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선교회 악몽 같은 사태를 접한 지 벌써 수 일째, 언제나 하나님 일을 하나님 편에서 하고 있었다고 자부하며 교만하지는 않았는지. 지난 8여년간의 세월을 다시금 되짚어보고, 뒤돌아보며, 회개하는 귀한 시간이었다. 세월이 흐르다보니 처음 시작의 열정과 간절함이 무뎌져서 반복되는 생활의 안일한 사역을 해오지는 않았는가! 하나님 앞에 겸손히 무릎꿇고 하나님을 만났던 첫사랑의 회복을 간곡히 부르짖었다.
나눔선교회 사역의 길은 너무나 힘들고 고달팠었다. “큰일하시네요”라며 칭찬은 아끼지 않았지만 누구 하나 동참하고 뜻을 같이 하기에는 한결같이 꺼려하였다. 이해는 하겠지만, 자신들과는 너무나 동떨어진 마약, 갱, 폭력 등을 다루었기에 일반적이거나, 공감하기 쉽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그렇기에 후원하시는 몇몇 분과 몇몇 교회를 제외하고는 많은 분들이 냉정하였었다. 소도 언덕이 있어야 비빈다하지 않았던가? 나눔에겐 비빌 곳도 의지할 곳도 없었다. 참으로 외로웠었다. 외면당하고 있음을 뻔히 알면서도 최선을 다하여 나눔의 사역이 급박하고 시급한 오늘날 우리 가정의 당면한 문제임을 부르짖을 때 귀가 있었으나 들으려 하지 않았고 보이는 문제가 있었으나 보려하질 않았다. 귀를 막고 눈을 가려서 우리 자녀 청소년들의 문제를 덮으려고만 했었다.
당당히 맞서서 싸울 용기를 찾을 수가 없었다. 그러한 사회의, 교회의 무관심에 나눔선교회는 스스로 자립하기에 안간힘을 썼고, 간신히 일어서서 걸음마를 띠는 순간, 다시금 주저앉아 버린 것이었다. 솔직히 힘들었다. 너무나 지쳤고, 모든 기운은 소진하였다. 나눔의 사역자들과 스태프들은 멍하니 넋을 잃었고, 그저 하나님께 가슴을 치고 통곡하며 ‘우리가 뭘 그리 잘못했느냐’며 땡깡을 놓을 뿐이었다.
이미 세상을 향해 손 내밀어보았지만, 외면당한 상처가 너무 깊이 남아 있었다. 그래서일까! ‘이번에도 마찬가지겠지’라며 과연 밀려드는 지탄과 화살을 어떻게 감당할 수 있을지 두렵고 고민되었다. 오직 하나님께만 전적으로 매달릴 뿐이었다. ‘깨우치실 것이 있다면 지혜를 주셔서 깨닫게 하시고 ‘여기가 끝이라’ 말씀하신다면 순종하게 하시며 ‘다시 일어나 빛을 발하라’ 하신다면 ‘굳건한 용기를 주십사’ 그저 눈물로 호소할 따름이었다.
불안과 초조가 안정되기 시작할 때,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 일들이 일어난 것이다. 용기를 갖으라며 곳곳에서 성금이 들어오길 시작했고, 언론기관에서 우리 같이 작은 선교회를 위한 공개 기금방송을 해주신 것이다. 뿐인가? 사회 주요기관 공직에 머무는 분들의 한결같은 사랑이 선교회를 살리겠다는 한뜻으로 모아지고 있는 것이다. 그야말로 감동과 감격으로 순간으로 바뀌어지고 있었다.
물론 넘어야할 산들이 아직도 많이 산재해 있다. 겨우 이제 시작일 뿐이다. 건물을 정부에서 원하는 대로 코드에 맞추어 보수하는 것도 그렇고, 18세 미만과 18세 이상의 숙식 장소가 나뉘어져야만 하기에, 선교회 이외의 다른 건물을 구입하는 것도 당면과제로 남아 있다. 그러나 나눔은 하나도 두렵지 않으며, 하나도 겁나지 않는다. 새 힘이 쏟아나며, 기쁨이 넘쳐나고 있다. 이번 일을 통하여 정말 좋은 사람들, 정말 소중하고 귀한 분들, 고마운 분들을 만나게 하시고, 따뜻한 사랑을 입게 하셨다는 사실이다. 진심 어린 격려의 말씀들, 빼곡이 깨알같은 글씨로 적어 보내주신 용기를 주는 카드, 9세 꼬마의 일주일 5달러 런치 값, 몇 정류장씩이나 물어 물어 걸어 걸어 웰페어 아낀 10달러를 손에 꼭 쥐어주며 돌아서는 할머니의 소중한 마음, 그 어떤 선물보다 값지고 가슴 벅찬 소망이요, 희망이 되었다.
“그래 세상은 아직도 아름다운 사람, 아름다운 손길로 가득 차 있어, 이젠 혼자가 아니다. 교포 한 분, 한 분이 나눔의 동역자이다.”
이제. 우리 모두의 사역으로 바뀌어져서 한인 청소년들을 지키고, 끌어 앉을 수 있게 되었다. 절망하지 말자, 실망하지 말자. 하나님께 감사하고, 나누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하자.
한영호 목사
<나눔선교회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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