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욱(목회학박사)
사람의 사는 년 수는 그리 길지가 않다. 길지 않게 사는 동안 만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지금까지 지구에 태어났다 죽은 사람과 현재 지구에 살고 있는 사람의 총 수에 비교해 그렇다. 인연이 닿아야 만난다. 그 인연이 어떠하든 만남 자체는 귀한 것이다. 만남 자체가 귀하다 함은 짧게 사는 동안 만났고, 만나고 있고, 만날 수 있다는 사실에 근거한다.
이렇게 만나는 사람들끼리 서로 잘되기를 축복해주고 사는 것은 중요하다. 왜냐하면 삶 그 자체가 너무나 짧게 지나가기 때문이다. 짧은 생 속에서 한정되게 만나는 사람이 잘되기를 바라는 것은 넓은 마음의 소유자들이 추구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축복이다. 마음이 좁은 사람은 그렇게 하려해도 할 수 없는 것이 만나는 사람마다 잘되기를 축복해 주는 것이다. 축
복이란 개념은 성직자가 신도들에게 하는 축복의 뜻만은 아니다.
만나는 사람마다 서로 잘되기를 바라는 것도 축복의 개념에 포함시킬 수 있기에 그렇다. 세상을 살면서 서로가 서로를 잘되기를 바라야 될 만남의 사람들을 열거해본다. 우선 혈연을 통해 만나는 사람들이 있다. 이 만남에는 부모와의 만남, 형제자매와의 만남, 친척과의 만남이 있다. 이런 만남은 주어진 만남, 즉 수동적인 만남에 속한다.
수동적인 만남이란 자신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인연이 연결되어 만나는 만남을 뜻한다. 아버지와 어머니의 만남을 통해 자신이 세상에 태어난다. 태어났음에 부모를 만나게 되고 형제 자매를 만나게 되고 이미 존재하고 있는, 또 태어날 친척들과 만나게 된다. 이런 만남은 인연이기 앞서 하늘의 연과 연결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다음으로 학연에 의해 만나는 사람들이 있다. 스승과의 만남, 동창과의 만남, 동문과의 만남 등이 학연을 통한 만남이다. 학연을 통해 동기가 되고 선배가 되고 후배가 되어 서로 밀어주고 도와주는 것도 큰 복 중의 하나다. 좋은 스승을 만나 좋은 가르침을 받으면 평생을 좋은 길로 가게되는 경우가 있다. 스승보다 낳은 경우는 흔하지 않지만 열심히 해 스승보다
더 낳아질 때 스승은 제자를 키운 보람을 갖게 된다.
다음은 사회생활을 통해 만나는 사람들이 있다. 직원일 경우 사장과의 만남, 사장일 경우 직원과의 만남, 직장일 경우 직장 상사와의 만남, 직장 후배와의 만남, 직장 동료와의 만남, 거래상과의 만남, 손님과의 만남 등이 이에 속한다. 사회생활 안에서의 만남은 철저한 내규를 바탕으로 이익관계가 성립된다.
사장이 직원에게 봉급을 주는 것은 직원이 회사의 이익을 위해 일을 해준 대가로 주는 것이다. 만약 직원이 회사의 이익을 창출시키지 못하고 계속
손해를 보게 한다면 그런 직원과 사장과의 만남은 그것으로 그만 일 수도 있다.
다음은 이익집단이 아닌 공동체를 통해 만나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만남은 종교 공동체와 혹은 같은 취미 생활자로서 만난 공동체 등을 들 수 있다. 종교 공동체 안에서의 신자는 성직자와의 만남, 성직자는 신자와의 만남, 신자와 신자끼리의 만남 등이 있다. 이런 만남은 같은 종류의 신앙생활을 통해 보다 보람된 삶을 살기 위해 서로 정진하며 돕게 된다.
또 같은 취미생활로서의 만남은 각종 스포츠나 문학단체 혹은 예술 단체 내에서의 만남이 있다. 이들은 뜻과 목적을 같이해 운동을 하며 이상을 추구한다. 문학가들의 만남은 더 좋은 작품을 쓰고 쓸 수 있게 서로가 서로를 도와줄 수 있다.
다음은 이성으로 만나는 사람들이 있다. 이 만남은 만남 중의 만남이라고 할 수 있다. 배우자와의 만남으로 연결돼 나중엔 자식들과의 만남까지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 만남은 가정을 잉태하게 하는 만남이다. 좋은 이성을 만나 평생 행복하게 사는 사람이 있는 반면, 그렇지 못한 이성을 만나 평생 고생하며 사는 사람들도 있다.
옷깃만 스쳐도 전생 500년의 인연이 현실화 된 것이라 풀이도 한다. 이렇듯 스쳐 지나가는 사람도 있다. 함께 사는 사람도 있다. 친구가 되는 사람도 있다. 부부가 되는 사람도 있다.
헤어지는 사람도 있다. 공동이익을 위해 주야로 함께 일하는 사람도 있다. 이상을 위해 함께 노력하는 사람도 있다. 이런 만남과 지속은 많은 사람들을 만나는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지금까지 지구에 태어났다 간 사람들의 숫자에 비하면 극소수에 불과하다. 그러니 서로서로 잘되기를 축복해 주어야 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사는 년 수와 만남의 지속이 그리 길지 않기 때문이다. 만났고, 만나고, 만날 사람마다 서로 잘되기를 바라야 세상도 더 밝아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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