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준재(내과전문의)
한국일보 7월 7일자 제1면에 실린 특종 「북한, 한국 진보세력 지원」 제하의 기사는 북한과 대북 지원에 나선 한국과 나아가서 미주한인사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진보세력, 곧 친북 내지는 친북한 성향을 가진 단체들에 대한 평소 의구심을 풀어주는 기사였다.
미 민간연구소인 ‘학자들을 위한 우드로 윌슨(Woodrow Wilson Center for Scholars)’가 구 공산권이었던 동독이나 헝가리의 비밀 해제 문서 분석 발표를 근거로 해서 작성된 기사내용 중 “작금의 한국상황에 비추어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말은 시사를 넘어 현실로 눈앞에 전개되고 있지 않나 확신 반(半), 걱정에 착잡한 심정이다.
기사 내용을 요약해 보자. 6.25전쟁 직전인 1949년부터 1980년 5.18 광주사태 후 북한을 방문한 동구권의 구공산국가의 보고서는 한국 내에서 일어나고 있는 친북, 반미운동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어 오한이 날 정도로 섬뜩하다.
“남한의 젊은이들과 학생들은 현재 이 민족 자주를 위해 활기찬 전쟁을 수행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평화 공존을 제안하고 또 제안하는 것이 필요하다”던 1984년 5월 30일 북한을 방문한 동독의 호네커에게 말했다는 김일성의 발언은 지금 한국에서 만연하고 있는 현상을 그대로 표현하고 있지 않은가.
‘우리끼리’라든지 ‘민족자주’니 ‘민족 공조’라는 단어 아래 반미 촛불시위가 지난 대선을 휩쓸었고, 그것도 모자라 이라크전쟁이 터지자 반전 평화운동을 목청껏 시위하더니 참수를 당한 사람이나 그 가족에게는 심심한 조의를 표하지만 근본적을 따져서 한국의 파병부대원도 아니었다. 사업적 목적으로 위험한 줄 알면서도 갔다가 참변을 당했는데 국가의 영웅시하는 것도 어설프지만 그것을 빌미로 파병 반대운동을 주도하는 자들의 처신은 어거지도 이런 어거지가 없다.
그것은 마치 군사훈련 중 일어났던 어린 두 여학생의 군 안전사고에 지나지 않던 것을 반미와 미군철수운동으로 전개하던 궤변적 논리와 그 궤(軌)를 같이 하고 있다.
참수도 눈 뜨고는 볼 수 없는 야만적 행위라면 두 여학생 참사사건이 있은 후 미국을 방문한 까만 두루마기를 입고 자칭 목사라는 자의 행위를 기억하는가. 백악관 앞에서 삭발 시위를 하고 그것도 모자라 손가락으로 혈서를 쓰던 그 행위와 야만성에는 무엇이 다른가.
거기에 동참했던 이곳의 한인들은 한국계 미국인인가 아니면 표현의 자유와 집회의 자유를 허용하는 이 나라의 제도를 교묘히 이용하는 북한계 미국인들인가,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다시 기사의 부제(Subtitle)를 보자.한국전쟁 이래 북한이 대외정책 수립시 한국의 진보세력의 입지를 고려했을 뿐만 아니라 주한미군이 평화통일의 걸림돌로 판단한 김일성은 통일 후 남한대표에 남한 공산주의자로 임
명 예정이라는 부분에서는 그 때나 지금이나 적화통일의 야욕이 그대로 명명백백하게 드러나고 있다.
여기서 1999년 통일부에서 발행한 영문판 ‘Policy towards North Korea for Peace, Reconciliation and Cooperation’를 한 번 보자. 북한 억제정책(Containment Policy)은 실패한 정책이라면 북한을 그대로 내버려두는 것이 좋은가(Disengagement, Policy)아니면 포용(Engagement Policy)할 것인가 따지면서 포용정책을 한국의 경제 우월에 기반해서 대북한 정책으로 오늘까지 이르고 있다. 여기서 통일운동이니, 통일비용 내지는 투자로 들먹이게 되고 그것도 북한이 포용정책은 흡수 통일의 야욕이라 하자 슬그머니 ‘햇볕정책’이라는 우화같은 단어로 바뀐 현재다.
여기서 미주에 살고 있는 200만 한인은 어떻게 해야 되는가? 우리는 생각하고 행동할 때가 왔다.2000년 6.15선언 후부터 우후죽순처럼 머리를 내밀고 심심하면 촛불시위네 반전평화운동이라고 떠드는 친북세력들을 우리는 두고만 보아야 하는가? 나아가서 외국 언론에서도 공공연히 거론하는 ‘한국의 좌경화’나 ‘한국은 지금 혁명중’이라는 지적을 강 건너 불 보듯
쳐다만 볼 것인가?
조국을 잃어버린 이민자들은 영원한 정신적 고향을 버릴텐데,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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