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와 맛, 세계 최고
30년 음식관련업 경험 바탕 회사 설립
소재와 양념, 훈제법 따라 종류 14가지
머리털 나고 처음으로 맛봤던 소시지는 분홍색이었다. 1970년대 초의 소시지는 포장부터가 예술이다. 길고 가느다란 소시지를 비닐로 진공 포장하고 행여 새어 나올까 양쪽 끝은 작은 쇳덩이로 꼭 쌌었다. 어머니는 그 귀한 소시지를 김밥 쌀 때 길게 썰어 넣기도 했고 계란 옷을 입혀 기름에 노릇하게 지져 도시락 반찬으로 넣어주기도 했다. 온갖 고기 찌꺼기와 어묵을 소재로 만든 그 소시지를 20년의 세월이 지난 어느 날 미국 땅에서 발견했을 때의 반가움이란. 맛있는 소시지들을 다 놔두고 분홍색 소시지를 덥석 주워들었다.
마들렌느를 홍차에 담갔다가 한 입 베어 물며 어린 시절의 추억을 회상했던 마르셀 푸르스트처럼 우리들에게 있어 분홍색 소시지는 지나간 날들에 대한 그리움과 동의어다.
그 후 한국 경제가 좋아지면서 소시지도 많이 바뀌었다. 프랑크 소시지, 비엔나소시지의 등장은 도시락 반찬의 고급화를 결과했다. 우리 얼 되찾기 운동은 소시지 계에도 일어났다. 불고기 양념 맛을 그대로 살린 불고기 소시지와 햄은 아빠 술안주로도 그만이었다.
미국에 처음 발을 디디고 대형 수퍼마켓으로 장을 보러 갔던 날, 뻥튀기를 해 놓은 듯 커다란 야채와 함께 초기 이민자들의 기를 삭 죽였던 것은 수십 가지에 이르는 소시지들. 여름 밤 바비큐를 즐길 때 스테이크와 함께 짝을 이루는 소시지는 폴란드 식, 이태리 식, 독일 식, 남아프리카 식, 멕시코 식, 중국 식 종류도 모양도 말 그대로 천차만별이었다.
한 번에 한 차례 다른 것을 구입해 시식해본 결과 이제 어떤 것이 입맛에 맞고 어떤 것이 모양만큼 맛도 역겹다는 것을 터득하게 된 것은 미국 땅에 살아온 연륜이 꽤 쌓였을 때였다.
특히 공장에서 대량 생산된 소시지보다는 폴란드에서 갓 이민 온 할아버지가 집에서 조물락거리며 만들어 파머즈 마켓에 가져 나온 소시지가 더 맛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꾸준한 맛으로 퀄러티 컨트롤이 된 소시지 가운데 최고를 대라면 자신 있게 매드 마이크즈 고메이 푸드의 소시지(Mad Mike’s Gourmet Food Sausages)를 들겠다.
소시지 하면 무뚝뚝한 독일 웨이트리스가 감자 몇 조각과 함께 냅다 테이블에 던져놓고 가는 저급 요리를 떠올릴지 모르지만 요즘은 고급 레스토랑에서도 고메이 소시지 요리를 여러 방면에서 개발하고 있다.
이 회사를 설립한 마이크는 아일랜드 출신으로 좋은 음식 만드는 것 하나에 커다란 열정을 갖고 있는 사람. 지난 30년간 케이터링 서비스, 레스토랑, 호텔, 컨트리클럽 등의 매니저와 음식 컨설턴트로 다년간의 경험을 거친 그는 한때 자신의 레스토랑을 운영하기도 했었다.
친구들은 파티 때마다 그가 만든 소시지와 소스를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했다. 9년 전 요리 잘 하는 재주를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다는 기특한 생각으로 그는 ‘매드 마이크 고메이 푸드’를 탄생시켰다.
푸드 이벤트에서 시식해 본 매드 마이크의 고메이 소시지는 세상에서 가장 맛있다는 그의 설명이 단지 과장만은 아님을 증명했다. 향기와 맛이 뛰어난 이 고메이 소시지들은 예전엔 레스토랑과 호텔에만 공급되던 것들. 이제는 일반 소비자들도 온라인 상으로 주문할 수 있게 됐다.
한 가지 맛인 줄 알았던 소시지가 소재와 양념, 훈제 방법에 따라 14가지나 된다. 바바리아 스타일 사과 계피향 소시지, 후추향 케이전 스타일, 마늘 치킨 소시지, 헝가리 켈바사 소시지, 이탈리아 시칠리안 소시지, 남아프리카 스타일의 보어즈워즈 소시지, 텍사스 스타일 할라페뇨 핫 링크 등 이국적인 이름은 계속 늘어진다.
가격은 한 팩에 6.65달러. 포르투갈과 하와이 스타일의 소시지는 5개들이 박스가 33.25달러, 소노라 스타일의 초리조는 5개들이 박스가 30.75달러다.
매드 마이크 고메이 푸드는 소시지 말고도 바비큐 소스, 디핑 소스, 파스타 소스, 샐러드드레싱 등 잘 먹고 잘 살기 위한 모든 것을 취급하고 있다.
전화는 (714) 446-7420. 온라인 주문은 info@madmikesstore.com. www.madmikesstore.com.
<박지윤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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