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세, 2세시대 개막 즈음해 하와이 한인 1세 정체성 분석
우리가 살고 있는 21세기는 인터넷과 교통수단의 급속한 발달로 인해 기존의 국경선 개념이 무너지면서 급격히 세계화, 정보화 되고 있다. 이런 시대적 흐름에 편승해 많은 한인들이 보다 나은 삶을 위해 또는 자신들의 꿈을 이루기 위해 그리운 조국을 떠나 낯선 해외로의 진출을 마다하지 않고 있다. 이에따라 한민족이라는 개념도 ‘한반도’라는 지역적 기반을 벗어나 점점 더 그 외연이 확대되며 세계화되고 있고 한국정부는 전세계 한인들을 대상으로 한민족 네트워크화 작업을 추진중이다. 그러나 이들의 한민족으로서의 정체성에 대한 논의는 아직도 미비한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이 안타까운 현실이다.이같은 현실속에서 한국일보 창간 50주년과 미주본사 창간 35주년을 맞아 미주이민의 출발지인 하와이에서 한인들, 특히 이민1세들의 정체성에 대해 나름대로 고찰해 보는시간을 가져본다
<편집자주>
민족의 정체성이란
학자들은 민족의 정체성을 ‘공유된 민족적 특성들로 인해 어느 한 개인이 어느 특정 민족집단에 느끼는 소속감’이라고 정의한다. 이는 민족의 정체성을 통해 한 개인이 자신을 평가하고 자신이 누구인지를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와이 한인사회는 미주 이민의 출발지라는 역사적 배경으로 인해 다른 미주 한인사회와는 구별되는 독특한 사회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다른 미주 한인사회가 이민 1세 중심의 한인사회라면 하와이는 이민1세부터 이민4세까지 여러 세대가 혼재되어 있고 각 세대간 집단이 크게 세 부류로 나눠 볼 수 있다.
한국말이 편한 이민1세 그룹과 영어 사용이 편하지만 한국 문화와 생활습관을 이해하는 1.5세 그룹 그리고 로컬화된 2-3세들로 이들은 혈통만 한인일뿐 생활문화는 로컬인에 가깝다.
이 같은 특성은 하와이로 이민 온 한인들의 이민 시기가 현격하게 차이가 난다는 점에서 쉽게 알수 있다.
하와이의 한인 이민은 크게 두시기로 나눌 수 있다. 1차 이민시기는 사탕수수 농장의 노동인력으로 이주해 온 1903년부터 1924년까지로 소규모 단위로 이루어졌다.
2차 이민시기는 미국 이민법이 크게 개정된 1965년부터 현재까지의 기간이다.
특히 2차 이민시기동안 하와이는 미본토지역의 대도시들과 함께 이민역사의 새로운 전환기를 맞아 대다수 미주 한인들이 이 시기에 이민을 왔다.
하와이 한인사회 구성원들의 주축인 한인1세들도 이 시기에 미국땅을 밟은 사람들이다.
미센서국 통계에 따르면 1965년부터 1990년사이 미국 영주권을 획득한 한인은 총 66만명으로 집계되었다.
하와이 한인 이민1세의 정체성을 파악하기 위해 한인1세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가능한 한 이민연도, 성별, 연령별로 설문지를 균형있게 배포하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이번 설문조사는 기본적으로 비확률 표본이고 그 대상도 오아후 호놀룰루 지역을 중심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한인사회에 관심이 많거나 참여도가 높은 사람들의 견해나 생각이 과도하게 전달될 가능성도 있음을 미리 밝혀둔다. 이번 설문조사는 하와이 한인 이민1세의 정체성을 알아보기 위해 학계에서 주로 사용하는 방법인 민족 동일시와 사회적 상호작용 등 두가지 측면에 설문의 초점을 맞추었다.
이번 설문조사에 참가한 한인중 시민권자는 79%, 영주권자는 20%, 기타 1%였다.
민족동일시에 관련해서는 응답자로 하여금 자신을 한인으로 동일시하는 주관적 수준을 측정하기 위한 것이다.
민족 동일시에 관한 문항의 경우 당신은 어느나라 사람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시민권 소지 응답자의 64%가 ‘100% 한국인’이라고 답했고 20%가 ‘50% 한국인’, 16%가 ‘75% 한국인’이라고 각각 응답했다.
한국과 미국 중 어느 나라 정치에 더 관심이 있냐는 질문에는 시민권자와 영주권자 응답자 75%가 한국, 25%가 미국이라고 답했다.
또한 올림픽에서 한국과 미국팀이 경기 할 때 어느 팀을 응원하겠는가 하는 질문에 75%가 전적으로 한국팀을, 19%가 좀더 한국팀을, 6%가 중립을 지키겠다고 답했다.
좀더 미국팀이나 전적으로 미국팀을 응원하겠다고 답한 한인은 단 한명도 없었다.
한편 사회적 상호작용 즉 타민족과의 접촉이나 교류, 의존성을 묻는 질문에 대다수 한인 1세들은 타민족과의 활발한 교류보다는 한인들 자체모임을 선호하는 다소 고립적인 태도를 보였다. 어느 교회에 출석하고 있냐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50%가 교회에 출석하고 있다고 답했고 그중 80%가 한인교회만을, 13%가 미국교회와 한인교회를, 7%가 미국교회만을 출석한다고 답변했다.
어느 직종에 종사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은퇴한 노인들과 전업가정주부를 제외한 응답자의 70%가 경제활동을 하고 있다고 대답했고 그중 50%가 자영업, 36%가 한인회사, 14%가 로컬회사로 집계되었다.
자녀의 결혼상대자를 묻는 질문에는 16%가 ‘반드시 한인’이어야 한다, 56%가 ‘가능하면 한인’이어야 한다, 28%가 ‘한인이 아니어도 상관없다’로 나와 자녀들의 결혼문제에 대한 현실적인 타협과 고민의 흔적을 엿볼 수 있었다.
<정상운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