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우스의 땅에서 ‘평화의 제전’
1896년 부활한 근대올림픽 첫 개최지
주경기장 공사 마무리 작업 한창
테러 우려속 202국 참가 8월13일 개막
2004 아테네 올림픽(8월13∼29일) 개막이 약 2달 앞으로 다가왔다. 아테네는 서구문명의 근간을 이루는 고대 그리스 문화의 꽃을 피운 곳으로 무엇보다도 고대 올림픽대회의 발상지이자 근대올림픽 초대대회(1896년) 개최지로 올림픽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인연을 가진 곳이다. 이라크 전쟁 등 계속되는 중동지역 분쟁과 거듭되는 테러사태로 인해 세계 평화가 심각한 위협에 직면한 가운데 지구촌은 고대 올림픽대회의 발상지 아테네에서 벌어지는 이번 올림픽이 스포츠를 통한 평화구축이라는 올림픽 정신을 살리는 축제로 승화될 것이라는 기대를 안고 오는 8월13일 개막식을 기다리고 있다. 올림픽을 태동시킨 역사의 현장에서 벌어지는 ‘역사 올림픽’으로 불리는 제28회 아테네 올림픽을 앞두고 신화에서 출발한 고대 올림픽의 역사와 이번 대회의 이모저모를 살펴본다.
◆고대 올림픽의 역사
고대 올림픽의 발상지인 아테네는 유명한 파르테논 신전과 아크로폴리스 등 신화와 전설이 살아 숨쉬는 곳. 올림픽의 역사도 신화 속에서 막을 올린다.
그리스 전설에 따르면 제우스신의 아들인 영웅 헤라클레스가 올림피아 필드에서 신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자신의 형제 4명에게 레이스를 청한 것이 고대 올림픽의 태동시킨 발단이라고 전해진다. 당시 그리스인들은 올림피아드(Olympiads)로 불린 4년 주기를 캘린더로 사용, 올림픽도 4년만에 한 번씩 열렸는데 기록에 남아있는 최초의 올림픽은 기원전 776년에 열렸다.
스포츠 축제의 성격을 띤 당시 올림픽은 이후 거의 1,200년에 걸쳐 끊이지 않고 이어졌으며 올림픽 제전 기간에는 전쟁도 중단하는 것이 관례였다. 출전선수들은 모두 누드로 경기에 임했으며 여성들의 경기관람이 허용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는 남자선수들의 누드 때문이 아니라 경기장소인 올림피아가 제우스신에 봉헌된 신성한 곳으로 여성들의 출입이 금지됐기 때문이었고 올림피아 성지 밖에선 벌어진 전차경주에는 여성들의 관람이 허용됐다고 한다.
고대 올림픽은 기원전 4세기 때 절정을 이뤘고 이때는 전 그리스뿐 아니라 리비아와 이집트에서도 관람객이 찾아왔다. 올림픽의 우승자는 출신 고향에서 영웅으로 추앙 받는 것은 물론 왕족의 반열로 신분이 격상됐고 제우스 신전 옆에 그들의 상이 세워질 정도였다고 하니 그 영예가 어떠했는지 짐작할 만하다.
고대 올림픽이 중단된 것은 기원 393년 당시 그리스를 지배하던 로마 황제 데오도시어스가 올림픽이 부패했다며 금지령을 내리는 바람에 거의 1,200년간 지속돼 온 올림픽은 갑자기 막을 내리고 말았다. 이후 수세기에 걸친 지진과 홍수로 올림픽 관련 유적들은 매몰되거나 훼손됐고 올림픽도 사람들의 뇌리에서 잊혀져 전설 속으로 묻혀갔다.
◆근대 올림픽의 부활
올림픽의 부활은 프랑스의 피에르 쿠베르탱 남작의 머리에서 시작됐다. 1870년 독일의 고고학자들이 올림피아에서 고대 올림픽 관련 유적들을 발굴해낸 뒤 올림픽 부활 아이디어를 생각해 낸 쿠베르탱은 1894년 프랑스 소르본에서 벌어진 국제 스포츠 지도자 미팅에서 고대 올림픽을 국제적인 스포츠 축제로 부활시키자고 제의했고 그 제안이 받아들여져 2년 뒤인 1896년 고대 올림픽의 발상지인 아테네에서 마침내 첫 대회가 열렸다.
최후 고대 올림픽 이후 1,503년만이었다. 14개국에서 245명의 선수(전원 남자)가 출전, 9개 종목 43개 이벤트로 펼쳐진 첫 대회에서 미국은 11개의 금메달로 우승을 차지했으며 개최국 그리스가 47개로 최다메달을 따냈다.
대회 하이라이트는 기원전 490년 마라톤 전쟁에서 승리를 알리기 위해 42.195km를 달려 승전보를 전하고 쓰러져 죽은 그리스 병사 필립피데스가 달린 코스에서 벌어진 첫 마라톤에서 아테네 출신의 목동 스피리돈 루이스가 우승한 것이었다.
◆108년만의 컴백
1896년 이후 108년만에 다시 올림픽을 치르게 된 아테네. 하지만 올림픽 개최 준비과정은 순조롭다는 말과는 거리가 먼 악전고투의 연속이다. 심지어는 대회 개최가 코앞에 다가온 현재도 아직 주경기장 건설공사조차 마무리되지 못해 밤낮을 가리지 않는 3교대로 대회 개막을 향한 초읽기에 들어간 실정이다.
아테네 올림픽에서 가장 중요한 경기는 마라톤 평야에서 벌어지는 마라톤 경주가 아니라 대회 주최측이 벌이고 있는 개막 시간과의 경주라는 말이 나돌고 있을 만큼 대회 준비는 늦어지고 있으며 대회가 제대로 치러질 지에 대한 우려도 커지는 상황이다.
또 다른 우려는 참가 선수들과 팬들의 안전문제. 세계적으로 테러가 빈발하는 가운데 세계의 이목이 집중될 이번 대회에서 보안은 그 모든 것에 우선하는 최우선 과제다.
그리스는 안전보장에 10억유로를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시드니 올림픽의 3배인 4만5,000명의 군인과 경찰을 보안요원으로 투입했다. 올림픽 사상 최초로 보안고문단(7개국)이 구성됐으며 나토가 해안, 항공 방어에 나선다.
그럼에도 불구, IOC는 최근 테러나 천재지변, 기타 사고로 인해 올림픽 개최가 무산될 경우에 대비, 사상 최초로 거액의 보험까지 들었을 만큼 대회 성공적 개최 여부에 대해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낙천적인 그리스인들은 대부분 대회 성공을 자신하고 있다고 한다.
총 202개국에서 1만500명 이상의 선수와 5,500명의 임원진, 2만1,500명의 취재진, 200만명의 관광객이 찾을 것으로 예상되는 지구촌의 축제 아테네 올림픽이 이들의 낙관적인 전망처럼 무사히 치러질 수 있을 지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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