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색없어도 독특한 감칠 맛
오픈 1년, 한번 맛 보면 단골되고
이탈리아 뒷골목같은 분위기 정겨워
상식적인 사람들은 리틀 도쿄에 있는 레스토랑에 갈 때 일본음식을 기대한다. 리틀 도쿄에서 요식업을 하려는 사람들은 이런 고객들의 기대와 수요에 부응해 일본식당을 열게 마련이다. 하지만 예외도 항상 있다.
리틀 도쿄의 이탈리아 식당 카페리(Capperi)는 바로 그런 틈새시장을 노린 곳. 일본에서 미국으로 여행 와 오타니 호텔에 여장을 푼 여행객은 밤이면 긴자 거리의 음식과는 다른 미국 본토의 맛을 보기 위해 거리를 쏘다니다가 이국적인 카페리 리스또란떼를 발견하고 문을 연다.
다운타운의 마천루에서 하루 종일 목 조이는 넥타이를 매고 열심히 일하던 샐러리맨들에게도 카페리는 몇 발자국 움직이지 않고 좋은 음식을 즐길 수 있는 레스토랑이 되어 준다.
잣과 치즈를 고명으로 얹은 샐러드
에그스 베네딕트
가잿살을 넣은 링귀니
포트 소스로 조리한 스테이크
가잿살과 아스파라거스 리조또
고소한 맛의 꼴뚜기 튀김
갹종 야채 그릴과 카프레세 전채
해물 링귀니
모시조개 전채요리
카페리가 문을 연 것은 지난 해 1월. 이제 막 돌을 넘긴 리틀 도쿄의 신출내기지만 한 번이라도 우연히 들른 손님들은 이내 카페리의 단골이 된다. 점심 시간에 와보고 마음에 든 샐러리맨들이 가족들을 이끌고 주말 브런치를 나누러 온 모습도 자주 눈에 띈다.
카페리는 우선 한 소쿠리 가져다주는 빵이 아주 푸짐하다.
건포도와 호두가 들어간 빵, 짭짤한 올리브 빵, 로즈메리 빵, 아무 맛도 없는 그냥 빵들이 따끈따끈하게 덥혀져서 다진 마늘, 베이즐을 넣은 올리브 오일과 함께 서브된다. 자고로 빵이 맛있는 식당이 안 되는 걸 못 봤다.
별 특색도 없는 메뉴지만 스시와 우동 판인 리틀 도쿄에서는 아주 독특한 메뉴. 모짜렐라와 토마토 샐러드인 카프레세(Mozzarella Caprese), 다진 베이즐과 토마토를 토스트에 얹은 브루셰타(Bruschetta), 훈제 삼겹살과 멜론을 조화시킨 프로슈또 에 멜로네(Prosciutto e Melone), 양젖 치즈와 가지 요리(Melanzane Alla Caprina), 꼴뚜기 튀김(Calamari Fritti) 등 다른 이탈리아 식당에 가면 눈길도 주지 않을 메뉴들이 이곳에서는 아주 사랑을 받고 있다.
모시조개를 올리브 오일과 화이트 와인으로 조리한 전채(Padellata Di Vongole e Cozze Al Vapore)는 국물이 흥건한데 조금 짠것이 흠이다. 볶은 잣과 치즈, 햇볕에 말린 토마토를 얹은 샐러드(Insalata Alla Capper)는 라즈베리 식초로 만든 드레싱이 야채에 착 들러붙어 새콤달콤한 맛을 내준다.
해물 링귀니(Linguine Pescatore)는 다른 곳보다 조금 가는 면발에 소스 맛이 충분히 배인 것이 아주 맛있고 가잿살과 아스파라거스, 호박을 썰어 만든 리조또(Rissotto Smeralda)도 괜찮다. 올리브 오일과 레몬, 파슬리로만 단순하게 맛을 낸 바다농어(Branzino Alla Griglia)도 담백하고 포트와인 소스로 조리한 필레 미뇽(Filetto Al Porto)도 파스타 일색의 메뉴에 무게감을 실어준다.
메디치 가문 문장 모양의 조명 기구를 빼곤 장식이 너무 없어 마치 이사 온지 얼마 되지 않은 집에 온 느낌. 그래도 바깥에는 이탈리아 식당임을 강조하느라 하양, 빨강, 초록 세 가지 색이 강렬한 이탈리아 국기를 2개나 걸어놓았다. 빨강, 하양 체크무늬의 테이블보도 동네 솜씨 좋은 아낙이 운영하는 이탈리아 작은 마을의 뜨라또리아처럼 정겹다.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오믈렛과 수란, 펜 케이크, 프렌치토스트 등 여유 있게 즐길 만한 브런치 메뉴가 여럿 된다.
Tips
▲종류: 이탈리아 식당 ▲오픈 시간: 점심, 월-금요일 오전 11시30분-오후 2시. 토요일과 일요일은 오전 9시-오후 3시까지 브런치. 저녁은 일-금요일까지는 오후 5시-10시30분. 토요일은 11시30분까지. ▲가격: 전채는 7-13달러. 샌드위치는 8-10달러. 파스타는 8-11달러. 메인 디시는 11-18달러. 후식은 6달러. 런치와 디너 모두 배달 서비스도 해준다. ▲주차: 스트릿 파킹이지만 항상 자리가 없다. 조금 동쪽에 자리한 건물 주차장은 오후 4시 이후와 주말은 하루 종일 3달러. 그 외 시간은 최고 5달러. ▲주소: 318 E. 2nd St. LA, CA 90012. ▲전화: (213) 613-1003
<박지윤 객원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