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창흠(편집위원)
코는 얼굴 가운데 위치하며 얼굴의 인상을 결정짓는 중요한 기관이다. 코의 입구가 좁아서 직접 코 속을 들여다볼 수는 없지만 코 안은 넓고 복잡하다.
코의 중앙에는 비중격이라는 칸막이가 있고 그 양쪽 벽에는 비갑개라는 콧살이 달려있다. 코의 기능을 자세히 살펴보면 공기가 출입하는 통로 역할을 한다. 코 안을 드나드는 공기를 통해 냄새를 맡을 수도 있다.
냄새를 맡는 후각세포는 코의 천장 부분에 위치하며 무려 4000종의 냄새를 구별할 수 있다고 한다.
코는 또한 일종의 히터와도 같은 역할을 한다. 코로 들이마신 공기는 코 안을 통과해 몸 안으로 들어가게 된다. 이 때 흡인된 공기의 온도는 코에서 목으로 넘어가는 동안 30~32℃가 되고 후두나 기관에 이르면 정상 체온인 36.5℃에 가까워진다. 영하 40℃ 이하인 추운 지방에서도 사람이 동사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것은 코의 이런 놀라운 온도 조절 능력 때문
이라고 한다.
코는 온도와 함께 습도도 조절한다. 이런 역할은 주로 코 점막 안에 분포되어 있는 무수한 모세혈관들이 한다. 아무리 건조한 공기라도 코 속을 통과하면 습도가 75~85% 사이로 조절되어 폐로 공급된다. 이런 작용들은 코 안에 공기가 통과하는 순간에 바로 이뤄진다.
거의 4분의 1초에 해당되는 시간이다. 습도 조절은 코의 건강을 유지하는데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습도는 코 속 점막의 섬모 운동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습도가 부족하면 섬모운동이 활발하지 못하여 감기나 축농증에 잘 걸리게 된다.
그 밖에도 코는 이물질을 걸러내고 스스로 정화시키는 자가 정화기능을 한다. 또한 말을 할 때 음의 공명을 일으키는 공명 기능을 맡고 있는 것도 바로 코이다. 이처럼 코의 기능을 새삼스럽게 표현하고 있는 것은 기자가 며칠동안 앨러지로 인해 코가 막혀 숨을 쉬기가 곤란하면서 코의 중요성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며칠 전부터 코가 막히고 목이 근질거리며 콧물이 나기 시작했다. 심한 일교차로 인한 감기로 의심했지만 앨러지 증상이었다. 약을 먹을 때면 좀 낫다가도 먹지 않으면 더 심해진다.
시도 때도 없이 콧물이 쏟아지고 코를 훌쩍거리게 되다보니 다른 사람들한테 미안해서 사람 만나기도 꺼려진다. 무엇보다 냄새를 제대로 못 맡는 게 매우 불편하다. 모르는 사람들은 냄새 못 맡는 것이 뭐 그리 대수냐고 하지만 속상할 정도다. 좋은 냄새가 난다는 소리를 들으면 심한 병자가 된 것 같은 느낌에 사소한 일에도 짜증이 앞선다.
인터넷에 들어가 앨러지 비염에는 호박과 생강이 좋다는 민간요법도 해보지만 쉬이 낫지는 않는다. 용한 한의사에게 침을 여섯 번만 맞으면 싹 사라진다는 소리에 귀를 쫑긋했지만 포기하고 그저 코만 훌쩍거리며 휴지만 달고 산다. 새삼 코의 건강함(?)에 고마움을 느끼며 마음을 편히 갖고 쉬다보면 나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에 의지할 뿐이다.
요즘 앨러지로 인해 시도 때도 없이 눈물에 콧물, 재채기 등으로 시달리는 주위 한인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이들 역시 평상시에는 느끼지 못하고 있던 눈, 코, 입 등 감각기관의 중요성과 고마움을 느끼고 있을 게다. 물론, 앨러지 증상이 사라지면 또 다시 그런 고마움을 쉬이 잊고 살아가겠지만 말이다.
우리는 평소 너무나 많은 소중한 것들을 잊고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잃어버린 다음에야 그 소중함을 기억에서 끄집어내곤 한다. 평소에 건강한 사람은 자신의 건강이 얼마나 소중한 것을 모르다가 건강을 잃고 나서야 얼마나 건강이 소중한 것인지를 깨닫고 후회하는 것처럼 말이다.
특히 우리가 살고 있는 한인사회는 더욱 그런 것 같다. 한인 모두가 어떤 일에 자기를 빼앗기고 그럴듯한 명분을 내세워 바쁘다고 한다. 그렇게 바삐 돌아가는 사이에 자녀들과 소중한 대화는 끊기고 제대로 효도 한번 못한 나이 드신 부모님들은 늙고 병들어 세상을 뜨게 되고, 친한 친구마저 타인처럼 멀어진 다음에야 정말 소중한 것들을 잃고 살았다고 후회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무언가를 잃고 나서야 존재의 소중함을 알게 된다. 하지만, 그때는 이미 너무나 늦어버린 것이 아니겠는가.
이제부터라도 잃고 난 뒤의 소중함으로 후회하지 말고, 스스로의 삶에 있어 전후좌우의 소중함을 챙겨가며 살아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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