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게임에 빠진 방학 자녀, 운동 좀 시키자”
체력증진-성격 바꾸는 기회로
재능 있으면 내친김에 스타꿈
‘딱’ 소리를 내며 힘있게 날아가는 골프공이 그린 에인절스 어린이들의 밝고 희망찬 미래를 보여주고 있다.
프로 축구선수를 꿈꾸며 잔디구장을 누비는 레드스타 축구클럽 꼬마선수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이승관 기자>
‘개구쟁이라도 좋다, 튼튼하게만 자라다오’ 건강한 어린이는 예나 지금이나 한결같은 부모의 소망이다. 몸과 마음을 튼튼하게 하는데 스포츠만큼 좋은 건 없다. ‘체력은 국력’이라는 슬로건이 유행이던 그 옛날부터 아동 비만이 사회문제로 대두한 지금까지 어린이 스포츠의 중요성은 변함 없이 강조돼 왔다. 한창 클 무렵에는 마음껏 뛰노는 것만으로도 운동이 된다지만, 컴퓨터 세대인 요즘 아이들은 해가 지도록 바깥에서 노는 경우가 드물어 부모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한가지 다행스러운 것은 최근 들어 스포츠 스타 키우기 열풍이 불고 있어 축구, 골프, 야구, 테니스, 수영, 검도 등 프로선수 출신들이 운영하는 스포츠 교실이 다양하게 개설돼 있다는 사실. 여름방학을 맞은 우리 아이, 스포츠 스타의 가능성도 점쳐볼 겸 스포츠 교실에 등록해 체력 단련에 힘써 보자. 방학을 마치고 한 뼘은 더 자란 건강한 모습으로 학교를 향하는 아이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어른들은 골프를 배우면 경영이 보인다는데 골프를 배우는 아이들에게는 무엇이 보일까.
아로마 골프 아카데미(원장 박윤숙)가 양성하는 ‘그린 에인절스’(Green Angels) 골프 꿈나무들은 “자신감, 성취감이 보인다”고 답한다.
현재 9∼16세의 주니어 선수 12명으로 구성돼 있는 그린 에인절스는 개인별로 티칭프로 1인이 배정돼 책임 지도제로 운영된다. 아로마 골프 아카데미가 지난해 한인 어린이 150여명 중에서 선발한 골프 유망주인 만큼 모든 레슨과 연습이 무료.
올 여름방학에도 7∼15세 160명에 한해 오늘부터 8월1일까지 4주간 매주 토, 일요일 오후 2시 아로마 골프 레인지에서 무료 강습회를 갖고 있다.
이성구 티칭 프로는 “아이들의 신체조건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6∼7세부터 골프를 시키는 게 좋다”며 “골프채를 한번도 잡아보지 못한 어린이라도 적성검사를 통해 골프에 대한 소질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고 말한다.
한인들 사이에 골프가 인기종목이고 태극 낭자들의 세계무대 선전이 눈부시다 보니 자녀를 골프선수로 키우고 싶어하는 부모들이 많아졌다. 그러나 이런 현상은 그만큼 열성을 부리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들다는 말과 같다.
장미선(16)·장훈(11) 남매를 그린 에인절스에 입단시킨 아버지 장광씨는 “훌륭한 골프 선수로 성장하려면 코치를 잘 만나야 하지만, 부모가 골프에 대해서 많이 알고 기본적인 자세가 돼있어야 한다”며 “자녀교육은 어머니들이 뒷바라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골프의 경우 아버지가 나서는 게 훨씬 유리하다”며 부모의 참여를 강조한다.
실제로 장훈군은 3세 때 골프채를 처음 잡았다. 아버지의 골프채를 만지작거리는 훈이에게 어린이용 골프채를 만들어준 게 발단이었다.
아버지를 따라 골프 연습장에 온 훈이가 자기도 공을 쳐보겠다고 하기에 연습 공을 주었다는 장씨는 내심 3세짜리가 공을 쳐봐야 얼마나 치겠나 얕잡아봤다고 한다.
그런데 웬걸, 바로 앞에 공이 톡 떨어져 가끔씩 제 발 밑으로 다시 굴러오기도 했지만, 5버킷 반을 치고는 그제야 만족했다는 듯 웃었다는 것.
9세 때 LA 주니어 오픈에서 우승을 거머쥔 훈이를 두고 “한국과는 달리 LA시와 카운티, 공원의 골프 프로그램을 부지런히 찾아다니면 경제적 부담이 되지 않는다”고 말하는 장씨는 “뭐니뭐니해도 골프를 대하는 아이의 마음가짐이 가장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아로마 골프 아카데미 연습장은 LA 아로마 스포츠센터. 문의는 (213)389-2222 혹은 웹사이트 www.thepar.com.
이슈 종목따라 교습생들 몰려
리틀리그 경기땐 온가족 출동
아로마 골프 아카데미가 양성하는 골프 꿈나무 ‘그린 에인절스’ 주니어 선수들이 오전 연습을 시작하기 전 환하게 웃음 짓고 있다. 오른쪽 앞줄부터 시계방향으로 장훈, 이재권, 이재윤, 장미선, 케이티 박, 피터 이, 새라 박.
주말이면 어김없이 잔디구장을 찾는 레드스타 축구클럽 청소년들이 축구의 기본기 연습에 전념하고 있다.
<이승관 기자>
■월드컵 이후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는 ‘축구교실’
“운동을 하는 이유가 체력 단련이라면, 운동을 하는 목표는 민주의식을 배우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미국에서 운동 선수나 선수 출신을 예우하는 것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법(규칙)을 지킬 줄 알기 때문이죠. 운동경기도 인생살이도 법칙을 지키면서 이길 때 ‘정정당당한 승부를 했다’고 박수를 받습니다”
2002년 월드컵 이후 한인사회에 불어닥친 축구 열풍은 어린이 축구교실로 이어졌다.
부모와 함께 목이 터져라 함성을 지르며 월드컵 경기를 관전하던 어린이들이 너도나도 축구공을 들고 잔디밭으로 나오기 시작한 것.
지난 6일부터 오늘까지 그리피스 공원내 페라로 축구 콤플렉스에서 제4회 유소년 여름 무료축구학교를 열고 있는 ‘레드스타 축구클럽(회장 랜디 조)’은 현재 주니어 회원만 110명이 넘는다.
7∼16세까지 연령별로 5개조가 나뉘어져 매주 금요일과 토, 일요일 연습 및 리그경기를 벌인다.
“박찬호 선수가 LA 다저스에서 활약했을 당시에는 프로야구 선수가 되겠다고 했는데 엄두가 나질 않아 ‘공부가 가장 쉽다’며 말렸습니다. 스포츠 스타로 성공한다는 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잖아요. 재능도 있어야 하지만 주변의 환경이나 여건도 갖춰져야 하죠”
윤영선씨는 2년 전 팀(15)·대니얼(14) 형제를 레드스타 축구 클럽에 가입시켰다. 미국에서 태어난 아이들이라 야구, 농구, 풋볼에 열광해 왔지만 월드컵 경기 이후 두 아들의 관심이 축구로 쏠린 것이다.
특히 작은아들 대니얼은 프로 축구선수가 되고 싶다고 진로를 결정해 아르헨티나에서 활약하던 김동진 코치에게 레슨을 받고 있다.
LA 교육구 100미터 경기에서 전체 2위를 차지했던 대니얼은 리프팅(볼을 땅에 떨어뜨리지 않고 계속 차는 기술) 200회 이상은 기본이고 리프팅, 드리블, 슈팅, 페인트 모션까지 제법 축구 묘기를 구사한다.
강훈련을 받으면서도 공부를 소홀히 하지 않는 아들이 대견하다는 윤씨는 “운동 선수는 운동만 잘하면 공부는 못해도 된다는 말도 옛말”이라고 강조한다.
아들 매튜(11)와 함께 레드스타 축구클럽에 가입해 있는 조영문씨는 아들과 아빠의 공차기부터 따지면 축구 경력 10년째다.
지난해에는 매튜가 MBC 유소년 축구대회 남가주 대표팀에 선발되는 바람에 한국에 다녀왔는데, 그 이후 아들이 축구를 대하는 태도가 진지해졌다고 흐뭇해했다.
레드스타 축구클럽에 속해 있는 아버지들 대부분이 축구 열광팬이다. 아이들이 리그 경기에 참가하는 동안 구장 한 구석에서는 아버지팀 축구경기가 벌어지곤 하는데, 13∼15세 주니어로 구성된 필드 비전팀이 아버지팀에 도전이라도 하는 날이면 잔디구장은 아들 응원하랴 남편 응원하랴 바쁜 엄마 팬들로 인해 열광의 도가니에 빠진다고 한다.
레드스타 축구클럽 연습장은 페라로 축구콤플렉스(5101 North Zoo Drive, LA)이며, 문의는 (213)798-5009 혹은 웹사이트 www.laredstar. com
■메이저리그의 꿈을 키우는 ‘야구교실’
최근 들어 유소년 야구교실은 침체된 느낌이 없진 않지만 사실상 스포츠 스타 키우기 열풍의 원산지는 야구다.
코리안 특급 박찬호 선수가 최초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면서 야구에 대한 한인 사회의 열기는 활화산처럼 폭발했고 여전히 야구에 대한 관심은 지속되고 있다.
오는 10월 제1회 봉황기 리틀 리그 야구대회 개최라는 대대적인 발표와 더불어 리틀 야구단 모집에 나선 재미대한야구협회(회장 이주헌)는 이달 중순부터 LA다저스 스카웃 아시아담당 커티스 정씨를 주축으로 선수 지도를 할 계획이다.
5∼12세 8개팀을 구성할 예정이며 메이저 리거 박찬호, 김병현, 최희섭, 서재응 등을 초빙, 야구 교실을 실시한다.
현재 라카냐다와 글렌데일, 패사디나 등지에서 고교선수들을 훈련시키고 있는 홍찬권씨는 “단체운동인 야구는 어린이들에게 협동심과 팀웍 정신을 배우게 하는 스포츠”라고 밝혔다. 문의 (213)381-1122/595-2588
■레저 스포츠의 대명사 ‘테니스 교실’
지난달 27일 그리피스 공원 리버사이드 테니스 코트에서 열렸던 재미 대한테니스협회(회장 신영창) 주최 ‘무료 테니스 강습회’에는 120여명의 어린이들이 참가해 코트를 누볐다.
골프의 인기에 가려 예전만큼 빛을 발하진 못해도, 운동을 좋아하는 스포츠맨 치고 테니스 라켓 한번 잡아보지 않은 사람이 없을 것이다.
테니스 라켓과 공을 들고 가까운 거리의 테니스 코트를 찾기만 하면 적은 비용으로 최대의 운동효과를 내는 테니스는 운동량이 대단해 체력 단련은 물론 탄탄한 몸매를 만드는데 그만인 운동이다.
어린이의 경우 육체적 성숙과 정신적 차이에 따라 다르지만 8∼9세부터 테니스를 본격적으로 가르치는 게 좋다.
현재 조대제, 김정범, 사이먼 백, 김태성, 박상욱, 배태한, 윤종웅, 이경진, 김숙, 배수진, 박선영씨 등 프로 출신 선수와 감독들이 개인 및 그룹으로 테니스를 지도하고 있으며 강습에 대한 자세한 문의는 웹사이트 www.katinusa.org 혹은 전화 (310)254-4396
<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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