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내 한인사회에서도 와인 매니아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이는 미국사회에서도 마찬가지. 와인 인구의 증가와 더불어 와인 양조학과와 포도 재배학과를 정식 학과로 개설하는 미국 대학까지 덩달아 늘고 있다. 와인에 있어서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뉴욕주도 여기서 예외일 수는 없다. 올 가을학기 일반에 첫선을 보이는 뉴욕주 최초의 스토니 브룩 대학 와인센터와 더불어 대학가에 부는 와인 관련 학과 개설 열풍을 소개한다.
뉴욕주립대학(SUNY) 산하 스토니 브룩 대학은 뉴욕주 소재 대학으로는 처음으로 올 가을학기부터 와인 센터를 정식 오픈한다. 센터의 정식 명칭은 `스토니 브룩 와인, 푸드 & 컬처 센터(Center for Wine, Food & Culture).’
지난 6월28일 와인 전문가, 양조업계 관계자, 포도원 운영자, 전문요리사 등을 초청, 와인 시음회를 겸한 개관식을 가졌으나 일반인을 대상으로는 올 가을 정식 오픈한다. 센터는 앞으로 일반인은 물론, 와인 전문가, 업계 종사자, 학생 등 대상에 구별 없이 와인 관련 교양강좌와 전문교육 강좌, 웍샵, 세미나, 무료 시음회 행사 등을 제공할 예정이다.
뉴욕주 과학, 테크놀로지 & 아카데믹 리서치국으로부터 18만7,500달러의 기금을 지원 받아 개관된 센터는 관련학과를 운영 중인 타 대학과 달리 학점을 이수할 수 있는 과정은 아니다. 하지만 와인 매니아들은 물론, 아직 와인의 매력을 미처 느끼지 못한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톡톡한 홍보대사 역할을 맡게 된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때문에 일반인 대상 개설 강좌도 와인을 즐기는 요령에서부터 와인 셀러 제작, 와인과 문학 이야기 등 부담 없는 내용으로 꾸며져 있다. 또한 업계 종사자 대상으로는 와인 마케팅, 레스토랑 와인 리스트 디자인, 와인과 요리, 와인 제조 및 판매 관련 뉴욕주와 연방 규정 교육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다.
와인 센터는 또 지역사회의 요구에 부응하고 나아가 지역사회 및 주정부 경제 발전에 한 몫을 담당한다는 점에서도 또 다른 의의를 지닌다.
뉴욕은 캘리포니아주와 워싱턴 주에 이어 미국내 와인 생산 및 포도 재배 규모에 있어서 세 번째로 손꼽히는 대표적인 지역이자 와인 제조업은 현재 뉴욕주에서 가장 빠른 성장을 보이고 있는 산업분야 중 하나이기 때문.
뉴욕주에는 현재 스토니 브룩 대학이 위치한 롱아일랜드를 비롯, 허드슨 리버 밸리, 레이크 에리, 핑거 레이크 등 주내 4개 대표 지역에 990여개의 포도원이 자리하고 있고 200여개의 양조장이 영업 중이다. 주내 총 재배 면적 3만1,400 에이커 대지에서 연간 생산하는 와인이 17만5,000톤, 자그마치 4,000만 달러 어치에 달한다.
롱아일랜드 포도원을 배경으로 하는 스토니 브룩 대학은 와인센터를 통해 포도 재배에서부터 와인 마케팅에 이르기까지 모든 생산과정별로 필요한 생물학과 생태학, 경영학 등 관련학과 교수진을 특별 강사로 초청, 강의도 제공하고 와인 관련 신규 비즈니스 창업 및 기술적 지원도 병행할 예정이다.
그렇다면 뉴욕주립대학에 와인센터가 들어선 배경은 과연 무엇일까?
수년 전까지만 해도 뉴욕주는 캘리포니아에 이어 미국내 와인 제조 및 생산에 있어 2위를 지켜왔으나 지난 1998년 워싱턴주에 2위 자리를 넘겨줘야 했다.
워싱턴주가 와인 전문인 양성을 위해 노력한 결실 때문이었다.
로비단체인 워싱턴주 와인 인스티튜트는 거주민 출신 인재들을 인근 캘리포니아주 UC 데이비스와 CSU 프레즈노 대학으로 빼앗기고 있는 것을 파악하고 이를 점차 보완해 나가기 시작한 것. 전국 2위에 오른 워싱턴주에는 포도 재배 농가가 300여개, 재배 규모도 2만9,000에이커로 뉴욕보다 적지만 오히려 양조장은 240여개로 뉴욕보다 많다. 연간 24억 달러의 높은
수익을 와인에서 얻고 있다.
반면 뉴욕주는 코넬대학에서 포도 재배학 및 포도주 양조학 관련 강의를 제공해 오고 있지만 스토니 브룩 와인 센터 개관을 계기로 앞으로 와인 전문인 양성을 위한 체계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겠다는 궁극적인 목표도 세워두고 있는 것.
캘리포니아 주립대학 계열인 UC 데이비스와 CSU 프레즈노 대학은 포도 재배학 및 양조학에 있어 전국 최고를 자랑하는 곳이며 CSU 프레즈노 대학은 지난 1997년 미국 대학 최초로 상업용 양조장을 처음 오픈한 곳이기도 하다. 게다가 현재는 캘리포니아와 워싱턴주에 이어 중서부 지역의 대학들도 이 같은 추세에 합세하고 있다.
지난 한해 동안 아이오와, 미주리, 일리노이즈 등 3개 주가 서로 연합, 국립과학재단으로부터 75만 달러를 지원 받아 포도 재배학 및 포도주 양조학 교육 과정을 마련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뉴욕주도 뒤늦게나마 지난날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 와인 센터 개관을 시작으로 전문인
양성을 위한 첫발을 내디딘 셈이다. 와인업계는 이같은 추세라면 향후 5년간 전국적으로 약 6,000여개의 신규 직업이 창출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예로부터 와인 제조업은 로맨틱한 업계의 이미지 뿐 아니라 큰 수익이 보장되는 직종으로 여겨져 온지 오래다. 와인 매니아 증가로 학생들의 관심이 높아져 관련강좌 개설 요청이 잇따르고 더불어 와인 업계의 꾸준한 수익 증가와 성장은 관련 직종 전문인 양성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한 것이 이 같은 열풍의 배경이 된 것이다.
대학에 따라서는 2년제 준학사 학위 또는 4년 학사학위 과정을, 또는 수료증 취득 과정만 제공하기도 하지만 미국내 와인 관련학 전공자의 60%가 여성이다. 이 분야가 와인의 생산과 단계별로 거치는 숙성과정에 있어 섬세한 손길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특히 여성들에게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는 전문직종으로 주목받게 될 전망이다. 스토니 브룩 와인센터는 맨하탄 401 파크 애비뉴 사우스와 28가가 만나는 곳에 위치해 있다.
<이정은 기자> julianne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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