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제성장을 알리는 각종 지표들이 잇따라 발표되는 등 주내 경제가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와이키키를 중심으로 하와이 한인경제시장의 회복 속도는 더디기만 하다. 이 같은 시점에서 주내 한인경제를 살리기 위한 여러 대안을 분석 ,제시해 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관광업계 살아나야 한인 경제도 산다
비자발급 완화 시급
와이키키 한 의류점. 관광객들의 발길이 간간이 이어지고 있지만 예전처럼 물건을 흔쾌히 사는 손님은 많지 않다. ‘빅 세일’이라고 문 앞에 크게 써 붙여야 그나마 지나가는 손님이 한번쯤 둘러본다. 한때 인터내셔널 마켓과 호텔상가 등을 점유했던 한인들은 장기불황으로 하나 둘 가게를 처분해 떠나고 있다. 단체 관광객이 큰 비중을 차지한 한인 식당들도 사정은 마찬가지. 한참 붐벼야 할 오후 시간대, 일부 식당을 제외하곤 대부분 한가하다. 이는 IMF(외환위기)와 9.11테러, 사스, 이라크전쟁 등 악재가 겹치면서 주된 고객인 일본과 한국관광객이 계속 급감했기 때문이다.
하와이 경제는 지역특성상 특히 관광산업의 의존도가 상당히 높은 편이다.
업계에 따르면 식당이나, 선물점, 백화점, 의류점 등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한인들이 많다는 점을 감안 할 때 전체 70~80% 이상의 한인비즈니스가 관광업계의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하와이 한인경제가 오랜 침체국면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무엇보다 관광업이 먼저 살아나야 한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
1996년 12만2천여명이던 한국인 관광객은 1998년 IMF한파로 1/6수준인 2만여명으로 추락했다. 그러다 2000년 들어 서서히 회복, 5만여명으로 늘어났지만 9.11테러와 비자발급 강화조치에 부딪쳐 다시 3~4만명대로 하락 곡선을 이어가고 있다. 이처럼 관광객이 급감하자 대한항공은 항공편을 주5편에서 4편으로 감편했다.
관광업계의 침체로 결국 여행사를 시작으로 대형식당과 와이키키 상가들이 도미노현상을 보이며 불황의 늪으로 빠져들었고 한인경제가 전반적인 하향의 길로 접어들었다.
한인 경제인들은 침체된 경제를 살리는 길은 관광업이 하루빨리 회복하는 것인데 이를 위해선 현재 한국관광객의 발목을 잡고 있는 미국비자발급강화조치가 완화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와이 무추위 관계자들은 “하와이가 괌이나 싸이판처럼 30일 무비자가 단행될 경우 한국 관광객 30만 시대를 맞이할 것”이며 “하와이온리비자만 성사돼도 일년에 2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하와이를 찾아 1억달러 이상의 경제적인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따라서 현재 추진중인 하와이무비자운동이 반드시 실효를 거둬야 하와이 한인경제 회복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관광소비패턴이 바뀌고 있다. 이젠 저렴하면서 새롭고, 편한 것을 선호하는 시대.
따라서 한인 관광업계도 흐름에 부흥하는 새로운 관광상품 개발과 마케팅이 그 어느때 보다 절실해졌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10년만에 다시 하와이를 찾은 한 관광객은 관광 이튿날부터 코스며 볼거리가 이전과 별반 다른게 없었다며 아쉬워 했다. 일선에 뛰는 관광업 종사자들 역시 기존의 패턴에서 벗어나 저렴하면서 많은 볼거리를 제공할 수 있는 다양한 관광상품 개발이 시급한 과제라고 입을 모은다. 관광업계 외에 일반 식당과 상가들도 고객에 대한 서비스 질을 더 높이는등 변화에 맞서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한인업소 이용시 한인들의 가장 큰 불만은 바로 서비스부분이라고 한다.
한 주부는 “어려울수록 한인업소를 자주 애용하고 싶지만 가끔 불친절한 서비스 때문에 마음이 상할 때가 있다”며 좋은 상품 제공과 친절한 고객서비스를 요구했다.
서비스 외에도 한인업소들은 고객대상을 한인에서 벗어나 ‘로컬화’ 시킬 필요가 있다고 업계는 주문한다. 실제 최근 음식점업을 중심으로 로컬시장을 파고들어 불황을 탈출한 업소가 적지않다. 카피올라니의 한 한인식당은 “로컬인의 입맛에 맞는 메뉴개발과 철저한 서비스정신으로 이전보다 훨씬 높은 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한인업소의 변화뿐 아니라 주정부의 지원정책 또한 변해야 할 부분이다.
강기엽 무추위사무총장은 “한국관광마켓에 대한 주정부의 관심이 부족하다”며 “미본토나 일본에 편중된 관광산업 육성 예산비를 한국시장 개발에도 쓰여져야 한다”고 말했다.
강 사무총장은 “현재 세계 각 도시가 국내외 관광업체를 대상으로 다양한 지원정책을 마련, 시행키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는데 하와이 정부는 잠재력이 있는 한국관광산업 육성에 소극적”이라고 안타까워했다. 또한 콘도나 호텔, 골프 등의 한국자본 유치 활성화에 정부가 좀더 다각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이를 위해선 한인들도 더이상 앉아만 있을 것이 아니라 주정부를 상대로 적극적인 자세를 취해야 한다고 경제인들은 말한다.
한인경제를 되살리기 위한 중.장기적인 관점으로 한인경제인 단체의 활성화를 손꼽을 수 있다. 특히 글로벌시대를 맞아 이들 경제인 단체들의 역할 극대화가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하와이에는 한인상공회의소를 비롯 몇몇 경제이익 단체들이 있지만 타주에 비해 활동이 극히 미미한 것이 현실이다.
갈수록 한국내 일반 패키지 관광보다 개인이나 인센티브 관광이 증가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 한국 지방자치단체나 공무원, 사회단체와의 자매결연을 통해 연수등 그룹 관광객을 적극 유치하는 방안도 강구되고 있어 하와이내 경제단체의 활성화가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또한 하와이-한국 경제단체간 네트워크를 구성, 다방면에서 경제적 협력체제를 구축해 나가는 것 역시 장기적인 하와이 한인경제발전을 위한 대처 방안 중 하나로 여겨지고 있다.
이같은 필요성을 인식, 지난번 한인 경제 단체장이 주축이 되어 한국 경제협회와 물밑 접촉작업을 벌였지만 아직 이렇다 할 성과는 거두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단체의 모임이 활성화 되고 경제인연합회가 결성돼야 무비자운동 등 각종 현안 등에 대한 공동협력 대처가 가능하고 한인경제력을 키워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이들 경제협회를 단일창구로 해 주정부를 상대로 한인 경제지원 방안 등도 자주 거론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부 경제인들은 “한인경제단체가 활성화 되려면 이런 1세, 2세들간의 화합과 대화의 장이 먼저 잘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현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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