는 아시아 대륙으로 떠나는 맛의 기행이다. 일본, 중국, 타일랜드, 한국, 베트남, 싱가포르 등 아시아 요리는 각기 독특한 향으로 재현된다. 국수 요리, 신선한 샐러드, 맛깔스런 전채, 향기 가득하고 푸짐한 메인 디시, 부다즈 벨리에는 음식 백화점만큼 다양한 메뉴가 있다. 길거리에서도 즐길 수 있는 역동적이고 창조적인 음식은 가격도 저렴하다.
일본 사포로 직업학교에서 요리를 배웠던 셰프, 히사시 요시아라는 라보엠과 죠주 등 유명 레스토랑에서 20년이 넘는 세월을 한 길 요리만 팠던 전문가. 그는 보통 메뉴 외에도 주간 스페셜을 마련해 아시아 각 지역의 독특한 요리를 재조명하는 시간을 갖는다.
지난 6월 마지막 주에는 일본식 돼지 요리인 카쿠니를 선보였다. 수백 년 전부터 일본에서 전해져 내려오는 전통방식대로 3시간이 넘도록 익힌 후 마늘, 생강을 더한 박초이와 함께 선보였는데 인기가 짱이었다.
스테이크와 닭고기 꼬마 샌드위치(Shao Bing)는 실란트로와 생강을 더한 소스 맛이 환상. 스페셜로 선보이는 록 슈림프(Rock Shrimp Tempura), 김밥처럼 썰어내는 알바코어 아보카도 스프링 롤(Albacore and Avocado Spring Roll), 사시미 수준의 신선도를 자랑하는 튜나 타르타르(Spicy Ahi Tuna Tartar), 고소한 꼴뚜기 튀김을 얹은 칼라마리 샐러드(Spicy Crispy Calamari Salad) 모두 부담 없고 맛깔스런 전채들. 메인 디시 가운데는 아시아 스타일 바비큐 스테이크, 도시락 스타일의 은대구가 맛있고 해산물과 함께 조리한 오징어 먹물 국수, 고소한 땅콩 맛의 스파이시 피넛 누들도 시도해볼 만하다.
마음에 꼭 드는 메뉴는 타이 식 수프에 말아낸 라면. 우리식 찹쌀 도넛과 꼭 같은 후식, 핫 세서미 번도 잊지 말고 맛보자. 부다즈 벨리는 요즘 주류 사회에 뜨겁게 불고 있는 풍수에 입각해 인테리어를 꾸몄다.
시원하게 열린 부엌에서는 커다란 웍(Wok) 냄비를 이리저리 돌려가며 지글지글 음식을 준비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온통 대나무를 이용한 인테리어는 소재의 영향 때문인지 느낌마저 시원하다.
곳곳에 매달린 색색의 등도 신비한 동양적 분위기를 더한다. 캐주얼한 분위기는 이곳에서 맛볼 수 있는 음식과 꼭 들어맞는다.
음식뿐 아니라 음료 역시 이국적이기는 마찬가지다. 향기 가득한 티, 건강 음료 토닉, 아시아 지역의 맥주와 사께, 우리의 어깨를 으쓱하게 하는 소주 칵테일, 그리고 여러 수입 와인까지. 역시 아시아 요리에는 아시아 대륙의 음료가 제짝이다.
너무 뜨거운 안젤리노들의 호응에 경영진도 놀랄 정도라고. 매일 이곳에서 식사를 하는 손님들도 제법 된다고 한다.
Tips
▲종류: 다양한 Pan-Asian 요리 ▲가격: 전채는 3.50-9.50달러. 메인 디시는 6.95-13.50달러. 후식은 3.50-5.25달러 ▲주차: 런치 때는 무료 주차. 디너 때는 발레 파킹 3.50달러 ▲오픈 시간: 매일 월-목요일은 오전 11시30분-오후 10시. 금요일과 토요일은 오전 11시30분-오후 11시까지. 일요일은 오후 3-10시 ▲주소: 7475 Beverly Blvd. LA, CA 90036 한인 타운에서 Beverly를 타고 서쪽으로 가다가 La Brea를 지나 Fairfax 전 Gardner와 만나는 지점에 있다. ▲전화: (323) 931-8588. www.bbfood.com
<박지윤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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