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창흠(편집위원)
‘즐거운 곳에서는 날 오라 하여도 내 쉴 곳은 작은 집 내 집뿐이리.’
‘즐거운 나의 집’이란 제목의 이 노래는 가정은 편히 쉴 수 있고 즐거움을 나누는 곳이며 서로 사랑하는 곳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이 노래를 지은 존 하워드 펜이라는 사람은 한번도 가정을 가져본 적이 없다고 한다. 그는 프랑스 파리에서 엽전 한 푼 없는 처량한 신세가 되었을 때 이 노래를 지었다.
일평생 세계를 방황했던 그는 결혼도 못했고 집도 없었고 아내의 사랑과 자식에 대한 소망도 가져보지 못한 채 평생을 보내다가 튀니지에서 사는 집도 없이 길거리에 쓰러져 죽었다. 그 후 고향인 워싱턴에 있는 오크 언덕에 이장되었을 때 무덤이 그가 가진 유일한 집이었다고 한다.
한평생 가정도 가져보지 못한 그가 그토록 가정을 예찬하는 노래를 지은 것은 참으로 이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그는 가정을 가진 사람들이 가정의 소중함을 가슴 깊이 인식하지 못하고 살아가는 것과 달리 가정을 갖지 못한 사람으로서 가정에 대한 그리움을 뼈저리게 그리워하고 있었던 것이 아닌가 싶다. 아마도 그에게는 진정으로 사랑해주고 이해해 줄 수 있는 가정, 그런 가정의 소중함이 필요했던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흔히 ‘가정보다 더 훌륭하게 행복을 가르치는 인생대학은 이 세상에 없다’고 한다.가정은 사랑하는 남녀가 만나 아이를 낳고 ‘행복’을 만들어 가는 곳이다. 인류가 존재하는 한 가정의 소중함은 시대와 여건에 관계없이 변하지 않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인간사회에서 가장 핵심적이고 이상적인 단위라고 믿고 있는 가정은 한가족이 함께 살아가며 사회가 요구하는 인격체를 만들고 행복을 추구하는 가장 응집력이 강한 집단인 것이다.
가정의 소중함은 서로 사랑하고 도우면서 아끼고 격려해 주는 가족이 있는 곳이기 때문일 게다.
때문에 가정의 소중함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사회와 국가와 인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기본단위가 가정이다. 아무리 사회에 악이 범람하고 도덕과 윤리규범이 무너져서 낭패와 실망, 좌절과 무기력에 빠질 수밖에 없는 세상이라 하더라도 그 최후의 보루인 가정만 건강하면 사회는 무너지지 않는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예로부터 가정이 화목해야 나라가 잘되고 평화롭다는 말이 있어왔다. 그것은 자신의 가정을 잘 돌본 다음 큰일을 하라는 뜻이기도 하다. 이것은 오늘에도 끊임없이 되새겨야 하는 만고불변의 진리일 게다.
5월은 가정의 달이다. 사랑과 희망을 바탕으로 함께 살아가는 지혜와 덕목을 생각하는 달이다. 가정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생각하는 달이기도 하다. 부모는 건강하고 착하며 슬기롭게 자라나는 자녀들이 새삼스럽게 소중하고, 자녀는 자신을 낳아 사랑으로 길러주는 부모의 큰 은혜를 한없이 느끼고 감사하는 뜻 깊은 달이라 할 수 있겠다.
5월 가정의 달, 자식사랑과 부모공경을 새삼스럽게 말하는 것은 가정이라고 하는 공동체가 인간들이 이 땅에 사는 동안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고 공경하는 소중한 자리이기 때문이다.우리는 평소에 물이나 공기의 중요성을 모르듯 가정의 소중함을 잘 느끼지 못하고 살아가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누구나 아무리 즐거운 여행도 며칠만 지나면 집 생각이 간절해짐을
느낀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런 경험은 편안하고 따뜻하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주는 집은 언제나 그리움 그 자체이며 소중한 자리이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가정을 ‘사랑의 보금자리’라 하고 가정에 ‘화목하다’ ‘단란하다’ ‘오붓하다’ 등의 표현들을 어우르며 행복한 터전으로 여기며 살아가는 것도 그 때문일 게다.
요즘 이혼으로 붕괴되는 한인가정들이 날로 늘어가는 추세이다. 때문에 더욱 가정의 소중함을 되새기고 자기 위치의 의미를 되새겨 보아야 한다. 아버지는 아버지 됨의 의미를, 어머니는 어머니 됨의 의미를, 자녀는 자녀 됨의 의미를, 부모는 부모 됨의 의미를 되새길 때 행복한 가정은 그 만큼 우리 앞에 성큼 다가올 것이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즐거운 나의 집’을 위해 우리가 명심해야 할 것은 행복한 가정은 저절로 되는 것이 아니라 가족 모두가 노력하는 만큼 이루어진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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