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4 - 다섯째날! - 소방서 이야기
7:30 AM - 기상. Gloversville에서 다시 5번 국도와 만나는 길로 간다.
주유소와 편의점이 함께 있는 곳이었다. 차에 기름을 넣던 키가 크고 짧은 갈색 머리를 가진 30대로 보이는 남자에게 물었다. ‘5 웨스트로 가려는데 어느 루트가 좋은가?’. 잠깐 기다리라고 하더니 편의점안으로 들어가서 지도를 가지고 나온다. 그 친구의 조언은 67 웨스트로 가되 가다가 334 사우스를 만나면 그 쪽으로 가라고 한다.
67은 언덕도 언덕인데 구불 구불 돌아가는 길이고 334로 가면 더 가깝게 갈 수 있다 한다. 지도까지 그려준다. 고맙다 하고 이제 떠나려 하는데 그 사람이 잠깐만...... 하면서 자기 지갑을 뒤적이더니 뭐를 내게 건넨다. 뭐 하는거야? 하니까 너를 위해 써도 되고 너가 여행하다 만나는 사람들에게 나눠 줘도 돼. 받어! 받어! 자.... 너를 위해 기도를 해줄께. 곧 뭐하는 사람인지도 모르는 내 어깨에 손을 얹고 기도를 한다.
기도가 끝나고 그 친구가 작별 인사한다. 나는 어벙벙하게 어........ 어..... 고마워!!! 신의 축복이 함께 하길.....
미국은 자전거 도로가 참 잘되어 있다. 적어도 내가 달린 길은 (MA 와 NY STATE)..... 차도 옆에 확실하게 넉넉하게 한줄 쫙 그어져 있다! 그리고 친절하게 자전거 그림도 보인다. 10:00AM - 334 SOUTH, 차도 옆 자전거 도로에 자전거를 눕히고 나도 누웠다. 차도 뜸하게 다니고 주위에는 나무 숨쉬는 소리, 새들 노래하는 소리밖에 없다.
LITTLE FALLs 마을.
8:00PM - In the City of Little Falls 도착. 말이 시티지 높은 언덕의 작은 마을이다. 그런데 영화관, 대형마트, 중국 음식점(어딜가나), YMCA까지 있을 건 다 있는 곳. ‘OPEN’이라고 불이 켜진 중국 식당, 반가움에 자전거를 세우고 들어가니 CHINESE? KOREAN? 하며 반가운 목소리. 우선 어디서 왔냐? 어디로 가냐? 왜 가냐? 등등의 기본 질문들에 대답하고 이 근처의 KOREAN을 물어 보니 저기 윗동네(과연 그곳은 어딜까?)교회에서 사는 사람이 하나 있었는데 지금은 모르겠고 한국 입양아들은 좀 있다고 한다.
CHINESE는 가정이 있는데 다 음식점을 하고 있다! 놀랍다! YMCA가 있다는 얘길 듣고 찾아갔다. 가서 좀 깎아 달래서 자자. 갔는데 문이 잠긴 것이다. 한 커플이 나를 본 건지 자전거를 본 건지 와서 도와주려고 한다. 이곳 지키는 사람은 저기 저 집에 살아요. 가서 초인종을 눌러봐요.
그 집으로 가서 아무리 누르고 불러도 반응이 없다. 그때!!! 저기.... 40대로 보이는 키가 크고 머리가 긴 한 아주머니가 내게 와서 말한다.
여기 주인이 지금 잠깐 어딜 갔어. 흠.... 내가 전화를 걸어 줄께.
그런데 받지 않아서 음성만 남기고 괜찮으면 다른 쉴 만한 곳을 알아 봐 주겠다고 한다. 나야 고맙지~ Bed and Breakfast에 전화 해 봤는데 75불을 달란다 하루에! 그러면서 하는 말이 아침을 확실하게 차려 준다나? 너무 비싸서 고민하는데 그 시원시원한 웃음을 가진 아주머니께서 내가..... 친척이 하나 있는데 소방서에서 일해. 혹시 벙커(소방서나
경찰서의 침대)가 남아 있을지도 몰라....... 하더니 또 전화기를 붙드신다. 몇 마디 오고 가더니 소방서에 가서 자는 것 괜찮겠어? 나쁘지 않아?
오..... 그런 좋은 경험을.... 고맙습니다. 테레사 가 아닌 테리사! 그 분의 이름이다. 자기는 학교 선생님인데 정말 재밌게 13살짜리 애들을 가르친다고 한다. 그 이유인즉 걔네들도 자기처럼 헤까닥 미쳤다나? 어쨋든 멋진 사람이었다.
FIRE STATION in Little Falls
오늘은 소방관들과의 하룻밤이다!
세 명이서 교대로 24시간 근무를 한다고 한다. 한 사람은 70년대 중반에 미군으로 한국에서 일했다고 한다. 오~~ 소오주~~ 뻐언데에기~~~ 오~~ 김취~~~막껄뤼~~~ 오... 그리워 ...... 그
리워.......
친구. 내일 아침은 내가 확실하게 해줄께...... 잘 먹어야 자전거도 탄다고!! 이 소방서는 원래 마굿간이었는데 소방서가 되었고 90년이나 되었다 한다. 또 82년 된 변기가 있는 곳이다. 아직도 잘 쓰고 있다.
소방관 셋이 참 재밌게 지내는 것 같았다. 시민을 감시하는 게 아니라 친구처럼 지내는 모습이었다. 셋이 티비 영화도 재밌게 보는데 대개 액션이다. 그런데 그러다 전화가 오면 다 초긴장이다. 나는 3층에서 한 대원과 투 베드에서 잤는데 새벽에 신고가 들어와 뛰쳐나가는 것이다.
물론 나는 편하게 잤다. 다음날 소방관이 해준 아침을 먹고(계란, 식빵에 버터, 베이컨, 쥬스) 한국의 아름다운 풍경이 그려진 카드에 편지를 써 줬다.
물론 그 아주머니 것도 잊지 않고. 그들은 내게 소방서 태그(tag)를 주었다. 우정도 함께......
총 달린 거리 : 81.91km , 최고속도 : 64.0km , 총 비용 : 12.50불 ,
받은 돈 : 110달러(주유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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