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태정(회사원)
순수 백인이라고 자처하는 미국인들은 자기들 외에 모든 인종을 싸잡아서 유색인종(Colored People)이라고 불러버린다.한국사람들은 한국에서 살 적에는 유별나게도 피부색깔을 선명하게 구별하고 살아왔는데 이곳에 와보니 평소에 너희들 보다는 그래도 내가 훨씬 낫다고 자부해 오던 그들과 한통속으로 분류되니 기분이 썩 좋을 리가 없는 거다.
십수년 전에 겉으로는 완벽한 백인인 할머니가 자기의 피 속의 8분의 1이 흑인 피가 섞였다는 이유로 유색인종으로 분류되어 살아온 것이 억울해서 법원에 정정신청을 했으나 결과는 뻔한 것이다. 자기 소유의 아파트에 흑인을 입주시키지 않으려고 백방으로 노력하던 건물주가 계약서를 싸인할 때는 백인여자와 했는데 이사올 때는 짐과 함께 흑인남편을 데리고 온 것을 보고 마치 사기당한 것처럼 넋을 놓고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이제 돈을 좀 벌었으니 자식들은 흑인이 없는 백인촌에서 공부시켜 보겠다고 백인동네로 많은 돈을 투자해서 이사를 했는데 아침에 학교에 가보니 어디선지 버스 몇대에 흑인아이들을 가득씩 싣고와서 섞어놓고 가니 이사 잘못한 기분인 거다. 이런 것들은 미국에서 빚어지고 있는 ‘색깔론’의 단상들이다.
작금에 한국에서 색깔론이 일고있는 것은 미국과는 사정이 많이 다른 것이다. 겉의 피부색깔이 아니라 속의 마음 색깔이 문제가 된 것이다. 선천적이 아니라 후천적이며 그래서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선택한 것이며 이것이 아니구나 싶으면 언제든지 다시 변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이렇게 상이하면서도 공통점도 있다.
미국이나 한국이나 색깔 콤플렉스가 있다는 것이다. 미국에서 피부의 색깔로 구분해서 흑인이라고 부르면 안되며 아프리카에서 온 미국인(Afro-American)이라고 부르도록 공식화한지 오래다.
한국에서는 좌파 즉 과거의 ‘빨갱이’를 무어라고 불러야 되는지? 진보파 혹은 개혁파라고 불러야 하는지 공식적인 대체용어는 정해놓지 않은 듯 싶다. 그렇지만 분명 색깔 콤플렉스는 있는 모양이다. 대통령까지도 연세대 특강에서 언급한 것을 보면 더욱 그런 느낌이 들며 색깔 있는 사람들일수록 이제 색깔론을 들먹이는 것은 시대에 뒤떨어진 사람들이라고 몰아
부치는 경향이 뚜렷해진 것 같다.
그런데 진실은 그 반대쪽에 있는 것 같다. 사상과 이념이 더욱 뚜렷해지지 않고는 국가는 지향해야 하는 진로를 잃고 방황하며 국민은 불안하고 국제외교관계는 어정쩡해져서 혼선만 초래할 뿐 진정한 우방이 하나도 없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요즈음 색깔론을 들고 나오지 못하게 하는 선두에서 설치는 일부 개혁파 혹은 진보파 지식층은 무언가 크게 착각하고 국민을 오도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인 즉, 하나의 국가에서는 정치이념 즉, 이념 색깔이 가장 중요한 것이다.
몇 사람이 모이는 단체도 그 단체의 취지와 목적을 먼저 정해놓는 정관을 만들어야 시작이 되고 국가도 정치이념이 정해져야 헌법을 만들 수 있고 수반되는 다른 국민의 권리와 의무를 정하는 법을 만들어 국가가 성립되는 것이다.
민주주의가 정치이념인 입헌민주국가가 대한민국의 탄생임을 아는 통치자라면 오래 전에 남미에서 실시해 보고 실패한 포플리즘을 수입해 와서 새로운 혁신적인 제도처럼 인류가 범한 최대의 시행착오였던 이미 폐기처분된 공산주의가 했던 사회주의를 들고나와 분배를 해야하는등 하는 정책은 진보가 아니라 퇴보며, 개혁이 아니라 개악이 되며 헌법에 명시된 국책대
로 하지는 않고 자기 마음대로 개발 혹은 흉내를 내어서 이것 저것 실험해 보는 정치 실험장이 되기에는 대한민국의 현실이 너무나 다급한 것이다.
며칠 전에 작고한 레이건 전 미국대통령이 공산주의를 허물은 것도 색깔은 희미하게 해서가 아니라 더욱 선명하게 유지했기 때문이란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임’이 누구를 뜻하는 건지는 모르지만 청와대 내에서 ‘임을 향한 행진곡’을 부르고 감격해서 울었다는 것이 이해는 간다. 색깔 때문에 그렇게 구박을 받고 백수로 떠돌다가 하루아침에 대한민국의 국회의원이 되었으니 북받쳐 오르는 설움을 이기지 못해 흘린 눈물들이 훗날 한국인들 전체의 눈물이 되지나 않을까 무척 염려스러운 것이다.
한 나라의 최고의 통치자가 콤플렉스를 느낀다면 국민들이 염려치 않을 수 없다. 만일 노대통령이 빨간 색깔의 콤플렉스를 느낄 때면 노란 티셔츠에 노란 풍선을 들고 나타나면 그는 새로이 가슴이 뛰고 활기를 찾는다는 비방을 그를 모시고 있는 보좌관들은 혹시나 알고 있는지 궁금한 거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