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위에 민감한 야채로 수확 8~9월 가장 활발
영어로는 Eggplant, Egg apple, Garden egg
미국에 처음 왔을 때 뭐든지 큼직큼직한 크기에 어안이 벙벙할 지경이었다. 집도 크고, 차도 크고, 나무도 크고, 오렌지도 크고, 감자도 크고. 그렇지만 가장 놀랐을 때는 어머니를 따라 장보러 갔다가 가지를 봤을 때였다. 가지가 너무 커서 수박만 했다. 나의 어머니는 한동안 가지가 너무 크고 징그럽다며 사오시지 못했다. 가지의 원산지는 인도로 추정되며, 중국에서 아주 오래 전부터 가지가 재배되었는데, ‘제민요술’에는 가지의 재배, 파종, 물을 많이 요하는 작물 등을 말하고 있고 ‘목처십우’에서는 많은 품종을 기술하고 있는 것으로 미루어보아 적어도 천수백년의 재배 역사를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한국에서는 중국 송나라 ‘본초연의’에 “신라에 일종의 가지가 나는데, 모양이 달걀 비슷하고 엷은 자색에 광택이 나며, 꼭지가 길고 맛이 단데 지금 중국에 널리 퍼졌다”라고 기록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신라시대부터 재배되었음을 알 수 있다. 유럽에는 페르시아인들에 의해서 가지가 지중해 연안지대에 전해지게 되었으며, 약 13세기경 영국에서 관상용으로 이용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가지는 추위에 민감한 야채로 여름이 길고 따뜻한 지역에서 잘 재배된다. 가지의 재배와 수확은 피망과 비슷한데, 서리와 추위의 위험이 모두 사라진 후 옮겨 심으면 된다. 그렇지만 가지의 열매는 피망보다 좀 더 크기 때문에 옮겨 심을 때 피망보다 좀 더 멀리 듬성듬성 심어야 한다. 질 좋은 가지를 풍부하게 수확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손질을 해주어야 하며 많은 시간과 노력을 요한다.
가지는 감자와 같은 과로, 영어로는 에그플랜트(Eggplant), 에그 애플(Egg apple), 가든 에그(Garden egg) 등으로 불린다. 비닐하우스 경작으로 1년 내내 마켓에서 찾을 수 있지만, 수확이 가장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시기는 8월과 9월이다. 중간 사이즈 가지는 약 1파운드이고, 큰 사이즈의 가지는 3인분을 제공한다.
■ 조리법
나물, 튀김, 생채, 김치, 전, 장아찌로
가지는 한국에서는 주로 나물용으로 이용하고 일부를 튀김용, 불고기용, 생채용, 김치용으로 이용하고 있다. 가지김치는 오이소박이처럼 소를 박아서 담그는 것이고, 누름적은 가지를 데친 뒤 길이로 잘게 찢어 꼬챙이에 꿰어 밀가루를 묻혀 달걀을 씌운 후 지지는 것이다. 가지전은 얄팍얄팍하게 썰어서 고기를 다져 양념한 것을 사이에 끼워 밀가루, 달걀을 입혀 지지는 것이고, 가지 장아찌는 날 가지를 고추장 된장 속에 박아서 만든다.
여름철 별미로는 보리밥에 가지나물을 넣고 고추장과 참기름 한두 방울을 떨어뜨려 먹는 가지비빔밥이 빼놓을 수 없는 별미다.
■ 효능
혈중 콜레스테롤 상승 억제시키고
동맥경화 방지, 세포 손상 막아
가지는 혈중 콜레스테롤의 상승을 억제시키는 것으로 텍사스 대학 연구 결과 밝혀졌다. 더불어 동맥경화를 방지하고 가지 주스는 암의 전조가 되는 세포의 손상을 억제한다.
가지는 또 신경통을 완화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아프리카의 민간 요법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가지의 스코폴레틴과 스코파론이라는 물질이 경련을 억제한다는 것이 입증되었다.
그 외 가지는 잇몸이나 구강 내 담즙에 좋고, 한국 전통의학에서는 가지를 건조시켜 요통, 통증, 홍역, 위암, 알콜 중독을 치료하였다.
■ 장보기와 보관
작고 약간 덜 익은 것을 고르고
표면은 흠이 없고 매끈한 것을
짙은 암자주색으로 광택 있어야
가지는 작고 약간 덜 익은 듯 한 걸 고르는 게 좋다. 너무 크고 탱탱한 가지는 씨가 단단하고 쓴맛이 강할 수 있다.
단단하면서 과실 표면에 흠이 없고 매끈한 것이 좋으며, 색깔은 짙은 암자주색이고 선명하고 광택이 있는 것이 좋다. 들어보았을 때 크기에 비해 묵직하게 느껴지는 게 좋은 것이고, 물컹하거나 갈색 점이 생긴 것은 피해야 한다.
손가락으로 살짝 눌러보았을 때 탄력있게 느껴지는 것이 잘 익은 것이고, 누른 자국이 그대로 남아있다면 너무 익은 것이다.
만약 눌러보았을 때 전혀 탄력이 느껴지지 않고 단단하면 너무 일찍 수확된 것이다. 가을에 수확하는 가지는 씨가 적고 육질도 치밀해서 특히 맛이 좋으며, 꼭지가 싱싱하고 가시 돌기가 아플 정도로 뾰족한 것이 좋은 가지이다.
가지는 신선도가 오래 유지되지 않고 오래될 수록 쓴맛이 강해진다. 선선하고 습도 낮은 곳에 보관하는 게 좋고, 구입한지 하루나 이틀 내에 사용하는 게 가장 좋다. 냉장고에 보관할 때는 비닐 봉지에 넣어서 보관하지만, 그 날 구입해서 사용할 계획이라면 상온에 놓아두는 게 신선도 유지에 더 좋다.
<최선명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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