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측 불허의 메이저… 올해도 우승 영순위 “없다”
애거시·에닌 초반 탈락 속 모리스모·코리아 강세
롤랑가로는 돌풍의 무대. 내노라하는 스타들도 아차 하면 발목이 잡히는 프렌치오픈 테니스 코트에는 올해도 돌풍이 거세다. 올해 첫 번째 희생자는 노장 안드레 애거시. 안정되고 강력한 스트로크로 나이에 상관없이 ‘언제라도’ 일을 낼 수 있는 애거시였지만 1라운드에서 세계 271위의 무명에게 고배를 들었다. 26일에는 여자 디펜딩 챔피언 저스틴 에닌-하딘이 2라운드에서 탈락, 롤랑가로는 예측을 불허하는 무대임을 다시 한번 실감케 했다. 에닌은 이날 무명의 타티아나 가빈과의 경기에서 무려 30개의 에러를 범하며 충격적인 스트레이트 세트(5-7, 4-6) 패배를 당했다. 에닌은 클레이코트에서 특히 강할 뿐 아니라 최근 4개 메이저 대회에서 3번이나 우승했고 2004년 들어서도 25승 2패(우승 4회)로 절정기를 맞고 있어 우승 순위 1번으로 꼽혀 왔으나 바이러스에 감염돼 4월초부터 코트를 벗어나 있었다. 하드 코트에서와는 전혀 다른 끈질김과 정확성, 전략을 요구하는 롤랑가로. 파란과 함께 새로운 스타가 탄생하는 무대이기도 한 전통의 롤랑가로에서 올해는 누가 영광을 차지할지 세계 테니스 팬들의 시선은 파리로 집중되고 있다.
■여자
여자 테니스의 강자들이 부상에서 대부분 돌아와 멋진 한판 승부가 기대된다. 전년 준우승자 킴 클라이스터스가 팔목 부상으로 불참한 것 외에는 오랜만에 여자테니스의 강자들이 진검 승부를 펼친다.
▶아멜리 모리스모
프렌치오픈을 앞두고 열린 두 개 클레이코트 대회(베를린 대회와 로마대회)를 잇달아 우승해 프렌치오픈마저 먹을 공산이 크다. 이 두 개 대회를 연속 우승하는 위업을 달성한 경우는 스테피 그라프(1987년)와 모니카 셀레스(1990년) 뿐이다. 두 사람 모두 프렌치 오픈도 우승해 모리스모의 우승가능성을 더욱 밝게 하고 있다.
▶비너스 윌리엄스
최근 6개월 동안 공백기로 고전했지만 다시 힘을 찾고 있다. 최근 사우스 캐롤라이나 찰스턴과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린 클레이코트 대회에서 우승했고 베를린 대회에서는 파이널에 올랐다.
최근 거둔 성적도 성적이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두차례의 윔블던과 한번의 US 오픈을 우승할 때와 같은 컨디션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4번 시드로 출전했으며 프렌치오픈 통산 기록은 22승3패.
▶서리나 윌리엄스
2번 시드를 받았지만 어떤 성적을 거둘지는 불투명한 상태. 8개월간의 공백기를 가진 후 3월부터 코트에 복귀했지만 들쭉날쭉의 컨디션을 보이고 있다. 하드코트인 마이애미 대회에서 우승했음에도 불구하고 무릎 수술의 후유증으로 제 컨디션이 아니다.
■남자
스페인 선수들의 독주를 누가 저지할지가 관심사. 지난 11번의 대회에서 스페인선수가 5번을 우승했다.
▶후앙 카를로스 페레로
지난해 챔피언 페레로는 자타가 공인하는 클레이코트 스페셜리스트. 지금까지 롤랑가로에 4번 출전해 모두 최소한 준결승 무대는 밟았을 만큼 이 대회에 강하다.
이 발빠른 베이스라이너가 발동이 걸리면 클레이코트에서는 당할 자가 거의 없다. 하지만 병과 부상에 시달려 왔다는 점이 걱정이다. 특히 최근 갈비뼈를 다쳐 타이틀을 방어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라저 페더러
1번 시드를 받았다. 최근 3차례의 메이저 타이틀중 2번을 우승해 전성기를 맞고 있다. 그랜드슬램을 달성할 수 있는 유력한 후보로 꼽히는 페더러가 만약 이번 대회마저 석권한다면 그랜드슬램은 진짜 눈앞의 일로 다가서게 된다.
그동안 롤랑가로와는 인연이 없었지만( 지난 2년간 출전에서 모두 1라운드 탈락), 절정의 기량을 구사하고 있어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힌다.
더욱이 2주전 독일 함부르크 대회에서 클레이코트 전문가인 기예르모 코리아를 꺾어 코트에 상관없는 올라운드 플레이어임을 과시했다.
▶기예르모 코리아
지난해 클레이코트에서 가장 맹위를 떨쳤던 선수. 비록 프렌치오픈 준결승에서 고배를 들긴 했지만 그 전까지 5개 대회를 우승하고 32경기에서 31번을 이겼다.
▶앤디 로딕
잔디와 하드 코트에서는 모두가 두려워하는 존재지만 프렌치오픈에서는 복병으로 꼽히는 정도.
클레이코트에서도 허약하지는 않지만 대포알 서브의 위력이 반감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듯. 하지만 강력한 포핸드가 있어 일을 낼 가능성이 전혀 없지는 않다. 클레이코트에서 거둔 최고 성적은 올해 휴스턴 대회 결승에 오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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