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린 고비 19개월… 목돈 2만달러

싱글에 연봉 3만달러
쿠폰활용, 할부금 없애
봉급 50% 이상 저축

세이빙 1만달러 찾아
뮤추얼펀드 분산투자
덤으로 경제흐름 배워

결혼준비, 내집 마련, 자녀 교육비 준비, 노후대책을 위해 저축은 필수. 그러나 눈코 뜰 새 없이 지내는 샐러리맨이 월급의 일부를 저축해 거액의 돈을 만드는 일은 쉽지 않다. 부지런히 돈을 모아 1년7개월만에 20,000달러를 모은 샐러리맨의 사례가 있어 눈길을 끈다. 지난달까지 타운에서 샐러리맨으로 근무했던 연봉 약 3만달러의 김정호(28)씨는 월급(세금을 제한 금액)의 50%이상을 저축하는 것을 목표로 아껴 쓰는 생활을 해왔다. 그만큼 저축할 수 있었던 중요한 이유는 김씨가 싱글이고, 룸메이트와 함께 생활해왔으며, 저가의 중고 자동차를 일시불로 구입해 차 페이먼트가 없고, 보험료가 매우 적다는 사실이 크게 도움이 되었다. 2002년 10월 근무를 시작해 첫 월급을 받은 날부터 차곡차곡 모은 것이 어느새 20,000달러라는 목돈이 되어 주변사람들의 놀라움과 부러움을 사고 있는 샐러리맨 김정호씨의 목돈 마련 성공기, 그 노하우를 공개한다.


▲저축, 혹은 투자할 돈과 지출할 돈의 예산을 정한다
한 달에 얼마이상 저금을 하겠다는 대략의 예산을 잡고 그에 맞는 지출 예산을 정한다. 김씨의 경우 한달 지출을 1,200달러로 정하고 그에 맞는 소비를 했다.
한달 지출의 예를 보면 자동차 개스비 60달러, 자동차 보험료 60달러, 렌트 500달러, 식료품비 120달러, 휴대폰 비 40달러, DSL&전화비 45달러, 유틸리티 10달러, 외식비&기타 200달러로 총 1000달러 내외. 한달 예산이 남는 경우에는 모아놓았다가 두 달에 한번씩 여행을 떠났다.

▲가계부를 작성하라
김씨는 2002년 7월 미국에 온 순간부터 액셀 프로그램을 이용해 가계부를 작성해왔다. 항목별로 집세, 자동차 보험료, 식비, 교통비, 학비, 세금 등을 분류, 그 날의 지출이 한눈에 보이게 작성했다. 또한 항공료 등 특별히 많은 돈이 들어간 지출 상황에는 반드시 메모를 해놓는 등 꼼꼼하게 기록했다. 가계부를 쓰다보니 절약정신이 저절로 생기고, 매달 쓰는 돈의 액수가 눈에 들어와 소비를 컨트롤하게 됐다.

▲충동구매 자제, 꼭 필요한 물건 가격 비교해 저렴한 것 선택
식료품은 한국 마켓을, 공산품은 랄프스 등 미국 마켓의 쿠폰을 이용해서 구입했다. 특별히 눈에 띠는 물건이 있을 경우 품목을 잘 살핀 뒤 인터넷에서 같은 물건을 찾아서 가격을 비교, 가장 저렴한 가격의 물건을 구입했다. 아무리 맘에 드는 물건이 있어도 충동구매는 하지 않았다.

▲투자(뮤추얼 펀드)
지난해 11월 세이빙 구좌액이 10,000달러가 됐을 때 은행 이자가 너무 낮아 좀 더 효율적인 투자를 하라는 주변의 권유에 의해 뮤추얼 펀드를 시작했다. 미혼이라는 특수한 상황 때문에 장기 적금이나 보험은 들지 않았으며 집도 구입하지 않았다.
뮤추얼 펀드는 기본 1000달러를 투자하면 시작할 수 있으며, 이후에는 얼마를 언제 투자하든 본인 마음이다. 김씨는 위험부담을 줄이기 위해 채권형 뮤추얼 펀드를 포함한 4가지 펀드에 분산 투자했으며, 이후 매달 자신의 은행구좌에서 1,000달러씩 자동 이체돼 분산 투자되도록 했다.
올 초에는 원금대비 8%까지 수익을 얻었으나 최근 테러위험, 국제 유가 상승 등 증권가에 악재가 겹치면서 증시가 떨어져 현재 원금대비 2% 수익을 유지하고 있다. 김씨는 뮤추얼 펀드의 금리는 아무리 떨어져도 대체로 은행 금리보다 높기 때문에 한동안 돈을 펀드에 그대로 넣어 둘 작정이라고 한다.

▲전문가에게 상담을 받는다
본격적인 저축이나 투자를 시작할 때 적금, 적립식 펀드, 증권투자 등 금융 상품의 종류도 많아 초보자들은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연하다.
개인별로 투자를 하기도 하지만 어떤 펀드는 증시의 등락 폭이 크기 때문에 초보자가 섣불리 투자를 시작하기보다는 전문가를 통한 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
김씨의 경우 전문 재정상담가의 상담을 받았다. 뮤추얼 펀드는 여러 가지 종류가 있어 성향에 따라 공격적인 투자를 하거나 채권 같이 안정적인 투자를 할 수 있다. 적금이나 펀드는 기간에 따라 장기플랜과 중기플랜, 단기플랜이 있어 상황에 맞게 선택할 수 있는데. 각 은행이 마련하는 금융상품들의 이자율, 기간, 해약시 수수료 등을 꼼꼼히 살핀 후 결정한다.

▲덤으로 얻는 것
저축이나 투자는 단순히 돈을 모으거나 불린다는 의미 외에 경제를 배운다는 점에서도 매우 유익하다. 김씨는 뮤추얼 펀드를 통해 현 경제가 돌아가는 상황을 배웠는데 투자를 하면 펀드사의 인터넷 계정이 연결돼 매일 증시의 오르고 내림을 확인할 수 있고 그 원인에 대한 기사도 제공받을 수 있어 증시와 경제요인의 상관관계에 관한 기본적인 지식을 얻을 수 있다.
일단 투자를 하면 본인의 돈이 들어간 만큼 관심을 갖고 뉴욕 증시 계정을 자세히 살피게 되며, 자연히 뉴욕 증시의 변화나 변화의 이유 등에 대해 읽어보게 되고 이를 통해 경제의 흐름에 대한 지식을 얻게 된다고 했다.

<홍지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